- '향후치료비', 중상환자에 한해 지급...장기치료 시 진료기록부 제출해야
- 차보험료 부담 완화 기대...개인자동차 보험료 3% 인하 효과
- 손보업계, 합리적 치료관행을 위한 제도개선 '반색'...선의의 보험 가입자 보호해야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앞으로 자동차 사고로 인한 경상환자가 장기치료를 희망하는 경우 진료기록부 등 추가 서류를 보험사에 제출해야 한다. 8주를 초과하는 장기치료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향후치료비'를 받을 수 없다. 이같은 조치로 불필요한 보상금 지급이 줄어들면 개인 자동차 보험료가 장기적으로 3%가량 인하될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 대책'을 마련했다. 이는 국민의 자동차보험료 부담 완화와 사고 피해자에 대한 적정 배상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다.
그간 자동차보험은 사고 피해자의 보호를 위해 피해자의 치료를 최대한 보장하나, 이를 악용한 부정수급, 보험사기 및 과도한 합의금 지급 등의 문제가 지속돼 왔다. 금감원은 지난 2023년도에 5476억원(6만5000여명)의 자동차보험 사기를 적발한 바 있다.
특히 경상환자에게 지급되는 치료비의 경우, 최근 6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중상환자(연 3.5%)의 경우 보다 2.5배 이상 높은 9%를 나타냈다. 이에 따른 2023년도 한해에만 약 1조3000억원의 치료비가 지급됐다.
아울러 보험사는 조기 합의를 목적으로 제도적 근거가 없는 '향후치료비'를 관행적으로 지급함에 따라 2023년에는 치료비보다 많은 1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2400만명 이상 가입자의 보험료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치료비'란 치료가 끝난 이후 장래 발생이 예상되는 추가 치료에 대해 사전에 지급하는 치료비를 의미한다. 이는 경상환자에게 보험사들이 조기 합의를 위해 제도적 근거가 없는데도 관행적으로 지급하면서 '도덕적 해이'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보험 시장 환경은 마땅한 수익 개선 방안은 보이지 않은 가운데 보험료 인하, 정비수가 인상 등 손해율 악화 요인들만 산적한 모양새"라며 "합리적 치료관행을 위한 제도개선은 보험업계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선의의 대다수 보험가입자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자동차 사고 피해 정도에 맞는 적정 배상 체계 마련이다. 향후치료비의 경우 장래 치료 필요성이 높은 중상환자(상해등급 1~11급)에 한해 지급토록 지급 근거를 마련하고 기준을 명확히 할 방침이다.
관절·근육의 긴장·삠(염좌) 등 진단을 받은 경상환자(상해등급 12~14급)에 대해서는 통상의 치료기간(8주)을 초과하는 장기 치료를 희망하는 경우 보험사가 치료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진료기록부 등 추가 서류를 보험사에 제출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보험사가 추가 치료에 대한 당위성이 낮다고 판단하는 경우 지급보증 중지계획을 안내할 수 있다.
또한 자동차보험에 관한 불건전 행위를 예방하고 처벌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보험사기와 관련해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정비업자에 대해서는 현재 사업 정지에서 사업 등록 취소로 행정처분을 높일 방침이다.
마약·약물 운전에 대해서도 음주운전 등 다른 중대 교통법규 위반과 마찬가지로 보험료 할증 기준(20%)을 마련하고, 마약·약물 운전, 무면허, 뺑소니 차량 동승자에 대해서도 음주 운전 차량 동승자와 같이 보상금을 40% 감액해 지급한다.
보험료 산정 요율 등 자동차보험의 세부 운영 방식도 현실에 맞게 개선한다. 독립한 사회초년생 자녀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부모의 보험으로 운전한 청년층(19세~34세 이하) 자녀의 무사고 경력을 신규로 인정할 계획이다. 배우자도 운전자한정특약 종류와 무관하게 무사고 경력을 최대 3년 인정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개선 방안으로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부담은 낮추면서 사고 피해자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투명하고 건전한 자동차보험 체계를 구축하고 자동차보험의 사회보장 기능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