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국내에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향후 AI시대에 폭발하는 전력 수요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지시간 18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톡팜로드'(Stock Farm Road)라는 투자 그룹이 한국에 3기가와트, 최대 350억 달러(약 50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고 보도했다. 스톡팜로드는 LG창업주의 손자 브라이언 구(Brian Koo)와 BADR 인베스트먼트의 CEO 아민 바드르엘딘이 공동 창립한 회사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올해 초부터 착공에 들어가 2028년 완공을 목표로 두고 있다.
해당 데이터센터는 3기가와트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이는 즉시 소비 전력(실시간 전력 소비량)을 나타내는 것으로, 데이터센테가 완전히 가동될 때 순간적으로 3기가와트를 소모할 수 있다는 의미다. 1기가와트가 10만 가구가 한 달 동안 생활할 수 있는 전력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실로 엄청난 규모다. 전 세계적으로도 1기가와트 이상의 전력 규모를 갖춘 데이터센터는 흔치 않다.
기존 산업보다 더 큰 전력 소모하는 AI, 국내 대비책은?
한국의 미래 먹거리인 AI관련 산업은 기존 산업보다 더 큰 규모의 전력이 필요하다. 고성능 AI 서버, GPU, 냉각 시스템 등으로 인해 일반적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보다 전력 사용량이 2~5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NVIDIA H100 GPU 한 대가 700W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며, 수만 개의 GPU가 동시에 작동할 경우 소비량 폭증한다. 또한 AI 데이터센터는 일반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보다 훨씬 더 높은 가동률을 유지해야 한다. AI 학습 모델은 몇 주에서 몇 달 동안 연속 실행되기 때문에 항상 최대 부하 상태에서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래 먹거리인 AI 산업이 국내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국내 전력망이 더욱 탄탄히 구축돼야하지만 현재 법률상 여러 난관이 있다. 그 중 송전망 부족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로 지적된다. 사용할 전기가 충분히 있지만 그걸 각 지역에 배분하는 송전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의 최대 전력 수요는 2003년 47기가와트(GW)에서 2023년 94GW로 98% 늘었고 이 기간 발전설비 용량 역시 154% 증가한 데 비해, 송전설비는 같은 기간 단 2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와 사업 인·허가 지연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에너지 3법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통과, 첫 문턱 넘어
19일 첨단산업용 전력망 확충을 위한 ‘에너지 3법’ 중 국가기간전력망 확충특별법이 가장 먼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AI 등 첨단 산업을 위한 송전선로 설치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이다.
법안에는 국가기간전력망 관련 계획을 수립할 때, 지방자치단체장이 ’60일 이내’ 주민 의견을 수렴해 회신하도록 하되, 이 기간이 지나면 협의를 마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을 넣었다. 일부 반대 의견으로 인해 송전망 설치가 완전히 중단되는 일을 막기 위한 법이다.
이에 대해 김호곤 한국전력 송변전건설단 단장은 “전력망이 지나는 지역의 토지 소유주에 대한 보상, 지원 근거가 있지만 여전히 주민들의 의견 통합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전력망 확충법에 지역 주민에 대한 보상을 강화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 만큼 시행되면 민원 해결에도 속도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에너지 3법이 완전히 실효성을 발하면 국내 산업의 골칫거리인 전력 이슈를 신속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