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주목도 떨어져 투자 유치도 이뤄지지 않아
“CES 참가 주관이 기관들 ‘힘겨루기’인 모양새”
[라스베이거스 = 문슬예 기자] 이한범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KICTA) 부회장이 국내 스타트업의 CES 참가 방식에 일부 개선 지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각기 다른 참가 주관사로 인해 국내 스타트업 기업이 CES 부스 자리 선정 등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개선을 위해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캠퍼스에서 만난 이 부회장은 분산된 주관사 때문에 국내 스타트업이 좋은 위치의 부스를 선점하지 못하는 등 CES를 운영하는 CTA(미국소비자기술협회)와의 협상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한국 기업이 CES에 참여하는 4800여 개 기업 중 1000여 개를 차지하는데도 스타트업의 경우 전혀 대우를 받지 못한다”며 “주관사가 각각 별개로 CES와 참가 협상을 하므로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베네치안 캠퍼스에 위치한 유레카 파크의 경우 국내 스타트업 부스가 전체 부스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데도 전시장 중앙 이후 뒤쪽에 대부분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독립 부스를 크게 연 세라젬 등의 일부 기업도 위치 선정에 밀려 전시장 입구에서 가장 먼 변두리에 부스를 배정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부회장은 분산된 부스로 인해 전시 주목도가 떨어져 CES 참가가 투자 유치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몇 년 동안 CES에서 투자를 유치한 국내 스타트업이 거의 없다”며 “본질적인 참가 목적이 전혀 성사되지 않기 때문에 부스 자리를 구매해 놓고도 참가를 포기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스타트업 부스는 거의 한국인만 찾는다”며 “이럴거면 외화·국고 낭비하지 말고 코엑스에서 전시를 진행하는 게 낫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스타트업 참가 주관사들이 결집해 통합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은 “프랑스, 일본 등 다른 나라의 경우 스타트업 관을 통일해서 나온다”며 “이럴 때 전시 주목도도 올라가고 CTA와의 협상에서도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어 해당 나라는 모두 좋은 위치를 선점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각기 부처가 CES 주관에 있어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라며 “한국수자원공사 등 전시 취지에 전혀 맞지 않는 기관들까지 기관 홍보를 위해 CES에 참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CES의 스타트업 존인 베네치안의 유레카 파크와 LVCC 사우스홀에 참가한 국내 스타트업은 총 641곳이다. 일반 기업을 포함한 1031개 참가 기업 중 스타트업이 62%를 차지한다.
해당 스타트업들은 산업부 산하의 코트라, 중기부 산하 창업진흥원, 문체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 서울시, 경기도 등 50여 개의 정부 기관, 지자체, 학교 등을 통해 CES에 지원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보통 1회에 한 해 참가비 전액을 지원받고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주관을 통해 CES에 참가한다는 설명이다.
문슬예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