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대비 4.6% 증가한 수치
순이자마진도 전반적으로 상승
금리 인하하면 순이자마진 민감도 높은 은행들 타격
"은행채 비중 높이고 비이자이익 늘릴 것"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고금리 시기 이자장사로 큰 수익을 거둔 시중은행들이 향후 이자이익 하락을 염려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자이익의 향방에 민감한 곳은 양도성예금증서(CD)를 많이 발행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으로 드러났다. 은행권은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은행채 비중을 늘리고 비이자이익을 증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지는 않겠지만 국내 은행들은 전반적으로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향후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며 "다들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올해 1분기 거둔 이자이익은 10조5637억원으로 집계돼 1년 전 대비 4.6% 증가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이 2조5529억원의 이자이익을 올리며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신한은행 2조1841억원, 농협은행 1조9829억원, 하나은행 1조9688억원, 우리은행 1조8750억원 순이다.
이처럼 은행권이 '역대급' 이자장사를 펼친 데에는 고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25%에서 3.5%로 0.25%포인트(p) 인상한 후, 지금까지 금리가 10차례 연속 동결돼 왔다.
이에 은행 수익 지표로 활용되는 순이자마진(NIM)도 상승 추세에 있다. 올해 1분기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의 NIM은 1.87%로 집계돼 전 분기와 견줘 0.04%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1.64%를 기록해 0.02%p 올랐으며,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또한 각각 1.55%, 1.5%로 집계돼 0.03%p 상승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시중은행들은 향후 이자이익이 축소될까 긴장한 모습이다. 금리가 실제로 인하할 경우, NIM의 금리 민감도가 높은 은행들은 큰폭의 이자이익 하락을 경험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타 시중은행 대비 유독 NIM의 금리 민감도가 높은 편이다. 22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중 CD금리와 연동된 대출 잔액 비중이 58.9%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57.1%로 집계돼 뒤를 이었다.
통상 대출에서 CD 비중이 높아지게 되면 금리의 향방에 더욱 예민할 수밖에 없다. CD금리가 기준금리와 거의 비슷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금리 하락 시기에 CD로 자금을 조달한 은행이 더 큰 타격을 입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기업대출 중 CD금리 연동 대출 잔액 비중이 각각 29%와 16.7%에 머물렀다.
더군다나 하나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CD를 통해 조달한 원화 자금 잔액이 18조9000억원으로 집계돼 시중은행 중 제일 많았다. 이어 국민은행(12조1000억원), 우리은행(9조9000억원), 신한은행(9조4000억원) 순이다. 최근 기업대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은행들은 CD를 통해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에 은행권은 CD 발행을 줄임과 동시에 다른 자금 조달처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 하락 시기에는 은행채로 자금을 마련하는 게 훨씬 이득이기에 은행채 발행 비중을 점진적으로 높일 예정이다.
또 이자이익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비이자이익 증대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홍콩 ELS로 큰 홍역을 치렀으나 퇴직연금 시장을 공략해 수수료 포트폴리오를 보강하겠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 CD발행으로 큰 수익을 거둔 은행권이 올해는 입장이 달라졌다"며 "CD를 완전히 배제하진 않겠으나 올해 하반기부터는 은행채가 좀 더 메리트가 높아 은행채를 통해 자금조달을 하는 은행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