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투자기조 유지전략에 더욱 ‘불안’...“노력해달라는 취지 알지만 우리는 존폐 걸려”
-‘납품대금 연동제 참여’ 삼성, “그간 원자재 가격 오를 시 납품단가에 미리 반영해왔어”
삼성전자가 내년 반도체 투자 및 인위적인 생산량 감산은 없을 것이라고 공표한 가운데, 정작 뒤에서는 비용절감에 대한 부담을 협력업체에 떠넘길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협력사와의 상생을 외치던 삼성전자의 이중성이 심판대 위에 오른 것이다.
1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반도체 협력업체와의 내년 납품단가 협상을 앞두고 있다. 현장에서는 원자재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단가 인상이 일절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협력사인 A사 대표는 녹색경제신문에 “아직까지는 협력업체에 단가 인하와 관련해 압박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이번주나 다음주부터 단가 협상이 시작되면 삼성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다”라며, “아무래도 납품단가를 올려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대비해서 원가 절감 목표가 높다 보니 여기에 맞춰서 노력해달라는 수준으로 얘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최근 반도체업계 내에서 원자재값 상승에 대한 부담이 극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의 분기보고서를 종합해보면 올 1~3분기 DS(반도체)부문의 원자재 매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36%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협력업체에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삼성이 내년 반도체 투자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선포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삼성은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와 달리 반도체 사업에 대한 투자는 감산 없이 지속할 계획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삼성 역시 대내외 각종 불확실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예년 대비 타이트한 경영전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협력사들은 이러한 부담이 고스란히 자신들에게 오지 않을까 근심하고 있다.
또 다른 협력사 B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경우마다 다르겠지만, 하청업체 처지에서는 삼성이 투자를 많이 한다고 무조건 반길만한 일은 아니다. 투자에 따른 리스크 역시 누군가는 감수해야할 부분”이라며, “삼성이 협력사에 같이 노력해달라는 취지는 알겠으나 원청에서 좀 더 노력해주는 부분이 많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과 같은 원청은 원자재 가격 인상 부담으로 수익이 좀 줄어드는 정도겠지만, 우리는 작은 헛기침에도 존폐가 걸린 사안”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정부에서 상생경영의 일환으로 시행한 ‘납품대금 연동제’ 시범 운영 자율 추진 협약에 참여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대금에 적극 반영함으로써 협력사의 부담을 대기업이 나눠가겠다는 취지의 제도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이달 8일 해당 제도를 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협력업체와의 납품단가 협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은 없다”라면서, “당사는 그간 원자재 가격 등이 오를 시 납품단가에 이를 미리 반영해주는 일들을 해왔으며, 이외에도 물적 펀드 등 다양한 상생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