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중저가폰 中 ODM 늘리나...‘비상’ 걸린 국내 부품업계
상태바
삼성전자, 중저가폰 中 ODM 늘리나...‘비상’ 걸린 국내 부품업계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1.12.24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년 삼성 주문 중국업체 ODM 물량 1억대 넘어설 전망...작년 물량도 전년 比 269%↑
-중저가폰 비중 늘리는 삼성, ‘가성비’ 중국업체에 맡겨 비용 절감하겠다는 전략
-삼성 의존도 높은 국내 스마트폰 부품업계, 중국업체에 밀릴 위기...해결책은 ‘프리미엄 차별화’
삼성의 중저가폰 모델 '갤럭시 A52'. [사진=삼성전자]
삼성의 스마트폰 중저가 모델 '갤럭시 A52'. [사진=삼성전자]

최근 중저가폰 경쟁력 강화에 팔을 걷어붙인 삼성전자가 중국업체 대상 생산자 개발방식(ODM) 비중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부품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으로부터 스마트폰 생산을 위탁받은 중국업체는 주로 값싼 자국 부품업체의 재료를 이용하기 때문에, 삼성 스마트폰에 의존도가 높은 국내 부품업계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ODM 비율을 늘린다는 소식에 국내 부품업계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앞서 삼성이 스마트폰 출하량을 확대를 예고하면서 추후 쏟아질 물량에 대비하고 있던 국내 부품업체가 상당하기 때문”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스마트폰 부품 시장에서 해외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한데 최대 고객사라 할 수 있는 삼성이 국내 부품사를 뒤로하고 중국업체에 위탁생산을 늘린다면 부품업계는 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저가폰 비중 늘리는 삼성, 중국업체 ODM 물량 확대 나서


2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최근 삼성이 스마트폰 중저가 모델 생산 비중을 늘리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해당 제품군을 중심으로 ODM 물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ODM 생산 방식은 삼성 등 주문자가 전문 제조업체에 제품 설계와 부품 수급까지 위탁해 스마트폰을 만드는 방식으로, 사실상 위탁업체가 모든 생산과정을 도맡아 하고 주문자는 상표만 부착하게 된다.

고급 기술과 부품을 요구하는 프리미엄 모델과 달리, 중저가 모델은 ODM 전문업체를 통해서도 충분히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삼성이 인건비 등 원가 절감을 위해서 중저가 라인업에 한해 유용하게 쓰는 생산 방식이다.

중국 대표 ODM 전문업체 '윙텍'. [사진=윙텍]
중국 대표 ODM 전문업체 '윙텍'. [사진=윙텍]

삼성이 추후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중저가 모델 비중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 등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업체의 약진이 도드라지는 데다, 중저가 모델 수요가 높은 남미 등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삼성도 프리미엄 제품군만으로는 경쟁력이 약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현재 삼성은 자사 대표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A 시리즈의 5G 지원을 확대해 공급량을 늘리고 있으며, 내년 저가폰과 중저가폰 출하 목표를 각각 1억 8천만대와 1억대 수준으로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이중 상당 부분의 물량을 중국업체에 위탁해 생산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최근 테크웹 등 중국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중국 주요 ODM 전문업체인 윙텍과 화친에 도합 6000~7000만대가량의 ODM 생산을 주문한 상태이며, 추후 주문량이 더 늘어 1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의 스마트폰 위탁생산 비중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삼성의 대외 ODM 및 개별디자인하우스(IDH) 생산 방식을 통해 만들어진 스마트폰 물량은 전년 대비 269% 증가한 8000만대 이상이다.

삼성뿐만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중심으로 전체 ODM 비율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글로벌 ODM/IDH 생산 스마트폰 비율이 2016년 25%에서 2020년 36%로 늘어났으며, 2025년이 되면 40%까지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업체에 밀릴 위기 처한 국내 부품업계...해결책은 ‘프리미엄 차별화’


삼성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ODM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 부품업계가 위기에 봉착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업체의 가성비에 맞서 제품 질 향상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삼성의 스마트폰 중저가 모델 '갤럭시 A72'. [사진=삼성전자]
삼성의 스마트폰 중저가 모델 '갤럭시 A72'. [사진=삼성전자]

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국내 부품업계는 중국 부품업체와 정면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ODM이 아니더라도 삼성은 최근 갤럭시A 시리즈 디스플레이에 삼성 계열사가 아닌 중국 CSOT 패널을 탑재하는 등 중국산 패널을 도입하면서 원가 절감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완제품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중저가 모델에 있어서 가성비를 선택할 수밖에 없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부품업계도 중국과 같이 가성비 전략을 택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고, 결국 기술 개발과 프리미엄 제품군을 앞세운 차별화 전략만이 중국업체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해외 고객사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 관계자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부품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짧은 시간에 되는 일은 아니겠지만, 최대 고객사가 돌아선다고 이를 붙잡는 것보다는 자사 라인업을 강화함으로써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라고 덧붙였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