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최고운영책임자, 반도체 자체 개발 언급..."인텔, 美내수용 현대차 반도체 공급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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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최고운영책임자, 반도체 자체 개발 언급..."인텔, 美내수용 현대차 반도체 공급 가능성↑"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1.10.1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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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노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반도체 자체 개발 필요"
-현대모비스, 핵심 車반도체 (MCU) 설계 후 외부 주문 할 것
-美내수용 현대차, 본토에서 반도체 공급받을 것..."바잉 아메리카 실현"
현대차 기아 양재 사옥[사진=녹색경제신문]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생산에 애를 먹은 현대자동차가 아예 차량용 반도체 자체 개발에 나설 전망이다. 반도체 칩 개발은 그룹 내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호세 뮤노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GCOO)는 외신 기자들과 만나 "칩 제조사 의존도를 줄이는 방편으로 자체 반도체 개발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개발하려는 차량용 반도체는 전력 칩, MCU 등 완성차 1대에 수십개씩 탑재되는 범용 반도체다. 통합 칩을 설계해 파운드리에서 주문생산 한다는 전략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이번 발표의 핵심은 차량용 반도체의 내재화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당장은 수익을 내기 어렵겠지만, MCU같은 핵심적인 차량용 반도체는 자체적으로 설계를 하고 외부 주문을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도체 국내 생산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면 일자리 창출도 되고 수급 안정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국내 파운드리 업체들과 손잡을 가능성도 있다"며 "국내에서 만듦으로써 한국산 반도체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 기술을 가지고 미국에서 만들면 미국산 반도체가 되는데, 바잉 아메리카는 미국의 갑질"이라고 말했다.

녹색경제신문 취재 결과 현대차의 반도체 생산과 관련한 뮤노스 GCOO의 언급에 대해서는 현대차 임원진도 상황을 확인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과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현대차가 '확인중에 있다'며 발표를 꺼려하는 사안을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가 언론에 언급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북미에서 생산되는 현대차에 한해 반도체를 수입하지 않고 북미 내에서 해결하겠다는 의지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뮤노스 GCOO가 인텔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뮤노스 GCOO는 "인텔이 생산능력(캐파)을 늘리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는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 기준은 높다. 완성도가 높아야 하는 것. 차량 운행 중 문제가 생기면 곧장 사고로 이어져 차량 내의 탑승자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업체들이 돈 안되는 차량용 반도체보다 값 나가는 전자기기 반도체에 집중하는 이유다.

이처럼 낮은 진입장벽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가 공격적으로 반도체 생산에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향후 반도체 공급량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시간과 돈을 들여 반도체 공장을 지었는데 막상 내년에 TSMC 등 파운드리 업체들의 공장 증설로 생산량이 늘어나 반도체가 풍부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수량만 확보할 수 있다면 굳이 공장을 짓지 않아도 된다는 계산에서다. TSMC는 공장 증설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 교수는 "최근 백악관에서 세계 굴지 기업들에게 반도체 재고가 얼마나 있는지를 제출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미국 본토에서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겠다는 의지도 비쳤었는데 이를 넓은 의미로 해석하자면 미국 본토 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함으로써 외국으로부터 수입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최종적으로는 중국이나 호주 등지로부터 수입하지 않고 현지화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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