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스마트폰 시장 ①]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 강화하는데...삼성, 광고 줄이지 못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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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스마트폰 시장 ①]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 강화하는데...삼성, 광고 줄이지 못하는 이유는?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1.04.09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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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앱 추적 투명성' 적용한 업데이트 진행...개인정보 보호 기능 강화
삼성, 기본 날씨 앱에도 광고 노출...어플리케이션 플랫폼 취약
하드웨어 판매에 수익 구조 집중...수익 모델 다변화 필요

삼성과 애플이 각 25%정도의 점유율을 보이며 1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내막을 들여다보면 두 기업의 방향성은 확연히 다르다. 삼성전자가 하드웨어를 중시하며 신기술을 발표해 나가는 반면 애플은 소프트웨어를 알차게 다져나가며 하드웨어는 기술이 안정된 이후에 출시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기와의 호환이 애플처럼 원활하지 않다. 애플은 자체적으로 iOS를 개발·운영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기기에 최적화해 업데이트를 제공할 수 있다. 삼성은 2년만 지나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불가한 반면 애플은 8년이 지난 폰의 업그레이드 까지도 지원할 수 있는건 이런 차이 때문이다. 두 기업의 방향성에 대해 녹색경제신문이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註)>

삼성과 애플은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다. [사진=테크룸 유튜브 캡쳐]

“나는 인간의 판단력을 믿는 사람입니다. 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자신의 정보를 더 많이 공유하고 싶은 사람도 있겠죠. 그렇더라도 지레짐작하지 말고 얼마큼의 개인 정보를 공유하고 싶은지 확인하세요. 매번 확인해야 합니다.
사용자들이 질려서 그만 좀 확인하라고 할 때까지 확인하세요. 그리고 사용자가 공유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예정인지 역시 정확히 고지해야 합니다.”

Steve Jobs
2010 All Things Digital 컨퍼런스 

 

애플, '앱 추적 투명성' 적용한 업데이트 진행...개인정보 보호 기능 강화

애플은 이달 중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강화한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앱 추적 투명성'을 적용한 이번 iOS 업데이트를 통해 개인 데이터 보호의 중요성을 사용자에게 알린다는 취지다. 그리고 이게 바로 애플의 정신이다.

애플의 이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실행되면 이용자의 정보 보호도는 높아지는 반면 주요 광고주인 기업들에게는 비상이 걸리게 된다. 그동안 기업들은 수집한 이용자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표적광고를 표시해 왔다. 개인 정보를 활용했기 때문에 광고가 실제 구매에까지 이르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발표가 장기적 관점으로 봤을 때 기업에게 이익이 될 수는 있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매스 광고를 보이면서 구매를 유도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해당 조치가 반갑지만은 않다.

이번 발표로 가장 강력하게 반발한 곳은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의 주요 수익원이 디지털 광고이기 때문이다. 표적광고를 하지 못해 광고효과가 떨어지면 페이스북이 광고주를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페이스북은 “애플의 조치는 소상공인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SBS news 유튜브 캡쳐]
[사진=SBS news 유튜브 캡쳐]

페이스북을 포함한 기업들의 우려에도 애플의 입장은 완고하다. 애플은 "개인 정보 보호는 모두가 누려야 할 기본적인 인권"이라며 "네 가지 핵심 '개인 정보 보호 원칙'을 지침으로 삼아 제품과 서비스를 설계한다"고 말했다. 현재 애플은 데이터 수집 최소화·온디바이스 프로세싱·향상된 투명성 및 사용자 권한·보안 등에 중점을 두고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있다.

애플의 완강한 태도에 미국 기업들은 난감한 입장이다. 광고효과가 떨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 기업들이 중국 기업들과 손잡고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책을 무력화할 수 있는 ‘우회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광고협회와 중국 기술·무역기업 여러 곳이 진행 중인 ‘애플 우회’ 기술 개발 및 시험에 미 기업 프록터앤갬블(P&G)이 참여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P&G 외에도 회계법인 딜로이트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도 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중국이 개발하고 있는 CAID 기술은 알고리즘을 활용, 앱 이용자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기기 시작 시간, 국가와 언어 등이 수집 가능한 정보다. 중국법상 정보 대부분은 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현재 앱을 통한 시험 단계에 진입했다.

텐센트,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 등 중국의 주요 기술기업들도 관여하고 있다. 다만 애플이 자사 정책에 위반하는 앱 다운로드를 제한하는 상황에서 CAID 기술이 어떻게 작동될지에 대해서는 분명하지 않다.

어플 설치시 사진파일에 접근 요청을 하는 경우가 50%에 달한다. [사진=서울경제썸 Thumb 유튜브 캡쳐]
어플리케이션 설치시 사진파일에 접근 요청을 하는 경우가 경우에 따라서 40%에 달한다. [사진=서울경제썸 Thumb 유튜브 캡쳐]

삼성, 기본 날씨 앱에도 광고 노출...어플리케이션 플랫폼 취약

애플과 함께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은 어떨까.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기본 애플리케이션(앱)에 붙는 광고를 확대했다. 특히 스마트폰 기본 날씨 앱의 경우 업데이트 이후 배너광고를 노출하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일부 앱처럼 사용자의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광고가 아닌 범용 광고가 표출됐다.

이용자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측은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9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작년 광고 표시 증가 이후 변동사항이 없다"며 개인정보 보호 관련해서는 "답변 드릴게 없다"고 말했다.

삼성페이나 삼성헬스 등과 달리 날씨 앱 내 광고 표출에 대해 사용자의 동의 절차를 명시적으로 거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삼성전자 측은 사용자 정보를 기반으로 한 광고가 아니기 때문에 약관상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갤럭시에서는 기본 제공되는 날씨 어플에서도 광고가 뜬다. [사진=녹색경제신문]
삼성전자 갤럭시에서는 기본 제공되는 날씨 어플에서도 광고가 뜬다. [사진=녹색경제신문]

삼성전자가 기본 앱에 광고를 넣는 것은 수익 모델 다변화의 필요성 때문이다. 애플은 앱스토어와 애플 뮤직, 애플TV, 애플아케이드 다양한 모델을 통해 서비스 수익을 늘려가지만 삼성전자는 이에 비견할 만한 서비스 플랫폼이 없어 하드웨어 판매에 수익 구조가 집중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서비스 부문에 대해서는 애플과는 다른 전략을 취할 전망이다. 자체 서비스·콘텐츠보다는 이미 해당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파트너'와의 전략적 협업을 바탕으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갤럭시S20 시리즈 이용자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한 구독 서비스인 '삼성 액세스'(Samsung Access)를 시작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삼성 모바일은 많은 토론과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세계 유수의 서비스 콘텐츠 회사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 사장은 "삼성페이처럼 삼성 모바일이 강점이 있는 분야는 더욱 심화발전시키겠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전략적 협력을 통해 최적 시점에 최적 경험을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 및 플랫폼 서비스와 관련해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두 기업의 경쟁은 점점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다음 편에서는 삼성과 애플의 소프트웨어와 어플리케이션 스토어를 집중 조명해 향후 각 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사진=테크룸 유튜브 캡쳐]

 

정은지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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