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스마트폰시장 ②] 디자인 비슷해지는 안드로이드와 iOS...아이폰 유저가 갤럭시로 넘어가지 않는 이유?
상태바
[격동의 스마트폰시장 ②] 디자인 비슷해지는 안드로이드와 iOS...아이폰 유저가 갤럭시로 넘어가지 않는 이유?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1.04.12 1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글·애플 OS, 서로 비슷한 디자인으로 변해
삼성, 안드로이드 경험 할 수 있는 iTest앱 출시
'어수선함'...아이폰 유저가 갤럭시로 넘어가지 않는 이유

삼성과 애플이 각 25%정도의 점유율을 보이며 1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내막을 들여다보면 두 기업의 방향성은 확연히 다르다. 삼성전자가 하드웨어를 중시하며 신기술을 발표해 나가는 반면 애플은 소프트웨어를 알차게 다져나가며 하드웨어는 기술이 안정된 이후에 출시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기와의 호환이 애플처럼 원활하지 않다. 애플은 자체적으로 iOS를 개발·운영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기기에 최적화해 업데이트를 제공할 수 있다. 삼성은 2년만 지나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불가한 반면 애플은 8년이 지난 폰의 업그레이드 까지도 지원할 수 있는건 이런 차이 때문이다. 두 기업의 방향성에 대해 녹색경제신문이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註)>

[사진=각 사 홈페이지]
[사진=각 사 홈페이지]

 

안드로이드OS와 iOS는 서로 공존할 수 없는 다른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어 한 쪽에 발을 들여놓은 소비자가 다른 생태계로 넘어가기란 쉽지 않다. 다른 기기와의 연동에서부터 시스템이 움직이는 로직까지 모든 부분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Windows 체계의 노트북을 사용하다가 Mac 체계의 노트북을 쓰면 가장 처음 마주하게 되는 차이점은 바로 반대로 움직이는 '마우스 스크롤'이다. Windows 노트북에서 스크롤을 내리면 화면이 올라가지만 MacBook에서 스크롤을 내리면 화면이 내려간다. 사용자가 느끼는 두 환경은 언어로 비교하자면 영어와 한국어처럼 다르기 때문에 한쪽에 적응하면 다른 한 쪽에는 배타적인 입장을 취할 정도로 적응한다.

이렇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하는 구글폰 유저와 iOS 기반의 아이폰 유저는 상대의 생태계를 경험하기가 어렵다. 이는 충성고객의 이동성이 적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상대 유저를 끌어오기가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애플은 최근 OS이동이 간편하다는 홈페이지 광고와 함께 타사 고객 유치에 나섰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구글·애플 OS, 서로 닮은 디자인으로 변신

서로의 장점을 눈여겨 보며 눈치만 살피던 양사는 타사의 유저를 유치하기 위해 최근 상대의 장점을 받아들이면서 서로 닮아가는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인터페이스 때문에 두 운영체제 사이에서 망설이던 소비자를 위해 진입장벽을 낮추기 시작한 것이다.

안드로이드 12, iOS 14와 비슷한 디자인

'안드로이드 12'의 개발자 프리뷰를 통해 만나본 새로운 구글 OS는 애플 'iOS14'의 일부 UI와 비슷한 느낌이 많다. 기존 UI보다 더 둥글게 표현되고 빠른 설정 창이 간단해졌다. 지난 업데이트 이후 iOS에 나타난 주황색 점인 '마이크 활성화 알림'도 안드로이드 12에 채택된 것으로 보인다.

또 안드로이드12의 개인정보 설정에서 마이크와 카메라를 빠르게 비활성화할 수 있는 새로운 ‘토글(ON/OFF) 스위치’가 들어갔다. iOS에는 이를 똑같이 실행하는 토글 스위치는 없지만 디자인은 예전보다 더욱 비슷해졌다. 

안드로이드12에서 iOS와 별개로 눈여겨볼 새로운 기능은 사용자 얼굴을 인식해 화면을 자동으로 회전시켜주는 ‘얼굴 인식 자동 회전’이다. 그동안 안드로이드폰은 자동회전을 사용하면 사용자 얼굴이나 시선과 무관하게 수평을 인식해 화면을 돌렸다. 기존 절전 모드에서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최대 절전 모드’ 기능도 탑재될 예정이다. 정식 출시는 9월 2일로 예정됐다.

안드로이드 12 UI로 추정되는 이미지. 애플의 iOS와 비슷하게 변한 모습이다. [사진=XDA-Developers]

iOS 14, 안드로이드 인터페이스 일부 채택

반면 애플도 안드로이드 OS의 장점을 받아들이는 추세다. 지난해 선보인 아이폰의 새로운 운영체제인 iOS14는 안드로이드와 매우 유사한 인터페이스로 변화했다. 애플의 경우 '서랍' 개념 없이 어플이 메인화면에 모두 나와있는 인터페이스가 전부였다. 그러나 새로운 버전을 출시하면서 안드로이드 폰에만 있던 위젯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애플은 그동안 ‘단순함’을 모토로 하는 디자인 철학을 유지한다는 이유로 위젯을 홈화면에 배치할 수 없었지만 iOS 14부터 이용자 요구를 받아들여 ‘위젯’을 홈화면에 원하는 크기로 배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앱 보관함, 화면 속 화면(PIP)기능도 지원한다. 애플 고유의 디자인 철학이 이용자의 자유도를 강조하는 안드로이드쪽에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UI의 경우 기존에는 전화나 페이스타임이 걸려오면 화면 전체가 수신 화면으로 전환됐으나 iOS 14부터는 화면 상단에 작은 배너 알림이 표시된다. 이 또한 안드로이드가 지원하는 기능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OS 기능과 디자인에 따라 스마트폰을 선택한다는 것은 옛말이 됐다"며 "예전처럼 운영체제에 적응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을 필요가 사라져 이용자 입장에선 편리해졌다"고 말했다.

iOS14에 적용된 인터페이스. 안드로이드에서만 볼 수 있었던 위젯 등 일부 기능을 채택했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삼성, 아이폰으로 안드로이드 UI 체험할 수 있는 iTest앱 출시...아이폰 유저, 갤럭시로 갈아탈까?

안드로이드 UI를 간접 체험해볼 수 있는 어플도 나왔다. 삼성이 출시한 iTest앱을 실행하면 갤럭시 홈 화면이 나오며 갤럭시 스토어, 메시지, 전화, 갤러리 등 여러 앱을 사용해 볼 수 있다. 갤럭시 스토어를 통해 바탕화면 배경과 아이콘 등을 바꿔주는 테마도 적용할 수 있다.

iTest는 삼성전자가 아이폰 사용자를 갤럭시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환 마케팅의 일환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뉴질랜드 법인에서 아이폰 사용자에게 갤럭시 스마트폰의 혁신적인 사용자경험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맥루머스는 "갤럭시 기기를 소유하지 않아도 기능을 살펴볼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라며 "아이폰 사용자를 유치하려는 삼성전자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출시한 iTest앱 실행 시작화면 [사진=삼성전자]

'어수선함'...아이폰 유저가 갤럭시로 넘어가지 않는 이유

이런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유저가 갤럭시로 넘어가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어수선함'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생태계는 구글이라는 OS개발사와 여러 기기 개발사가 공생하는 형태다. 그렇다보니 어플리케이션의 개발과 관련된 수익 배분에 문제가 있다. 삼성이 갤럭시 스토어를 만든 이유다.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가 발생한다. 안드로이드 폰의 기본 어플리케이션 스토어인 '구글플레이'와 삼성의 독자적 어플리케이션 스토어인 '갤럭시 스토어'가 서로 시장을 경쟁 구도로 점유하면서 서비스 제공에 일관성이 사라진 것. 소비자들은 어플을 다운받을 때 어떤 스토어를 이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제공받지 못해 의문만 품은 채 플레이 스토어를 이용하는 모양새다.

갤럭시 스토어에 대한 불만이 카페에 올라오고 있다. [사진=삼성스마트폰커뮤니티 캡쳐]

실제로 삼성폰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주제로 한 어느 카페의 게시글에서는 '삼성 관련된 어플이 플레이 스토어에는 뜨는데 정작 갤럭시 스토어에는 안떴다'며 '왜그런지 이해가 가지 않고 일관성이 없다'는 종류의 글과 댓글이 무성하다. OS와 기기를 모두 개발해 필요한 것만 제공하는 애플 생태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기기 선택의 폭을 줄여 소비자의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 하는 애플의 프리미엄 전략은 수많은 충성고객을 낳았다. 애플의 '락인'효과는 점점 열매를 맺기 시작하고 있다. 애플이 선보이는 모든 제품 및 서비스로 매출이 연결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 아이폰 사용자는 약 10억명인데 이들이 보유한 애플 제품의 수는 평균 1.65개로 전년대비 10% 증가했다. 아이폰 외에도 맥북,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뜻이다.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애플이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서비스 부문이 제품군과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애플이 최근 몇 년간 애플TV, 애플 아케이드 등의 서비스 상품군은 물론 가상(VR)·증강(AR) 현실, 헬스케어 등의 콘텐츠 분야를 확장하는 것도 이를 고려한 포석이다.

왼쪽부터 앱스토어, 구글플레이, 갤럭시스토어 [사진=나무위키]

 

정은지 기자  market@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