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상표권 분쟁] KPX도,SH도 사기업과 상표 함께 쓰는데 국토정보공사, 나홀로 강력 대응..."LX상표 1천여개 존재, 왜 LX홀딩스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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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상표권 분쟁] KPX도,SH도 사기업과 상표 함께 쓰는데 국토정보공사, 나홀로 강력 대응..."LX상표 1천여개 존재, 왜 LX홀딩스에만?"
  • 한익재 기자
  • 승인 2021.04.04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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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거래소와 민간기업 KPX홀딩스,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공공기관과 사기업이 동일 문자 사용한 상표 사례 다수 존재
- 사업 달라 ‘국민 혼선’ 없어
- 특허청 검색하면 ‘LX’ 사용한 다른 상표 약 1천개 존재, 대기업이라 안 된다면 ‘이중 잣대’ 논란

한국국토정보공사와 LX홀딩스가 ‘LX’ 상표권을 두고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공사측의 유독 강경한 대응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공기관과 사기업이 동일한 문자를 사용한 상표를 공존해 사용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다, 상표법상 어느 누구도 특정 문자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LX라는 상표권을 검색하면 1천여개가 검색된다. 사정이 그러함에도 대기업인 LX홀딩스만 콕찝어 문제삼은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안일한 상표권 관리에 대한 면피용 대응 혹은 공기업 초유의 ‘한 지붕 두 사장’ 사태에 대한 물타기 전략이 아니냐"고 말했다.

공공기관-사기업 동일 문자 상표 사례 기존에도 존재

특허청 특허정보검색서비스인 키프리스 검색 결과 공공기관인 전력거래소는 2002년부터 영문 약칭 KPX가 포함된 상표를 사용하고 있으며, 사기업인 KPX홀딩스도 2009년 KPX가 포함된 상표를 등록해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2004년 SH를 상표로 등록했는데, 이후 2013년에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와 에스에이치해양수산개발도 SH가 포함된 상표를 등록해 사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동일한 문자가 포함된 상표를 사용하고 있으나 각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이 전혀 달라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우려하는 ‘국민 혼선’이 발생했다고 보긴 무리가 있어 보인다. 과거 삼성그룹도 삼성엘리베이터라는 중소 엘리베이터기업이 국민의 혼선을 줄 우려가 높다고 강경대응했으나 특허청의 답변은 업종이 달라 상관없다는 반응이었다.
    

 

위 같이 동일한 문자를 포함한 상표 사용이 가능한 이유는 문자에 도형이나 독특한 필체 등 ‘이미지’를 더해 식별력을 높일 경우 동일한 문자를 사용하더라도 각 상표의 상표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LX’ 포함한 상표 1000건 이상 등록되어 있어…대기업에 ‘이중잣대’ 논란

실제 특허청 특허정보검색서비스인 키프리스에서 ‘LX’라는 상표를 검색해보면 1000건 이상이 확인되며 이중 약 500여건이 상표로 최종 등록되어 있다. 이 중 LX를 일부로 포함한 것을 제외하고 ‘LX’만을 사용한 것도 다수다.

루이비통 말레띠에는 2010년 5월 LX를 상표로 출원했는데, 이 후 2010년 12월과 2011년 12월에 ‘LX’에 디자인을 더한 다른 출원인의 상표도 등록됐다. 

이에 대해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위 사례와 달리 LX홀딩스가 영향력이 큰 대기업이고 사업 확장에 따라 사업 영역이 겹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사측 주장 대로 대기업이라서 불가하다면 ‘이중잣대’ 논란으로 불거질 수 있다. 또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LG측의 일관된 태도로 보아 사업 영역의 경우 양 사가 합의점을 도출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10년간 LX쓰면서 상표권 등록도 안해놔...안일한 상표 관리 면피" 시각 설득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국토정보공사는 법적 대응을 확정 짓고 최근 국회와 관련 법안 발의를 위한 준비까지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기업 등이 정부〮공공기관과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게 법안의 골자다. 

이 같은 한국국토정보공사의 전례 없는 강경 대응에 대해 일각에서는 안일한 상표 관리에 대한 책임 문제를 피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0년간 ‘LX’ 브랜드 홍보를 위해 332억원이나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표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상표 출원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책임을 피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한 지붕 두 사장’ 사태 물타기 시각도

 

LX홀딩스와의 상표권 분쟁을 주고하고 있는 한국국토정보공사의 김정열 사장.
LX홀딩스와의 상표권 분쟁을 주고하고 있는 한국국토정보공사의 김정열 사장.

 

또한 공교롭게도 최근 한국국토정보공사가 ‘한 지붕 두 사장’ 사태로 홍역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슈 전환을 위한 ‘물타기’ 작전이 아니겠냐는 다소 비판적인 시각까지도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국토정보공사 관계자는 “이번 사명 문제와 거론된 대내외 상황은 서로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업계관계자는 “기업의 경제 활동과 국민의 상표 등록 권리를 제한하는 법안을 제출하겠다는 것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 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공공과 민간이 서로 혼동되지 않는 선에서 브랜드를 사용하고 상생협력의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G측은 대화를 통해서 현안을 해결하자는 당초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양사간의 원만한 협의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상생협력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익재 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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