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시대 가전 패권] "제대로 붙었다" 삼성 '비스포크 홈' VS 'LG 오브제컬렉션'...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상태바
[4차산업시대 가전 패권] "제대로 붙었다" 삼성 '비스포크 홈' VS 'LG 오브제컬렉션'...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3.11 15: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홈' 최근 출시...홈 솔루션 구현 목표
LG전자, 삼성전자보다 반년 먼저 LG오브제컬렉션 출시...탁월한 성과 
디자인과 공간성 추구하는 것은 똑같아...늦게나온 비스포크 홈이 서비스를 추가
양사 "분명한 차이 있다"...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지 늘어나는 장점도

삼성전자가 '비스포크 홈'을, LG전자는 'LG 오브제컬렉션'을 각각 앞세우며 프리미엄 생활가전 시장을 놓고 격돌하고 있다. 둘 다 집안 내부의 가전제품을 자사 제품으로 채운다는 공통적 특징이 있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홈' 최근 출시...홈 솔루션 구현 목표

3월 9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이재승 사장이 ‘비스포크 홈 미디어데이’ 온라인 행사를 통해 신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비스포크 홈'을 출시했다. 단순히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이 비스포크 홈을 통해 최적의 생활 환경을 조성하고 제품을 사용하는 내내 필요한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홈 솔루션’을 구현할 방침이다. 

그 핵심이 '비스포크 홈'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국내 전체 가전 매출의 80%를 비스포크 제품으로 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비스포크 제품의 특징은 기존에 백색이나 메탈 컬러 위주에서 벗어나 소비자 취향에 맞게 컬러부터 소재, 구성까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디자인도 주변 가구 등과 한 몸처럼 보이는 플랫한 외형의 제품이 대부분이다.  비스포크 제품은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주문하게 되면 5일 내로 그에 맞게 제품을 수령하게 된다.

2019년 6월 출시된 비스포크 제품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냉장고를 시작으로 전자레인지, 인덕션, 식기세척기, 상업용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됐다.

실적 면에서의 성과도 탁월하다. 비스포크 가전은 지난해 12월 누적 출하량이 100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20개월 간 월 평균 5만대씩 생산된 셈이다. 

비스포크 매출 상승에 힘입어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 부문의 영업이익은 2017년 1조8000억원, 2018년 2조300억원, 2019년 2조5100억원, 지난해 3조5000억원으로 지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생활가전의 주무대인 미국시장에서도 4년 연속 매출 1위를 달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제 '비스포크 홈'을 출시하며 비스포크의 다음 스텝을 노리고 있다. 

비스포크 홈을 대세로 만들기 위한 전략은 세가지로 압축된다. ▲ 비스포크 홈 신제품을 상반기에 17개 대거 출시하고, ▲ 핵심부품인 컴프레서와 모터 '평생보증' 서비스를 실시하며, ▲ 각 분야 전문업체들과 협업을 강화해 나가는 것 등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내 다양한 제품군에서 비스포크 홈 신제품을 17종 대거 출시해 주방, 거실뿐만 아니라 집안 어디에서나 비스포크 가전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의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제품 구매 후 시간이 지나 자녀 출생, 이사 등이 발생해도 제품 패널 교체, 모듈 추가 구매 등으로 매번 제품을 새로 살 필요가 없도록 ‘시간’의 확대를 추구한다. 올해 신제품부터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와 디지털 인버터 모터를 기한 없이 무상 수리 또는 교체하는 서비스를 제공함해 소비자 사용기간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비스포크 홈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분야별 전문성을 가진 기업, 전문가들과 협업해 비스포크 홈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미 비스포크 생태계 확장을 위해 한샘, 카카오엔터프라이즈, CJ제일제당 등과 연합한 '팀 비스포크'도 구축했다.

LG전자, 삼성전자보다 반년 먼저 LG오브제컬렉션 출시...탁월한 성과 

. 국내 백화점 내 LG전자 베스트샵 매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 서울점에 조성된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 체험존
국내 백화점 내 LG전자 베스트샵 매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 서울점에 조성된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 체험존

사실 '집안 가전제품을 자사 제품으로 채운다'기 위해 디자인과 공간에 주목하는 컨셉은 LG전자가 먼저 시작했다. 2020년 10월 LG전자는 집안 인테리어와 제품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제품의 재질과 색상을 직접 조합하는 프리미엄 제품인 LG 오브제컬렉션을 출시했다.  

LG오브제컬렉션은 사실 LG전자가 지난 2018년에 출시했던 기존 고급 가전 브랜드 ‘LG 오브제’를 한 단계 더 진화시킨 공간 인테리어 가전 브랜드로, 제품 대부분이 디자인과 성능 측면 모두 개선됐다.  

주방가전인 냉장고, 컨버터블 패키지, 김치냉장고, 식기세척기, 광파오븐, 정수기를 비롯하여 생활가전인 워시 타워(세탁기+건조기)와 스타일러까지 세심하게 기획해 출시했다. LG전자는 올해 에어컨, 무선청소기 등 오브제컬렉션 제품군(현재 13개 제품군)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밀레니얼, X세대, 베이비부머 등 다양한 세대의 취향을 아우를 수 있도록 세계적인 색채연구소인 미국 팬톤컬러연구소와 오랜 기간 협업을 통해 색상을 개발했다. 그린, 베이지, 핑크 등 다양하고 조화로운 색상으로 구성됐다.

LG 오브제컬렉션은 소비자가 직접 다양한 색상과 재질을 조합할 수 있어, 특정 공간이 아닌 집안 전체의 인테리어 톤과 조화를 이루는 공간 인테리어를 구현한다.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가전들을 하나씩 더해가면서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다.

LG 오브제가 소형 냉장고와 TV 등으로 기존 가전제품과 조화를 이루기에 한계가 있었으나 새롭게 출시한 오브제컬렉션은 주방, 거실, 세탁실 등 집안 곳곳에서 사용하는 여러 가전제품들의 디자인이 조화롭게 구성된다. 이 때문에 제품 구입만으로 인테리어의 완성도를 채워가는 효과가 있다. 

LG전자는 LG 오브제컬렉션 출시 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해 1분기 생활가전 부문인 H&A 사업부에서 6조원의 매출을 매출을 올릴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예상한다. 이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20% 가량 높은 수치이며, 역대 1분기 실적 중 최대다. 

LG전자 가전제품 전체 매출에서 오브제컬렉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오브제컬렉션이 있는 제품군 가전을 구매한 전체 고객 가운데 절반 가량이 오브제컬렉션을 구매했다. 여러 제품을 동시에 사는 비중도 높았다. 지난달 오브제컬렉션을 구매한 고객의 약 40%가 3가지 이상의 제품을 동시에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자인과 공간성 추구하는 것은 똑같아...늦게나온 비스포크 홈이 서비스를 추가했다

LG전자가 해오던 패키지형 전략을 삼성전자가 '비스포크 홈'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히면서 양사는 생활가전 부문에서 완전한 경쟁양상을 띄게 됐다. LG 오브제컬랙션이라는 확고한 컨셉을 반년 먼저 만든 것은 LG전자지만 삼성전자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맞닥뜨리게 됐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홈과 LG전자 LG 오브제컬렉션은 사실 컨셉이 똑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소비자 입장에서 취향에 맞게 생활공간을 일체감있게 꾸며주고, 제조사 입장에서 자사 제품을 패키지 형태로 더 많이 판매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소비자들이 제품의 색과 크기까지 결정할 수 있는 점도 비슷하다.

LG전자는 '디자인'과 '공간활용성'을 중요 포인트로 꼽는다. 하나씩 모아 전체를 완성하는 신개념 가전 컬렉션으로, 가전과 인테리어가 결합된 가전테리어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LG 오브제컬렉션을 출시했을 때도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가전제품으로 실내 디자인을 완성한다는 문구가 지금도 광고에 쓰인다. 

비스포크 홈도 디자인과 공간활용성을 추구하는 것은 똑같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홈이 주방에서 거실, 침실, 세탁실 등에 이르기까지 집안 전체를 다양한 제품과 디자인으로 통일감 있으면서도 개성 넘치는 공간으로 구현해 준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LG 오브제컬렉션보다 반년 늦게 비스포크 홈을 출시한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늦은 만큼 '디자인'과 '공간'에서 한발짝 더 나아갔다. 이는 핵심 부품 부상보증 서비스 확대와 비스포크 홈 연합군을 꾸린 것으로 압축된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홈을 출시하며 비스포크 제품을 포함, 2021년형 신제품을 시작으로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와 ‘디지털 인버터 모터’를 기한 없이 무상으로 수리 또는 교체해 주는 ‘평생보증’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다가오는 파격적 혜택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오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기한 없이 핵심부품에 대해 무기한 무상수리를 해준 적은 매우 드물었다. 비스포크 홈이 경쟁사보다 후발주자인 만큼 확실한 어드밴테이지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LG 오브제컬렉션에 평생 무상보증 제도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또 LG전자와 차이점을 보이는 것은 '팀 비스포크'의 존재다. 삼성전자는 분야별 전문 업체들과 오픈 협업 시스템인 ‘팀 비스포크’를 구축했다. 

팀 비스포크는 ▲디자인 파트너 ▲부품, 제조 분야의 테크 파트너 ▲제품에 다양한 서비스를 부가해 주는 콘텐츠 서비스 파트너 등으로 구성된다. 디자인에서는 글로벌 프리미엄 페인트 회사인 '벤자민 무어'와 협업하고, 부품 및 제조 분야에서 인테리어 전문 기업인 한샘과 손잡고 페닉스 신소재를 냉장고에 적용키로 했다. 또 양사의 제품을 패키지로 판매하기로 결정하면서 영업도 같이하게 됐다. 테크 분야에서는 일부 비스포크 가전 제품을 협업 생산하는 대창, 디케이, 두영실업, 오비오 등이 참여한다.

삼성전자는 이런 뛰어난 파트너사들을 계속 발굴해 수를 늘려나가 '비스포크 생태계'까지 구축해 소비자들에게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LG전자는 LG 오브제컬렉션의 디자인을 세계적인 색채연구소인 미국 팬톤컬러연구소와 협업을 통해 만들었지만 그 외의 '연합군'은 보이지 않는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삼성전자에 조력자들이 훨씬 많은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반년 늦은 삼성전자가 LG전자의 LG오브제컬렉션이 성과를 내자 비슷한 비스포크 홈을 출시했다고도 본다. 뒤늦게 출시한 만큼 확실한 격차를 내기 위해 핵심부품 무상보증과 비즈포크 연합군을 내세웠다고도 해석한다.

일각에서는 팀 비스포크에 소속된 대창, 디케이, 두영실업, 오비오 등은 정수기 등 삼성전자가 생산하지 않는 제품군에 대해 홍보를 맡긴 것인데 삼성전자가 '팀 비스포크'라며 홍보를 잘한 측면이 있다고도 보고 있다. 

양사 "분명한 차이 있다"...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지 늘어나는 장점도

양사는 LG오브제컬렉션과 비스포크 홈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집중하고 있는 생활가전의 지향점은 단순히 ‘디자인'과 '공간'에 머물지 않고 '사용자 경험'에 맞춰져 있다"며 "처음 제품을 구매했을 때 디자인과 공간은 기본이고, 제품을 사용하는 내내 필요한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홈 솔루션’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차별된 강점이 있다고 밝힌다. LG전자 관계자는 "LG 오브제는 조화에 집중한 반면 비스포크는 개성과 취향 중심의 디자인을 추구하는 차이점이 있다"며 "실제 LG 오브제컬렉션과 비스포크 홈을 눈으로 보게 되면 디테일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LG오브제컬렉션과 비스포크 홈의 차이점을 알기란 어려워 보인다. 많은 소비자들이 비슷한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고, 이미 '삼성이냐', 'LG냐' 소비자 선택의 영역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공통점이 많은 컨셉트의 컬렉션 상품을 출시하면서 소비자 선택이 늘어나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비스포크 홈과 LG 오브제컬렉션을 통해 얻으려 하는 것은 '패키지로 더 많이 팔겠다'는 것으로 동일하다"며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여러 마케팅이나 판촉이 강화될 것이고, 이는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