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혁명] '아이오닉5' 역대급 흥행질주...현대차그룹, 세계 전기車 게임메이커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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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혁명] '아이오닉5' 역대급 흥행질주...현대차그룹, 세계 전기車 게임메이커로 급부상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3.10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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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실물로 전세계 '이목'...국내외 완판 행진
올 하반기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
증권업계 "아이오닉5 폭스바겐·GM보다 경쟁 우위"...테슬라 시장 독주 흔들
업계 전문가 "현대차, 아이오닉5로 세계적 수준 증명...시장 주도 역할 가능할 것"

"기대 이상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이 적용된 첫 모델 '아이오닉5'가 실물을 드러내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완판 행진 중이다. 기대 이상의 실적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혁명이 순조롭게 시장에 정착하고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현대차의 아우 기아가 내놓을 예정인 EV6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심지어 현대차의 아이오닉5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애플과의 전기차 협력에서 현대차그룹의 자체 경쟁력과 시장 선점 가능성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전기차 게임체인저'로서의 신호탄을 쐈다는 분석도 눈길을 끈다. 

1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 결과,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달라진 위상 속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23일 온라인을 통해 '아이오닉 5 세계 최초 공개' 행사를 진행한 이후 자동차 업계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

아이오닉5는 사전계약 첫날인 지난달 25일에만 계약 대수가 2만3760대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완성차 모델 가운데 역대급 사전계약 대수이며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의 사전계약 대수를 최초로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아울러 사전계약 개시 일주일 만에 3만5000대에 달하는 대기물량으로 올해 판매 목표치(2만6500대)를 가뿐하게 뛰어넘었다. 

해외 완판 소식도 이어졌다. 지난달 25일 유럽에서 3000대 한정으로 아이오닉5 사전계약을 받은 결과, 해당 물량의 3배가 넘는 1만여 명이 몰린 것이다. 역대급 흥행몰이에 증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5의 인기에 대해 "혁신적인 디자인과 첨단기술 등으로 고객들의 요구와 기대감에 부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외에선 아이오닉5의 독창적인 디자인과 3미터에 이르는 축간거리, 18분 내 배터리 용량의 80% 충전, V2L(Vehicle To Load) 등에 대한 호평이 지배적이다. V2L은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220V)를 공급해 야외에서도 전자기기를 제약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증권업계, 아이오닉5는 폭스바겐·GM보다 경쟁우위...기아·제네시스 EV 출격 예고

증권가에서도 아이오닉5의 경쟁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오닉5는 유럽, 미국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할 폭스바겐의 I.D. 4, GM의 볼트 EUV에 비해 경쟁 우위에 있다고 판단된다"며 "현대차의 전기차 시장 경쟁력을 한 차원 높여 줄 수 있는 모델"이라고 분석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량양산 메이커 기준 동일 가격대에서는 테슬라의 모델Y와 폭스바겐의 ID 3/4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경쟁이 없는 상황"이라며 "아이오닉5는 미국시장의 전기차 개화까지 감안할 경우 충분히 연간판매 20만대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같은 EV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완전히 다른 디자인으로 선보이는 기아 'EV6'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기아는 전일 첫 번째 전용 전기차 EV6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EV6는 세단과 SUV의 중간 형태인 아이오닉5와 달리 선호도 높은 완전한 SUV로 차별화되면서 새로운 구매층을 저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아 측은 "EV6는 전기차의 대중화와 더불어 기아의 중장기 사업전략 '플랜S'를 가속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아는 이달 말 EV6의 온라인 월드프리미어 이벤트를 진행하고, 올 7월 국내와 유럽 시장에 론칭한 뒤 12월 미국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기아 EV6 티저 이미지. [사진=기아]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올 3분기 전용 전기차 'GV60'을 선보일 예정이다. GV60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확대와 더불어 장기적으로 현대차의 기업가치 증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가 인기와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배경으로는 E-GMP의 완성도를 꼽을 수 있다. 유지웅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기존 완성차 진영 기준으로 EV 전용 플랫폼 도입에 있어 상당히 선두권에 위치해 있다"며 "기업가치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또 "현 시점에서 E-GMP와 같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갖고 대량 양산체제가 준비된 완성차는 폭스바겐그룹과 현대차그룹을 제외하고는 전무하다"며 "GM과 포드, 다임러, BMW 등은 여전히 전용 플랫폼 적용에 있어서 최소 1년 이상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달라진 위상' 현대차그룹, 아이오닉5는 시작일 뿐...테슬라 시장 독주 흔들

현대차그룹의 플랫폼 경쟁력은 연초 시장을 뜨겁게 달군 '애플카' 협력설의 배경으로도 지목된다. 이번 아이오닉5의 성공적인 출시로 전기차 경쟁력을 입증한 현대차그룹에 결국 애플이 손을 내밀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분명한 시각의 변화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업계 안팎에선 자금력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애플과의 협력에 촉각을 기울이는 것이 아닌, EV 플랫폼을 앞세운 현대차그룹의 자체 경쟁력과 미래 성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전기차 1위인 테슬라의 독주가 약해지는 점은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전기차 시장의 포문을 열었던 테슬라의 주가는 이달 초 60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9일(미국 현지 시간)에는 전일 대비 20%가량 상승한 673.58달러를 기록하며 일부 회복했지만 '천슬라'를 꿈꿨던 것과 비교하면 힘이 상당히 빠진 셈이다.

증권가는 테슬라 주가 하락의 원인 중 하나는 점유율 하락으로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주력시장인 미국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은 2017년 25%에서 2020년 70%로 급상승했지만, 올해는 63%로 하락세로 진입한 뒤 2025년에는 40%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절대 판매대수는 증가하지만 기존 완성차업체들과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신규 전기차 모델 판매가 올해부터 큰 폭으로 증가한다"면서 "절대왕자로 군림하다 경쟁에 본격 노출되니 높게 적용됐던 가치평가 기준이 낮아지는 건 당연하다"고 진단했다.

현대차, 기아 양재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 기아 양재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앞서 현대차그룹은 공식적으로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브랜드로 2025년 전기차 23종 100만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현대차는 아이오닉5 출시를 시작으로 오는 2024년까지 중형 세단 아이오닉6, 대형 SUV 아이오닉7 등을 추가해 총 3종의 라인업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오닉5는 시작일 뿐이다. 현대차그룹은 전통의 완성차 업체로 쌓아온 노하우와 전용 전기차 양산 시스템을 무기로 전기차 시장의 위너가 될 수밖에 없다"고 평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은 전용 플랫폼의 첫 모델 아이오닉5를 통해 전기차 경쟁력이 세계적인 수준임을 증명했다"며 "이러한 완성도 높은 EV차종이 2~3개 더 보강된다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기업 중 선두 그룹으로 발돋움하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역할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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