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분석] "화물이 이끈 흑자비행"...대한항공, 코로나19에도 지난해 영업익 2383억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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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분석] "화물이 이끈 흑자비행"...대한항공, 코로나19에도 지난해 영업익 2383억 '저력'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2.04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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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매출 4조2507억원...전년대비 66% 증가
영업비용 절감 노력, 자산매각, 유상증자 등 총력
"아시아나 통합 차질없이 진행할 것"

대한항공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영업흑자를 기록하는 저력을 보였다.

대한항공은 4일 작년 매출 7조4050억원, 영업이익 2383억원, 당기순손실 228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여객수요의 감소로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40%가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화물기 가동률을 높이고 유휴 여객기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토대로, 화물 매출은 4조2507억원을 기록하며 2019년의 2조5575억원과 비교해 66% 늘었다. 코로나19 진단키트와 자동차 부품의 수요가 증가했고, 일부 해운수송 수요가 항공수송으로 몰리면서 항공 화물 매출의 증가폭을 이끌었다.

회사 관계자는 "영업흑자 달성은 화물사업부문의 선방과 함께 전사적인 생산성 향상 및 비용절감 노력이 어우러져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영업비용 하락이 흑자 달성에 도움이 됐다. 여객 공급 감소 및 유가 하락에 따라 연료 소모량과 항공유 비용이 낮아졌으며, 여객 운항 감소로 시설 이용료 등 관련 비용이 함께 줄어들었다.

또한 직원들이 순환 휴업에 들어감에 따라 인건비도 다소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영업비용을 2019년과 대비해 40% 가량 줄일 수 있었다. 순이자비용 등의 영향으로 2281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지만, 전년도 5687억원의 당기순손실과 비교해 손실 폭을 대폭 줄였다.

[사진 대한항공]

대한항공의 지난해 실적에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임직원들의 공헌을 빼놓을 수 없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여객기의 대부분이 멈춰서자 지난해 4월부터 전 직원들이 연말까지 돌아가며 휴업에 들어갔다. 노동조합도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한 고통분담의 일환으로 기꺼이 동참했다. 순환휴업에 따라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자리를 비운 직원들의 몫까지 채워주면서 업무에 임했다. 이와 같은 헌신이 이번 영업흑자로 이어졌다.

대한항공의 작년 실적은 글로벌 항공사 중에서도 돋보이는 성적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국제 여객수송실적(RPK)은 전년대비 75.6% 감소했다. 국제 화물수송실적(CTK)도 11.8% 감소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직격탄을 맞아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은 항공사들의 경우 정부로부터 수십조원 규모의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았음에도 불구하고 60억불~120억불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을 회복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화물사업이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 여객기 운항이 급감해 화물공급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벨리(Belly, 여객기 하부 화물칸) 수송이 줄었지만, 기존 23대의 보유 대형 화물기 기단을 십분 활용해 가동률을 전년 대비 25% 높였다. 

또한 유휴 여객기를 활용하는 한편 국내 최초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운항하는 등 공급력을 늘렸다. 유휴여객기를 활용해 항공화물을 운송한 것만해도 연간 4500편 이상이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항공화물 수요 대비 항공화물 공급 감소로 인한 항공화물 운임 강세까지 겹쳐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대한항공, 자구안 병행하며 항공산업 생존 위해 아시아나 인수도 결정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이후 자산매각 등 선제적인 자구노력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 체질개선에 나선 바 있다.

대한항공은 이미 지난해 1조1193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진행했으며, 기내식기판사업을 9817억원에 매각했다. 왕산레저개발과 칼리무진도 매각 마무리 단계다. 이와 함께 미국 L.A. 소재 윌셔그랜드센터를 운영 중인 한진인터내셔널의 지분 매각 및 서울시와의 송현동부지 매각 협의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안정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결정했다. 

대한항공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항공산업의 구조 개편을 통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추가로 투입될 공적 자금 규모를 최소화해 국민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다각도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올해 항공산업 시장의 전망도 밝지 못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올해 여객 수요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과 비교해 50%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화물수요는 2019년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와 같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올 한해 자구 노력을 토대로 위기를 극복하고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특히 올해 3월 예정된 3조30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진행, 자본을 확충해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 문제도 해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위한 PMI(Post Merger Integration)도 차질없이 진행한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해도 직원들의 순환휴업은 지속된다. 또한 자구안의 핵심인 송현동 부지 매각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 한 해 항공화물 시장이 2019년 수준으로 회복이 기대됨에 따라 탄력적으로 항공화물 공급을 조절하고 시장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등 현재 항공화물 사업 전략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라며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백신수송 태스크포스(Task Force)를 중심으로 해 2분기부터 백신 수송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방침이다"고 말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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