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후]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두번째 임기 담금질···"주가회복이 최대 관건"
상태바
[그날 그후]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두번째 임기 담금질···"주가회복이 최대 관건"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1.01.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양호한 실적과 위기관리능력 돋보였으나 이에 못미친 삼성화재 주가
- 작년 연초 주가를 밑돌고 있는 삼성화재 주가회복이 향후 최영무 사장 최대 과제로 부각
- 업계 최고 경쟁력 보유 및 금리상승 수혜주로 평가···업종 내 최선호주 호평에 부응해야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사진=삼성화재]

3년전인 지난 2018년 대표이사로서 첫 임기를 시작한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지난해 12월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올해부터 사실상 두번째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삼성화재는 대표이사의 연임 사례가 드물고 대부분의 역대 대표가 삼성생명 등 그룹 계열사로 입사해 삼성화재로 이동해온 사례가 많아 최영무 사장의 연임에 업계 관심이 집중됐었다.

최 사장은 삼성화재의 전신인 안국화재로 입사한 뒤 영업, 기획, 인사 등 보험업무 전반을 경험했을 뿐만 아니라 삼성화재에서 공채로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오른 최초의 인물이다.

첫 임기 2년차인 지난 2019년에는 자동차와 실손보험 부문의 적자로 삼성그룹 계열사 경영실적 평가에서 'B'등급을 받는 등의 시련을 겪었으나 지난해에는 세전이익 1조원에 이르는 성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며 손해보험업계 견고한 1위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특히 국내 보험산업 성장이 정체되면서 향후 수익원 다변화를 위한 글로벌 금융시장 개척과 미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할 최적임자라는 평이다.

다만 보험업종 불황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주가 회복이 향후 최 사장의 가장 큰 과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1월 24만원 대에서 시작한 삼성화재 주가는 지난 19일 종가 18만3000원에 머물렀다. 

◆ 그날

2018년 초, 안민수 대표 사임으로 신임 대표이사에 최영무 내정...3월 정기주총에서 대표이사로 선임 

삼성그룹에서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들이 만 60세가 되면 대거 일선에서 물러나는 경향을 보였다. 최영무 사장의 전임인 안민수 대표도 2018년 초 연임 1년만에 교체된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업계 관측이었다.

지난 2018년 초 삼성화재는 대표이사인 안민수 사장이 2017년 연임 후 1년 만에 사임을 표명함에 따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최영무 당시 부사장을 신임대표이사(사장 승진) 후보로 추천했다. 이후 3월에 개최된 정기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3년의 정식 임기를 시작했다.

당시 회사 관계자는 "이사회를 통해 최고경영자 후보군 중 법적 자격요건, 주요 공적, 리더십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라며 "최영무 신임 사장은 회사 내에서 폭넓은 업무 경험과 핵심보직을 맡아 온 역량있고 검증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최 사장은 1987년 삼성화재의 전신인 안국화재 공채로 입사해 영업 지점장을 시작으로 30년 이상 맡은 바 업무에서 우수한 성과를 이뤘으며, 임원 선임 후에는 인사팀장, 전략영업본부장, 자동차보험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하며 차기 경영자 후보로 성장했다.  

삼성화재 최초 내부 출신 대표이사인 최 사장은 첫 임기만료를 앞두고 단행된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연임을 확정했으며, 향후 임기 3년을 다 채운다면 삼성화재 역사상 최장수 CEO 반열에도 오를 예정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최 사장의 연임 배경으로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인위적인 채권 매각없이 분명한 실적 회복을 이룬 동시에, 불확실한 산업 환경에서 삼성화재의 수익성 위주 전략과 미래성장동력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최적임자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 텐센트와 삼성화재 중국법인 지분제휴 계약 서명식 모습[사진=삼성화재]

 

◆ 그후

성장 정체에 빠진 보험업계에서 장기적 안목과 통찰력으로 굳건한 1위 유지...수익다변화 위한 업계 해외시장 리드 

최 사장의 첫 임기 3년 동안(2018년~2020년)은 보험산업이 성장동력 저하와 수익상 악화로 지속적인 하향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보험연구전문기관인 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보험회사 당기순이익은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2017년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다고 분석했다. 생명보험사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 2010년 11.3%에서 2019년에는 3.9%까지 하락했으며, 손해보험사 ROE는 2010년 14.3%에서 지난 2019년에는 5.5%로 떨어졌다. 

손해보험협회 실적공시 결과, 손해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 역시 큰 폭 하락 추세를 나타냈다. 지난 2017년 3조9392억원의 당기순이익이 2018년에는 3조2538억원으로 17.3% 줄었다. 지난 2019년에는 최근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31.3% 하락해 2조23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나타냈다.

금융당국에서도 보험산업이 저성장·저출산·저금리의 3중고에 직면해 대내외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만큼, 외형확대만을 위한 과열경쟁을 줄이고 건전성 제고를 위한 내실경영 추구를 권고했다.

특히 저금리 장기화로 보험사들이 보유한 채권 가치가 증가함에 따라 채권매각으로 이익 실현이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채권 처분이익이 손해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19년 기준 87%로 보험영업 손실을 투자영업 이익으로 매꿨다고 보험연구원은 지적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일정부분의 채권 매각도 필요하지만 과도한 매각은 미래 이익을 앞당겨 실현하는 것으로 보험산업의 현재 이익구조가 건강하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해석한다.

포화된 보험시장에서 급격한 영업환경 변화로 경쟁은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최 사장이 이끌어온 지난 3년의 삼성화재는 인위적인 채권 매각없이 수익원 다변화를 위한 해외시장 개척과 내실경영을 통한 수익성 위주 전략을 뚝심있게 지켜 왔다는 평가다.

삼성화재, 2020년 우수인증설계사 6551명 배출...보험업계 최대 인원 보유[사진=삼성화재]

 

지난해 삼성화재의 3분기 누계 당기순이익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 6289억원으로 전년 동기 5859억에 비해 430억원(7.3%) 증가했다. 누계 매출액은 14조 7184억원, 영업이익은 9262억원으로 각각 4.3%, 7.8% 성장했다. 지난 한해 전체 연결기준 세전이익(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영업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손해율 역시 지난해 개선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3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장기보험 손해율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4.4%p, 1.5%p 낮아진 85.5%와 82.2%로 집계됐다. 특히 업게에서는 보유채권 매각이익 실현없이 증익을 보인 점은 타사와 차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최 사장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던 해외사업과 수익원 다각화가 지난해에는 가시적 성과를 보였다. 장기 상품을 취급하는 보험사 특성에 대한 전문가로서의 통찰력있는 리더십의 결과라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최 사장은 삼성화재 중국 법인 지분을 중국 1위 메신저 '위쳇'을 소유한 텐센트 등과 합작법인으로 전환했다. 성장 정체에 빠진 국내 보험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사업부문 역량 강화의 든든한 기반 조성이 이뤄진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영국 로이즈 캐노피우스에 1억1000만달러를  유상증자 방식으로 추가 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이전 캐노피우스사 지분 100%를 보유한 포튜나탑코에 1억5000만달러 투자를 통한 지분 확보로 이사회 구성원으로 경영에 참여해 왔다. 국내 보험사 중 로이즈 이사회 구성원으로 경영에 참여한 것은 삼성화재가 최초로, 이번 투자를 통해 향후 삼성화재는 미국과 아시아지역의 사업협력 강화 및 세계 최대 손해보험 시장인 미국에서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최 사장의 장기 안목에 대한 노력에 해외법인 수익성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상반기 기준 삼성화재의 해외사업 반기 순이익은 32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배 가량 성장했다. 특히 대형 글로벌 보험사들이 집중된 유럽법인의 보험료수익은 29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20% 가량 증가했다.

삼성화재 디지털 ARS 도입[사진=삼성화재]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경제 전반의 언택트 트랜드 가속화에 보험업무 디지털화에도 최 사장은 발빠른 행보로 업계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보험업계 최초로 전화 대기 시간없이 즉시 업무처리가 가능한 디지털 ARS 서비스를 도입했다. 서비스 이용 고객 편의성 제고와 더불어 콜센터 통화량 및 상담시간 단축으로 전반적인 고객상담 품질 향상이 기대된다.

특히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면채널 활동이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되고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의 보험업 진출에 따라 CM(사이버마케팅)채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손해보험업계에서 삼성화재의 CM채널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CM채널은 PC 웹사이트 및 모바일 등 온라인으로 고객이 직접 보험상품을 가입하는 방식이다.

19일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손해보험사들의 CM채널 원수보험료는 4조1261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4%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삼성화재는 손보사 CM채널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며 부동의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3분기 삼성화재는 1조9908억원의 원수보험료로 전년 동기 1조6382억원 대비 21.5% 늘었으며, 시장점유율 50%에 육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언택트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선제적으로 디지털 마케팅에 집중한 삼성화재의 시장 우위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화재, '탈석탄정책' 선언하며 ESG투자 가이드라인 수립[사진제공=기후변화행동연구소]

 

아울러 최 사장은 보험업의 본질인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ESG경영에도 업계를  선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기후변화 위기의 선제 대응을 위한 '탈(脫)석탄'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대내외에 밝혔다. 

지난 2018년 6월 이후 석탄 발전에 대한 신규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삼성화재는 앞으로도 석탄 화력 발전소에 대한 직접적인 투·융자뿐만 이나라, 석탄 발전소 건설 목적의 회사채에도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특히 최 사장은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보험을 인수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까지 확정하며 ESG경영의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보험업종 부진으로 투자자 관심에 소외된 주가 수준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화재 주가는 18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작년 초 24만3500원에서 시작한 주가가 24% 가량 하락 상태에 머물러 있다. 

◆ 그리고, 앞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체질혁신으로 바른성장과 품격' 강조...주가회복은 과제로 남아

최영무 사장은 임기 2기를 시작하는 올해 "품격있는 삼성화재인으로서 '바른 성장'에 경주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실물경기 침체와 저금리로 인한 금융손익 감소,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 등으로 향후 보험사업은 구조적 어려움과 불확실성으로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최 사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채질 혁신을 통한 바른성과와 품격있는 삼성화재'를 경영기조로, 전 부문 체질 혁신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연초부터 지난해 임금교섭의 타협점을 찾지 못한 노사관계 정상화와 지지부진한 주가 회복은 앞으로 최 사장의 큰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삼성그룹주의 전체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700조원을 돌파했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삼성그룹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말 37%를 넘어서고 있다. 삼성그룹의 많은 계열사 시총이 지난해 증가했지만 삼성엔지니어링 등과 함께 삼성화재는 시총이 감소하는 불명예를 얻었다.

물론 삼성화재가 포함된 손해보험업종 주가는 지난해 코로나19의 반사이익으로 양호한 이익 성장을 이뤘으나 타 금융업종 대비 부진한 주가 수익률을 보였다.

이에 지난해 24만3500원에서 시작한 삼성화재 주가는 지난 19일 기준 18만3000원을 기록하며 24% 가량 하락했다. 투자자 관심권에 벗어난 보험업종 지수도 지난해 연초 수준을 아직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보험업종이 과당경쟁에 따른 보험영업 부문 손실이 누적되고, 초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자산운용수익률 하락도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관련 사고 청구건수가 감소하고 10%대의 실손보험료 인상으로 올해 견조한 실적이 기대되면서 중장기 관점의 보험주 매수의견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면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금리 상승 시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 상승으로 이어져 보험사 투자이익이 증가할 수 있는 구조다.

교보증권에서는 지난 12월에 삼성화재 목표주가 25만5000원과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했다. 김지영 연구원은 "삼성화재가 손해보험업계에서 가장 높은 319.2%(지난해 9월말 기준)의 지급여력비율(RBC)을 보인 점이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성 및 건전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최영무 사장의 공식적인 연임 임기는 오는 3월에 개최될 정기주총 이후다. 높은 배당성향과 금리상승 수혜주로 업종 내 최선호주로 호평받는 삼성화재 주가를 최 사장은 어느 정도까지 회복시킬지 투자자들은 올해 주총을 주목할 것으로 관측된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