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다] ‘히든(hidden)’ 디스플레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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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다] ‘히든(hidden)’ 디스플레이 나왔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1.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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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초박막 편광 디스플레이 개발
정보를 숨길 수 있는 편광 컬러 디스플레이가 개발됐다.[사진=GIST]
정보를 숨길 수 있는 편광 컬러 디스플레이가 개발됐다.[사진=GIST]

눈에는 보이지 않는 ‘히든 디스플레이가’가 나왔다. 편광(일정한 방향으로만 나타나는 빛)에만 반응하는 디스플레이이다. 간결한 와인라벨. 와이너리 역사 등을 라벨에 담고 싶은데 그 자체가 디자인된 와인병 특성상 쉽지 않다. QR코드에 정보를 담을 수 있는데 전체 와인병 디자인을 침해하기 마련이다. 이럴 때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특정 방향의 빛, 편광을 쬐어주면 나타나는 편광 디스플레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송영민 지스트(GIST) 교수 연구팀이 무수히 많은 나노기둥을 비스듬히 증착시키는 방법으로 편광에 따라 서로 다른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초박막 편광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고 15일 발표했다.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으면서 정보를 제공하는 제품 패키징이나 사물인터넷(IoT) 등을 통해 정보가 기록되고 공유되는 상황에서 원치 않는 정보의 노출을 막는 광학보안(optical security) 기술로서도 주목받는다.

기존 편광 디스플레이는 정교한 나노기둥 정렬의 어려움으로 수 마이크로미터 면적으로 만드는 데 그쳤다. 소재가 딱딱해 다양한 표면에 부착하기에 어려웠다. 이 때문에 보다 넓은 면적에 유연한 재료로 편광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것이 실용성을 높이기 위한 관건이었다.

연구팀은 간단한 빗각증착법(비스듬히 증착 물질을 입사해 증착하는 방법)으로 자기정렬형 나노기둥을 유연한 기판 위에 센티미터 수준의 면적으로 넓게 증착하는 데 성공했다. 다양한 제품의 색상과 비슷한 색을 구현하기 위해 표준 RGB(Red, Green, Blue)색 공간의 80% 정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용도에 따라 패턴을 감추고 드러낼 수 있는 감도를 조절하기 위해 다양한 색 변화량 범위를 설계했다.

편광 이외에도 외부환경 변화(수분 등)에 반응하도록 설계, 표면에 물이 닿았을 때 감춰진 패턴을 드러내는 기능도 구현했다. 습기 같은 보관 환경이나 외부환경으로부터의 오염을 감지하는 용도로 응용될 수 있다. 간단한 공정과 소량의 재료로 아주 얇은 편광 디스플레이를 기존보다 넓은 면적으로 구현한 것이 이번 연구의 성과이다.

연구팀 측은 “전자기기나 IoT뿐 아니라 일상제품에서도 정보 기록과 공유가 이뤄지는 만큼 정보보안 필요성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며 “이번에 개발한 히든 편광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색이나 형태를 갖는 일상제품의 심미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정보를 보호할 수 있어 광학보안시스템(optical security system)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1월 8일 자(논문명:Flexible, Large-Area Covert Polarization Display Based on Ultrathin Lossy Nanocolumns on a Metal Film)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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