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6일 주택투기 수요를 잡기 위한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금융시장이 술렁인 가운데 일각에서 P2P(개인 간 거래) 대출이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풍선효과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P2P금융업계가 자율규제에 나섰다.
12.16 부동산 대책에 따라 강력한 대출규제 조치가 내려지면서 부채를 활용하려는 레버리지 투자자들의 주택 매입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23일부터는 시가 9억 원을 초과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기존 40%에서 20%로 하향 조정되면서 담보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따라서 9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매입하기 위한 레버리지 투자에 시중은행은 물론 보험사나 저축은행, 캐피탈 등 제2금융권까지 제약이 걸리면서 자금 조달이 경색돼 최근 급등하고 있는 일부 지역의 주택시장 안정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금융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대출 규제 조치에서 빠져 있는 P2P금융사가 주택 매입자금 조달의 우회 경로로 활용돼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P2P금융 관련 법안(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이 지난 10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내년 8월경 시행될 예정으로 P2P 대출은 당장 이번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이에 금융당국에서도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발 빠른 입장을 내놨다. 지난 19일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P2P 대출 풍선효과를 사전에 점검했다”며 “P2P 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전체 대출액 1조 8000억 원에서 3000억 원으로 규모가 작고 금리도 높다”고 설명했다.
권 단장은 이어서 “주담대가 반드시 집을 사는 데 쓰이지는 않는다”며 “P2P 대출로 우회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P2P, “고금리에 만기 짧아 유인 약해”...주담대 막힌 수요자에겐 마지막 탈출구
한편, 22일에는 한국P2P금융협회(회장 양태영)와 마켓플레이스금융협의회(위원장 김성준)가 ‘주택매매 목적의 대출 취급 금지에 관한 자율규제안’을 발표하면서 이번 정부 대책에 발맞춰 나갈 것을 시사했다.
양 협회는 ▲15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의 경우 대출 용도와 무관하게 전면 금지 ▲9억 이상 고가주택의 경우 심사과정에서 자금의 사용용도가 불분명해 주택매매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대출 불가능하도록 제한 ▲주택구입 용도의 대출 취급 금지 등 방침을 내놨다.
양 협회 측 발표에 따르면, P2P금융을 통해 취급된 주택담보대출 잔액규모는 2920억 원이며, 평균대출금액은 약 5000만원 수준의 소액 담보 대출로 나타났다.
협회 측은 “일각에서의 우려와 달리 P2P금융에서 취급하는 대출이 주택매매 목적의 대출로 유입될 가능성과는 거리가 상당히 멀다”며 “P2P금융을 통한 대출금리는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포함해 8~15% 내외 후순위 소액 대출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또한 “만기는 6개월~12개월 수준으로 짧아 경제적인 관점에서 P2P금융을 통한 대출금을 투자 목적으로 활용할 유인이 떨어진다”고 해명했다.
금융당국과 협회 측의 이 같은 설명에도 P2P금융 업계에서는 이번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문의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억 원 한도로 특판을 진행 중인 모 P2P금융 업체의 경우 일반 개인투자자들 투자금 외에도 법인투자자 자금을 유치해 특판을 진행 중이다.
해당 업체의 대출 상담사는 “이번 정부 대책 발표 이후 문의가 상당히 많아졌다”며 “이 상품은 아파트 200세대 이상, 신용등급 7등급 이내이면 계약서 작성한 바로 다음 날 최대 1억 원까지 대출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법인으로부터 자금을 꽤 많이 유치했는데 벌써 한도가 거의 다 마무리됐다”며 “연말까지 겹쳐서 자금 수요가 더 몰리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