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보너스, 기대하지 않아요"...삼성전자·SK하이닉스·LG전자 '성과급 반토막↓' VS 현대차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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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 "보너스, 기대하지 않아요"...삼성전자·SK하이닉스·LG전자 '성과급 반토막↓' VS 현대차 '방긋'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11.14 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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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내년 초 지급될 성과급인 초과이익성과인센티브(OPI) '반토막' 예상
- 현대자동차, 노사 협상에 따라 성과급 일괄 지급...12월, 성과급 100%+우리사주 15주 지급
- LG전자, 건조기 무상수리 사태로 내년 초 성과급 크게 줄 전망
- 디스플레이 업계, 실적 부진으로 구조조정...철강 등 업계 , 불황으로 보너스 '울상'

"보너스, 크게 기대하지 않아요"

최근 대다수 직장인들의 공통된 얘기다. 

직장인들이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기업체들이 '보너스'를 축소하거나 아예 지급조차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주요 대기업들이 연말연초에 지급하던 성과급을 대폭 축소하는 반면 현대자동차는 통상임금 보상에 따라 표정 관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지급될 성과급인 초과이익성과인센티브(OPI, Overall Performance Incentive)이 올해에 비해 '반토막'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지난 8월 사내 공지를 통해 OPI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며 "지난해 반도체가 사상 최대 실적이었다. (예상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도체 불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성과급을 대폭 축소한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메모리·시스템LSI·파운드리)의 경우 사업부별로 연봉의 20~30% 수준의 OPI가 지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OPI는 삼성 직원이 속한 사업부의 1년 실적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고 50%까지 지급받을 수 있는 성과급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직원들은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으로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하는 등 실적이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성과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3% 급락하는 등 실적이 나빠졌다.  

SK하이닉스 한 직원은 "올해 실적이 너무  나빠 기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다만, 내년엔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얘기가 있어 한 해를 더 버티자는 분위기"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주에 새 노조위원장을 선출하는 투표가 진행된다. 따라서 새 노조위원장이 선출된 후 성과급에 대한 노사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올해 초에 1700%의 보너스를 받았다. 초과이익분배금(PS·Profit Sharing) 1000%, 특별기여금 500%, 생산성 격려금 200%를 합친 것. 이는 연봉의 50%에 달하는 성과급 규모다. 

삼성전자가 사업부별 직원별 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지급하는 'OPI'인 반면 SK하이닉스는 노사 협상 결과에 따라 일괄 지급하는 'PS'라는 차이가 있다. 

이와 별도로, 삼성전자는 지난 7월에 올해 상반기 목표달성 장려금(TAI)으로 최대 월 기본급의 100%를 지급받았다. 추가로 12월에 하반기 TAI가 지급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도 상반기 격려금 100%를 지급했다. 

직장인들이 연말연초 보너스에 울고 웃는다

LG전자 직원들은 성과급에 대한 기대감이 더 낮았다. 

LG전자의 한 직원은 "보너스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한다"며 "건조기 사태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한국소비자원의 시정 권고에 따라 2016년 4월부터 현재까지 판매된 트롬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 145만대에 대해 개선된 부품으로 교체하는 무상 수리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건조기 무상수리 서비스 등에 수백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건조기 사태로 발생하는 손실이 10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G전자는 사업부별 차이가 있지만 올해 초 최대 500% 성과급을 받았다. 

한편, LG전자는 내년부터 C등급 이하의 평가를 받은 직원에겐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가 잠정 보류했다. LG전자의 고과 등급은 가장 높은 S부터 가장 낮은 D까지 5단계로 분류된다. 지금까지는 D등급을 빼고 모두 성과급을 받았다.

현대기아차 본사

현대자동차는 12월 말에 성과급 100%과 우리사주 15주를 지급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노사협상에 따라 성과급을 일괄 지급한다. 현대차는 임금체계 개선에 따른 '미래 임금 경쟁력 및 법적 안정성 확보 격려금' 명목으로 근속기간별 200만∼600만원 + 우리사주 15주를 지급키로 노사 합의했다. 

현대차 노사는 2013년 이후 6년을 끌어온 통상임금 대표소송 취하에 합의하고 그 보상으로 '미래임금 경쟁력 및 법적 안정성 확보 격려금'을 지급하는 것에 합의한 바 있다. 따라서 통상임금 관련 보상이 추가로 지급돼 예년 보다 '보너스'를 더 받은 셈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의 한 직원은 "기업의 실적이나 성과 보다는 노조의 협상이 중요한 분위기"라며 씁쓸해 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LCD(액정표시장치) 업황 부진에 따라 암울하다. 성과급은 커녕 인력과 생산라인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임원 25% 감축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성과급 조정 등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철강, 부품, 항공, 정유 등 불황에 빠진 업계는 대부분 보너스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다. 문제는 내년에도 불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 직장인들의 시름은 깊어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세금을 탕진해 일자리 만든다고 밑바진 독에 물붓기를 한다"며 "총선을 겨냥해 위기가 아니라고 애드벌룬 띄우고 있지만 기업은 최악의 위기"라고 토로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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