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임원진까지 자사주 매입 나섰지만 속수무책...저가매수세 유입 기대
미·중 무역분쟁, 한·일 경제전쟁, 금리 불확실성 등 연이은 대외 악재가 국내 증시를 억누르고 있는 가운데 금융주가 실적 호전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발표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은행·보험·증권주의 낙폭을 키워 주가가 역사적 저점 근처까지 내려갔다.
▲보험주 급락에 이어 은행주, 증권주까지 하락 사이클 편입
보험주는 연초부터 지금까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삼성생명, 한화생명,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대형 생명보험·손해보험주 대부분 주가가 이미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며 주저앉은 상태다. 내수시장 정체, 경기 침체, 장기위험손해율 악화 등 업종 내 악재가 겹겹이 쌓이면서 단기간 안에 돌파구를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두며 몸집을 불리고 있는 대형 금융주들도 증시 쓰나미에 휩싸여 있다. 2일 종가 기준으로 은행주는 지난 한 주 간 4.5% 하락하며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41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역사적 최저점에 근접했다. 특히,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셌다. 지난 한 주 간 1357억 원을 순매도하며 2주 연속 순매도 포지션을 유지했다.
금리 인하기를 맞아 이론적으로 큰 수혜가 예상되는 증권주조차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 6월 중순까지만 해도 연일 전 고점을 깨며 금융주 가운데 가장 양호한 모습을 보였던 증권주마저도 지난 7월 들어 조정을 받으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주 증권주는 무려 4.61% 하락했다. KRX 증권 지수도 일주일 내내 내림세를 기록했다. 지난 2일에는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KTB투자증권,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대형·중소형 증권주들이 장중 한때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CEO, 임원진까지 자사주 매입 나섰지만 속수무책...저가매수세 유입 기대
호실적에도 주가가 하락하자 일부 금융권 CEO들과 임원들이 소매를 걷어붙이며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주가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양상이다.
글로벌 대외 이슈와 국내 경기 침체 등 악재의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는 극도로 악화돼 있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이 하락 중이고, 외국인 매도세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에 호실적 위주 종목들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은행주 전체의 2분기 손익은 4조 1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다.
특히, 몇몇 금융주들의 기대 배당수익률은 현 주가 기준으로 5%를 훌쩍 넘어 고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게다가 대외 악재의 장기화에도 하반기 예상 실적 또한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저가매수세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난 달 26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자사주 5000주를 추가로 장내 매수했다. 올해에만 벌써 다섯 번째 자사주 매수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지난주만 7.04% 하락했다.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도 지난 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30만 2634주를 장내 매수해 지분율을 025% 끌어올렸다. 지난 달 30일 한화생명 각자 대표를 맡고 있는 차남규 부회장과 여승주 사장도 각각 5만주, 3만주씩 총 8만주를 장내에서 추가 매입했다.
증권주에서는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달 30일 자사주 10만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0.89%로 확대했다고 31일 공시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이나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은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기업가치 저평가와 주가 부양 의지에 대한 상징적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며 “실제로 여러 주가 관련 지표를 통해 확인해 보면 금융권 대형주들의 주가가 역사적 저점에 근접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저평가된 기업가치 외에 대외 변수들이 주가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