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국내 클라우드 보안 시장, 외국기업에 내주나...'빨라진' 삼성·LG·SK·안랩 '반격'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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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국내 클라우드 보안 시장, 외국기업에 내주나...'빨라진' 삼성·LG·SK·안랩 '반격' 나서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03.26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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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보안 시장마저 글로벌 업체에 내줄 수도 있다" 우려
국내 ICT기업, 보안 기술로 '반전'노리지만...향후 시장 차지 기업 경쟁 본격화

국내 네트워크 보안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클라우드 보안 시장마저 글로벌 업체에 내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ICT기업들은 올해 233조8308억원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참패’하고, 국내 기반마저 아마존ㆍ마이크로소프트ㆍ구글 등에 내줬다

해외 클라우드 기업이 국내에서 70%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클라우드가 주목받기 전까진 국내 네트워크 보안 시장은 중소기업이 이끄는 분야였다. 

그러나 최근 삼성SDS, LG유플러스, SK인포섹, 안랩 등 대기업까지 나서며 보안 기술을 무기로 클라우드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반전’을 꾀하는 셈이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

포티넷을 비롯한 글로벌 보안 업체들이 국내 클라우드 시장 등을 정조준하며 ‘한국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올해 한국 네트워크 보안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면서 ‘선전포고’와 같은 발표들을 잇따라서 내놓고 있다.

일찍부터 세계시장서 클라우드 보안 기술력, 자본 등을 글로벌 업체들과 토종 기업들이 올해 ‘한국 시장’을 두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클라우드인증팀 팀장은 “국내시장이 글로벌 보안업체에 잠식된다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려면 내수 시장을 탄탄하게 다져야 가능한 것처럼,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 등을 통해 국내 보안 기업들이 성장하거나 경쟁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최근 대기업 등에서 클라우드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성장하기 시작한다면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정보 보안 관련 투자액은 2조2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9.4% 증가했다. 2017년에서 2018년까지 4%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가트너는 가장 작지만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제품 분야로 ‘클라우드 보안’을 선정했다.

◆ 美 포티넷 “클라우드 보안 부분 200% 성장시킬 것”...국내 네트워크 보안 시장 점유 1위 노려

포티넷코리아는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크하얏트호텔에서 2019년 네트워크 보안 시장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국내 클라우드 보안 분야에서 200% 성장 목표”라고 밝혔다.

포티넷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서니베일에 기반을 둔 글로벌 보안 기업이다. 올해 시가총액 13조6080억원(120억 달러)를 돌파했다. 전 세계 정부 조직ㆍ서비스 제공업체ㆍ대기업들에게 보안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2017년 세계 매출은 약 1조6500억원을 기록했다. 통신망에 대한 해킹 위협을 차단하는 하드웨어 장비와 여기에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 이 분야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매출 규모로 보면 전 세계 보안기업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클라우드 보안 기술도 상당 수준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티넷은 아마존 웹서비스(AWS), 시스코 ACI,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협업해 클라우드 보안 사례를 구축했다.

<포티넷 제공> 조원균 포티넷코리아 대표

조원균 포티넷코리아 대표는 이날 “포티넷이 지난해 글로벌에서 20% 성장을 이룩한 가운데, 한국지사도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며 “지난해 4분기에는 한국시장 진출 이후 최초로 주요 로컬 업체를 제치고 국내 네트워크 보안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국내 네트워크 보안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겠다”고 자신했다. 

1위 약진의 원동력으로 ‘클라우드 보안 분야 200%’ 등을 꼽은 셈이다.

프로스트앤설리번 조사에 따르면, 2017년 국내 네트워크 보안 시장 점유율 1위는 시큐아이(19%)다. 안랩이 17%로 2위를 차지했고, 포티넷은 11%로 3위였다. 2002년에 한국에 진출한 포티넷은 2014년부터 외산 업체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포티넷코리아는 지난해 SMB(중견중소), 대기업 고객들을 다수 확보하면서 전년대비 1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이다. 2위 반등도 이 덕분이다. 올해는 30%성장을 목표로 설정했다.

조 대표는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이나 NHN 등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의 마켓에도 보안 솔루션을 올려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티넷을 제외하고도 체크포인트, 시만텍, 트렌드마이크로 등은 2000년 초중반에 한국지사를 오픈하고 활발하게 영업 중이다. 이들 모두 클라우드 보안 솔루션을 내놓았거나, 현재 개발 중이다.

◆ 빨라진 클라우드 보안 경쟁, 삼성ㆍLGㆍSKㆍ안랩 등 국내 ICT기업의 대안은?

LG CNS는 22일 서울 중구 ‘LG CNS 클라우드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LG계열사의 IT시스템을 클라우드로 90% 이상 전환하는 역할을 주도한다”고 밝혔다.

김영섭 LG CNS 사장은 이날 발표회에서 “클라우드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하나의 흐름이며, 이 흐름을 어떻게 선도해 나가느냐가 미래 기업 혁신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LG의 이런 움직임처럼, 글로벌 IT 환경은 클라우드로 재편되고 있다. 가트너는 2022년까지 클라우드 산업의 시장 규모가 전체 IT 서비스 산업의 3배에 달하는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약 233조8308억원(2062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199조3572억원(1758억 달러) 규모에서 올해 17.3% 증가하는 셈이다. 2020년까지 75%에 해당하는 세계 기업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또는 멀티 클라우드 환경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상업 클라우드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해 4분기 기준 34%의 세계 클라우드 시장점유율을 보유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5%의 점유율로 ‘패스트 팔로워’의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 구글과 IBM이 각각 7%의 점유율로 그 뒤를 쫓는다.

한국 기업은 순위에 없다.

다만, 이런 흐름에 맞춰 최근 클라우드 보안 시장 선점에 대기업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직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클라우드 보안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클라우드 시장이 확대되면서 보안 시장도 자연스럽게 커질 전망이다.

① LG유플러스 “이통사의 보안 노하우로 시장 공략”

LG유플러스는 LG CNS에 맞춰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들은 26일 기존 하드웨어 방식의 보안 서비스를 가상화 기술로 구현한 ‘U+클라우드 보안’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통신 사업자로서 보유한 인터넷 회선을 클라우드 보안과 연계해 토탈 솔루션 형태로도 제공 가능하다는 점이 특장점이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기존 하드웨어 방식의 보안 서비스를 가상화 기술(NFV)로 구현한 ‘U+클라우드 보안’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중소·중견기업들은 지사·지점·대리점 등의 보안 환경을 별도 장비 구매나 임대 없이 가상화 기술로 간편하게 일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동통신 사업자의 특성상 극도로 조심해야하는 개인정보를 많이 다루고 있는 만큼 보안기술에 대한 노하우가 많다”면서 “이번 서비스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안정적이고 경제적이다”고 말했다.

LG CNS와의 협력에 대해선 “LG CNS의 계획대로 전체 LG계열사 꾸려지는 클라우드 시스템에 이 시스템이 들어가는 것은 현재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통사로 그간 쌓아온 보안 노하우를 무기로 글로벌 네트워크 보안 업체 및 국내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포부다.

② ‘퍼스트 무버’ 안랩, 국내 클라우드 보안 선도 업체로 입지 굳건히

안랩은 2016년에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원격관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원격관제 서비스는 클라우드 서버 등을 24시간 모니터하며 실시간으로 보안 문제를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안랩의 보안 기술을 인정하고, 협력을 진행해 왔다. 안랩은 'AWS 어드밴스 기술 파트너'(2017년 7월), ‘AWS 올해의 기술 파트너’(2018년 3월) 등에 선정되며 글로벌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안랩은 클라우드 보안관제 서비스 부분에서 2017년 대비 2018년에 128%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는 아시아 태평양(APAC) 시장을 중점으로 고객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안랩은 현재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IBM 클라우드, KT유클라우드 비즈 등에 공공 클라우드 ‘씨앗’ 플랫폼 지원하고 있다. 독자적인 원격관제 플랫폼 ‘세피니티(Sefinity)’에 오랜 관제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침해 위협 대응 프로세스 적용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침해 위협 자동 대응을 위해 머신러닝 기반의 위협 이벤트 분석 기술도 개발에 성공했다. 클라우드 보안 솔루션 구축부터 전문적인 운영까지 숙련된 보안 전문가의 컨설팅과 관리 제공, 클라우드 보안 상황 실시간 확인 및 분석 보고서 제공하고 있다.

안랩은 포티넷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 클라우드보안 시장 진출에 대해서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등장하는 것이 관련 시장의 성장성을 방증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며 “시장이 커지면 '안랩 클라우드 보안관제'처럼 이미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기술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기업에겐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③ 삼성SDSㆍSK인포섹, 첨단 보안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 공략

삼성SDS는 지난 14일 약 20여 년간의 보안사업 노하우를 축적한 클라우드 보안 토털 서비스를 발표했다.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환 시 발생할 수 있는 보안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이 들어오고 나가지 못하도록 보호하고, 데이터 유출 시 쓸모없게 만든다는 세 가지 원칙에 입각해 기술력을 보강했다.

<정두용 기자> 조지훈 삼성SDS 보안연구팀장(마스터)이 14일 삼성SDS 잠실 Campus에서 개최한 클라우드 보안 미디어데이에서 '클라우드 데이터 보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SDS가 공식적으로 보안 관련 서비스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공지능, 화이트박스 암호, 동형암호 기반 분석 등의 기술로 클라우드의 취약점을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홍원표 삼성SDS 대표이사(사장)는 “클라우드 보안 고민 우리가 해결한다”고 자신했다.

삼성SDS 관계자는 “삼성SDS는 다양한 클라우드 환경의 애플리케이션, 인프라, 데이터를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속적으로 신기술을 적용하겠다”고 전했다.

SK인포섹은 아마존 웹서비스(AWS)와 함께 보안관제 서비스를 하고 있다. AWS 이용 고객들을 대상으로 컨설팅 등의 보안 관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향후 회사는 더 많은 클라우드서비스제공자(CSP)와 손잡고 고객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기존의 써드파티 형태 클라우드 보안관제를 비롯해 클라우드서비스제공자(CSP)와 협력해 관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출처=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동향 및 향후 전망, 강맹수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연구위원>

‘2019 국내외 보안시장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보안시장 규모는 5조7천517억 원(물리보안시장 3조8천144억 원, 사이버보안시장 1조9천373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4.2% 성장할 전망이다.

가트너는 올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규모를 2조4400억원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2조에서 22% 성장한 셈이다. 2020년엔 2조92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클라우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으로 평가받는 분야다.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는 기반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엔 “냉장고에서도 개인정보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보안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글로벌 네트워크 보안 업체가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가운데, 이 파이를 누가 차지할지에 대한 경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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