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소 대신 핵융합 발전소를 만들어라
상태바
원자력 발전소 대신 핵융합 발전소를 만들어라
  • 녹색경제
  • 승인 2011.03.22 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명 전 KAIST 이사장 '30년 후의 코리아를 꿈꿔라' 특강

“지금 일본의 원자력 발전이 큰 위험에 처해 있는데 과학자들이 원하는 것은 원자력 발전소보다 핵융합 발전소다. 원자력 발전은 핵 분열이고, 말하자면 원자탄 격이다. 핵 융합 에너지를 이용한 것이 수소탄이다. 태양열도 핵 융합에 의한 열이다. 거기에선 오염 물질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바라고 있는 것은 핵융합 발전소를 만드는 것이다.”

 
오명 전 KAIST 이사장은 지난 17일 21세기경영인클럽 (회장 김동욱 전 국회 재경위원장)이 더 플라자 호텔에서 개최한 조찬회에 참석, 「30년 후의 코리아를 꿈꿔라」는 내용의 특별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오 전 이장은 핵발전 뿐 아니라 정보통신, 인터넷, 우주 개발 등에 관해 강연을 했다. 강연 내용을 정리한다. ---<편집자주>---

미래 에너지 핵융합

핵융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1억℃ 이상의 온도가 필요하다. 이 온도에서 견딜 수 있는 용기가 아직은 없다. 핵융합 발전소가 만들어지면 인류의 에너지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전 세계 과학자들이 모여 이것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선진 6개 국이 모여 2050년에 시험기 하나를 만드는 프로젝트가 「이터(ITER) 프로젝트」인데, 여기에 대한민국이 포함되어 당당히 주도하고 있다.

1억℃의 온도에서 견디는 용기가 없기에 도너츠 같은 통에서 자장이 흘러 가운데서 1억℃의 온도가 오르는 실험 테스트를 한국에서 치러 성공했다. 한국 기술이 이 정도로 향상되어 세계를 주름잡고 있다.

우리가 우주개발에 참여했다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다. 어렸을 때 공상과학 만화에서만 다뤘던 일들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가 과연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본인이 주무 장관이 되어 한 번 해 봤으니 얼마나 보람 있었겠는가.

우리가 어렸을 때는 너무 가난했기에 가난만 물려 준 선조를 원망했지만, 그래도 우리 당대에 이렇게 잘 사는 나라를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 시대는 이제 후손들에게 존경받는 그런 세대가 되어야 하지만, 지금 우리는 우리끼리의 갈등 벽에 부딪혀 많은 문제를 빚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정말 잘 사는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한국 성공 요인은 교육

93년 대전엑스포를 유치할 때 우리나라가 후진국 입장에서 개발도상국의 위상을 보여 주기 위한 명분을 내 세웠는데, 2012년 여수엑스포 유치 활동을 할 때에는 완전히 반대가 됐다.

마지막까지 경합한 아프리카의 모로코 대표가 『왜 선진국만 엑스포를 여느냐』고 반문했을 때 애를 먹었다. 거꾸로 우리의 달라진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각국 대표들이 우리에게 한국은 어떻게 빠른 시간 동안에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느냐는 물음에 나는『우리나라 교육이 성공했다』고 말을 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한국의 교육을 높이 평가한다. 국민소득이 2만 달러인 교육 치고는 대한민국 교육 정말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이 대학 다닐 때만 해도 박사 교수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 일류 대학을 졸업한 박사들이 한국 대학에 오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예전엔 교수들이 노트 한 권으로 10~20년 동안 가르쳤지만 요즘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매년 새로운 것을 가르치지 못 하면 견딜 수 없을 지경이다. 또한 동남 아시아 국가들의 학생이 한국 대학으로 유학 오기를 열망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 교육이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 고등 학생의 84%가 대학에 진학한다. 세계에서 이렇게 진학률이 높은 나라는 없다. 또한 우리나라엔 대학이 400여 개가 있다. 그 중 4년제 대학이 절반이다.

스웨덴도 50여 개밖에 없다. 이처럼 우리 국민의 대부분은 대학을 나와 교육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유대인이 머리가 좋다고 하더라도 이젠 자신 있게 우리가 더 우위라고 말할 수 있다.

얼마 전 저녁 모임에서 20여 명이 칵테일을 주문했는데 여종업원이 메모도 하지 않고 단 하나의 실수도 없이 서빙을 하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보면 써 놓고도 틀리는 경우가 종종 있고, 계산기 없으면 잔돈도 거슬러 주지 못 하지만 우리나라 점원들은 암산으로 척척 계산하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우리 국민 수준이 높아졌다.

정보통신 혁명 시대

우리나라는 GDP의 3.5%를 R&D에 쓰고 있다. 미국이 2.7%, 영국은 2% 미만인 것을 감안하면 굉장한 비중이다. 이처럼 많은 돈을 R&D에 쓰고 있기에 새로운 기술이 많이 나온다.

우리의 기술은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내용이 많다. 특히 정보기술(IT)이 이만큼 발전한 데는 R&D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본인은 81년에 체신부 차관이 됐다. 41살 젊은 관료로서 의욕적으로 일을 했다. 당시엔 전화 신청을 하면 1년 이상 기다려야했다. 청색·백색 제도가 있었는데 전화를 사겠다는 사람은 많으나 돈이 부족했다. 차관을 도입하고 채권을 발행해 회선을 사올 수 있었다.

선진국들이 기술 없는 후진국에 비싼 값으로 바가지를 씌웠다. 그 때 우리가 이것을 국산화하자고 하고 R&D에 투자해 첫 번째로 개발한 것이 전전자 교환기(TDX)다.

지금도 과학기술계의 일화로 TDX 프로젝트는 유명하다. 그 때 우리는 컬러TV도 못 만들던 시대였는데 선진 6개국만 만들던 세계에서 가장 어렵다는 TDX를 국산화하자고 하니 모두가 웃을 따름이었다.

TDX 국산화 연구에 1,000억 원이 들어간다고 했는데 지금 같아선 시끄러워졌을 테지만 그 땐 아무도 관심이 없고 내용도 잘 몰라 간섭이 없어 일하기가 수월했다. 정부에 R&D 예산을 요청했는데 그건 선진국들만 하는 것이라고 거절당해 다른 식의 방법을 찾았다.

신사업법에 통신 사업자는 매출의 3% 이상을 R&D에 사용해야한다는 조항을 넣어 법을 통과 시켰다. 아무도 관심이 없어 국회까지 잘 통과됐다. 통신공사 매출의 3%가 얼마나 많은 돈인가. 그런 돈을 1년에 1,000억 원 이상씩 R&D에 투자하면서 IT 분야에서 기술개발이 시작됐다.

미국보다 10배 빠른 인터넷

전전자 교환기가 성공하고 당시 가장 앞서 가던 반도체 4메거 D램을 완성시켰으며, 수퍼미니 컴퓨터를 성공시켰고, 행정전산망을 완성시켰다. 이것들은 다른 곳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이야기들이다.

처음 옵티컬 케이블이 나올 때 사용할 수 있을 지에 고민을 많이 했는데 용감하게 백본 망부터 옵티컬 케이블로 다 깔아 버렸다. 이건 이론적으로 더 좋은 시설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에는 핸드폰이 없었지만 당시 미국 AT&T가 시카고에서 처음 시험 운영을 했다.

아주 성공적인 데이터가 나왔다. 그 때 미국서 채택하기에 앞서 한국이 채택함으로써 통신·IT 분야에서 큰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렇게 되기 시작하니 전자 교환기도 회선당 800달러, 600달러 하던 것이 나중에는 100달러 미만으로 내려 가게 되었다. 1년에 100만~200만 회선씩 공급해서 5년만에 전화적체 현상을 완전히 해소하고 수출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 당시 옵티컬 케이블을 처음부터 깔았기 때문에 지금 미국·일본보다 옵티컬 케이블 이용 비율이 높고 인터넷 스피드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오바마 정권의 IT정책 중 2012년까지 각 가정에 100MB 인터넷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중요한 공약이다. 우린 지금 1GB가 나와 미국보다 10배 빠른 인터넷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의 IT 인프라는 세계에서 경쟁자 없는 최고가 됐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최고 수준이 못 되지만 점차 나아져 가고 있다. 체신부에 있을 때 소프트웨어 인력 10만 양성 플랜을 펼쳤다.

계 각국 소프트웨어 회사들과 손잡고 해외로 나가는 사업을 펼쳤으나 잘 되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인도가 뒤늦게 소프트웨어 시장에 파고 들어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발전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머지 않아 소프트웨어 강국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나로 호를 발사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러시아 기술로 우리나라에서 발사했다고 말하지만 전체 시스템도 우리 기술이며, 고체 연료도 우리 것이다. 다만 그 안에 들어 가는 액체 로킷을 러시아에서 가지고 왔다.

꿈같은 우주개발 참여

어느 나라도 처음 로킷을 발사할 때 자국 능력으로 발사한 나라는 없다. 미국과 소련도 독일의 로킷 기술자 도움을 받아 발사했고, 일본도 미국의 도움을 받았다. 인공위성을 처음 발사해서 성공할 확률은 26% 정도다. 나로호 현장에서 실패한 것에 너무 아쉬워하는 과학자들을 위해 세 번째는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또한 그 발사를 나는 90%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인공위성이 궤도에 진입하는 것은 2차적인 문제이고 로킷 기술을 갖고 싶은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북한은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우린 300Km 이상을 발사하지 못 하게 돼 있다. 지난 번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한다고 하면서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때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비록 실패했지만 그 로킷이 미국까지 날아 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인공위성을 쏘는 로킷이라고 하는 것은 ICBM이다. 우리가 군사적으로 접근을 못 하게 돼 있지만 과학기술 측면에서는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과학기술 차원에서 인공위성을 발사해 올리면 그 로킷이 ICBM인데, 그 기술을 우리가 보유하는 것은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

남북 대치가 끝나더라도 우리가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큰 의미가 있어 추진한 것이다. 이 번에 러시아에서 협조받아 가지고 온 액체 로킷은 최신의 것이다.

우리가 발사하는 로킷은 프랑스나 일본이 발사하는 로킷보다 한 세대 앞선 것으로 시험하고 있고, 첫 번째 쏴서 300Km 올라 갔으면 미국까지 날아가는 로킷이 성공한 건데, 그건 90% 성공아니냐는 뜻에서 그렇게 말했다.

그 후 언론에서도 「발사 성공, 궤도진입 실패」란 표현을 하게됐다.

◇연사= 現 KAIST 이사장/ 웅진에너지&폴리실리콘 회장/ㆍ前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 교통부 장관/ 체신부 장·차관/ 대전세계박람회(EXPO) 조직위원장/ 동아일보사 사장·회장/ 아주대·건국대 총장/ 육군사관학교 교수/ 원광대·아순시온 국립대 명예박사/ 뉴욕 주립대 공학박사/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육군사관학교 졸업/ ㆍ저서: 「30년 후의 코리아를 꿈꿔라」 외 다수.

녹색경제  gree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