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 스즈키컵 우승 후폭풍 '베트남 국민영웅' 등극...삼성·LG 등 한국기업도 후광효과
상태바
박항서 매직, 스즈키컵 우승 후폭풍 '베트남 국민영웅' 등극...삼성·LG 등 한국기업도 후광효과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12.16 14: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전자 베트남 1위 기업...현대자동차 전년 대비 2배 판매 등 한국기업 박항서 효과 '톡톡'

"박항서 사랑해요! 베트남 무적!"

박항서 감독은 15일 베트남의 스즈키컵 우승으로 베트남 국민영웅이 됐다.

베트남 국기와 함께 태극기가 거리에 나부끼고, 박항서 감독 얼굴이 새겨진 깃발은 물론 초상화까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한국말 인사는 이제 예삿일이 됐다.

박항서 감독에 대한 열광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에도 더 큰 기회를 가져다 줄 전망이 나온다. 

박항서 매직은 한국기업 등 한국-베트남 양국간 협력시대를 강화했다

박항서 매직에 따라 베트남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국내 기업을 살펴보자. 

우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올해 베트남을 잇달아 방문해 투자 확대 계획을 밝히는 것만 보더라도 베트남 시장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의 국민기업 자리는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다. 기업평가리포트 베트남리포트(VNR)가 발표한 2018년 베트남에서 가장 큰 500대 기업(VNR500) 리스트에서 삼성전자는 1위에 올랐다. 2위와 3위는 국영 대기업인 베트남전력공사(EVN)과 베트남석유가스그룹(PVN)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베트남 총리가 면담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 1위 기업에 오른 건 작년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다. 삼성은 가전, 스마트폰 등 여러 공장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의 수출액은 지난해 428억 달러를 기록했다. 베트남 전체 수출액(2140억 달러)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지 직원은 10만 명이 넘는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6000개 이상이다. 직접 고용만 18만명에 이른다. 1990년 이후 지금까지 베트남에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는 한국이다.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금액은 사상 최대인 62억달러를 넘었다. 한국 기업은 베트남 경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베트남 국회의장 초청 한국-베트남 투자 무역 포럼이 최근 한국에서 열렸다

 

LG전자는 베트남 하이퐁에 있는 통합 생산 공장에서 TV와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만들고 있다. LG전자 하이퐁법인(LGEVH)은 지난해 99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LG전자의 종속기업과 해외법인 중 여섯 번째로 많은 규모다. 올 상반기 매출 1조345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11월까지 베트남 시장에서 지난해(2만6881대)보다 2배가량 늘어난 5만548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기아차 역시 지난 10월에 지난해 전체 판매량인 2만2136대를 넘어섰다다. 박항서 효과다. 

김승연 한화 회장이 배트남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한화그룹도 베트남을 전략기지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최근 2011년 이후 7년 만에 베트남을 방문했다. 한화는 베트남 하노이 인근 화락 하이테크 단지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기 엔진부품 신공장을 건설한다. 한화생명·한화테크윈·한화에너지 등 베트남 진출 계열사들도 시너지를 기대한다.

2007년부터 베트남에 투자해 2014년 기준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효성그룹, 베트남 현지에 투자법인을 설립하며 이제 시동을 건 SK그룹 입장에서도 박항서 매직이 반갑다. 

베트남 효성 법인 전경

롯데그룹은 '축구'를 주제로 광고캠페인 등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베트남은 롯데제과·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지알에스·롯데시네마·롯데자산개발·롯데호텔 등 가장 많은 16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을 정도로 롯데그룹 입장에서 '핵심 전략 국가'로 꼽힌다.

한국기업 활동이 활발하면서 베트남에서는 한국어 전공자가 두 배 월급을 받는 등 혜택을 받고 있다. 한국어학과 졸업 1~5년차 직장인은 평균 1400만동(약 65만80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졸 평균 월급(749만동ㆍ약 35만2000원)의 2배 수준이다. 지난해 베트남 1인당 소득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약 20만5000원에 그친다.

이는 박항서 열풍과 함께 한국 기업은 물론 한국 관련 문화 수출 등에도 큰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베트남에서 축구 소재 광고캠페인에 나섰다

베트남 기업들은 박항서 감독에게 내건 우승 상금을 전달하기 바쁘다. 이미 명예를 얻은 박항서 감독은 조만간 돈방석에 앉게 된다. 

현재 '박항서 매직’이 '쌀딩크' 박항서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이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려 베트남 전역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고 있다.

베트남 사령탑에 오른 지 단 1년 만의 쾌거다.

베트남은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 2018년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1승1무 합계 점수 3대2로 우승한 것.  

특히 베트남은 2008년에 이어 10년 만에 스즈키컵 우승이라 감회가 새롭다. 

박항서 감독은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았다.

박 감독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우승 트로피를 베트남 국민들에게 드리고 싶다"면서 "내 조국 대한민국도 사랑해달라"고도 말했다. 

베트남은 최근 A매치 16경기(9승7무) 연속 무패행진을 달렸다. 박항서의 베트남은 내년 3월 26일 벤투 감독의 한국과 친선 A매치를 갖는다. 

이제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국민영웅을 넘어 '레전드'로 남을 전망이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으로 간 후 출전하는 대회마다 놀라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아시아 U-23 대회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4강 그리고 마침내 스즈키컵 우승에 도달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 역사에 남을 명장은 물론 전설이 됐다. 박 감독을 빼고는 베트남 축구 역사를 거론하기 힘들게 됐다.

베트남 국민들이 박 감독의 서포터즈다. 베트남 권력 서열 2위인 총리가 포옹하며 엄지척을 보낸다. 선수들은 박항서 감독을 존경하고 충성한다. 친근한 이미지도 함께 얻고 있다. 선수들이 박 감독에게 물을 뿌리며 즐거워한다.

박항서 감독 기자회견에 난입해(?) 물뿌리면서 흥겨워하는 선수들.

박항서 매직의 여파는 베트남과 동남아시아를 넘어 그의 조국 한국을 강타하고 있다. '시청률이 미쳤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말레이시아와의 스즈키컵 결승 1차전 시청률이 5%에 육박하면서 케이블 스포츠 채널의 역사를 바꿨다. 이어 15일 밤 벌어진 결승 2차전 시청률은 '대박'이다. 생중계한 SBS의 시청률이 18.1%로 1위를 차지했다. 굴지의 방송사 드라마를 모두 눌렀다. 

경기 중계를 맡은 배성재 캐스터는 “베트남에서 열풍이라는 것이 한국에서도 열풍이라고 하고, 다시 베트남에서도 한국에서 열풍이라고 하는 등 무한루프 되고 있다”며 신기한 상황이라고 평했다.

한국과 베트남의 끈끈한 호감은 한국기업들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문화교류와 함께 양국 협력시대를 더욱 증진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