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자동차 불황...부산·경남銀 중기대출 건전성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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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업·자동차 불황...부산·경남銀 중기대출 건전성 악화 우려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8.11.0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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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선, 철강 등 중공업에 이어 자동차산업의 실적부진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곧 공개될 3분기 부산·경남은행의 중기대출 건전성지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중소 부품업계 몰락이 현실화되면 총 31조원에 달하는 관련 업종 대출부실과 향후 전개될 금리인상 영향으로 금융기관들의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2일 감독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시중은행이 올해 초 자동차 업종을 엄격한 여신 심사가 필요한 ‘관리업종’으로 지정해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매출 규모가 100억원 이하인 2·3차 자동차 협력회사들은 이미 2~3년에 걸쳐 매출이 떨어지고 비용을 그대로 지출해 신용등급이 낮아졌다”며 “은행별로 자동차 업종을 관리업종으로 지정해 대출 한도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산업별 대출 통계에 따르면 ‘자동차 및 트레일러’ 산업 은행 대출금은 올해 2분기 기준 31조1954억 원이다. 지난해 4분기(31조9303억 원)와 올 1분기(31조9617억원)에 비해 다소 줄어든 상태다. 

그런데, 지난달 25일 공개된 3분기 현대자동차의 실망스런 실적치로 자동차산업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증폭됐고, 울산지역 자동차부품 업계의 위기감도 적지않게 고조됐다.

최근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이 28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0% 급감했고 영업이익률은 1.2%로 3.8%p나 하락했다. 지난 2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아차도 영업이익이 1713억원, 영업이익률은 0.8%에 머물렀다.

쌍용차는 올해 3분기 22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작년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지난 5월부터 경영 정상화에 나선 한국지엠(GM)은 여전히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현대차 1차 협력업체인 리한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데 이어 다이나맥, 금문산업, 이원솔루텍 등이 잇따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했고 2차 협력사인 에나인더스트리가 지난 7월 만기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처리되는 등 줄도산 위기에 내몰렸다.

지역 자동차부품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와 완성차 업체의 실적부진이 그대로 하도급업체로 이어지면 관련부품산업의 생태계가 생존자체를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고 걱정했다.

금융감독원이 앞서 공개한 지난 8월말기준 은행 대출 연체율은 0.61%로 전월보다 0.05%p 증가했다. 

특히, 은행권의 기업대출, 가계대출 모두 2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기업대출 연체율은 0.87%로 전월말 대비 0.06%포인트 증가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1.80%로 전월말 대비 0.01%포인트 증가했는데,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65%로 전월보다 0.07%포인트나 높아졌다.

그중, BNK금융지주의 계열사인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은 다른 지방은행들과 비교해 건전성 판단 지표 중 하나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은 올 상반기 모두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를 넘겼다. 특히 경남은행의 올 상반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9%로 전년 동기 대비 0.39%포인트 상승했다. 부산은행도 같은 기간 0.19%포인트 소폭 상승한 1.43%를 기록했다. 

다른 지방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북은행 0.84%, 대구은행 0.70%, 광주은행 0.65%, 제주은행 0.64%로 모두 1% 이하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지난 2년간 꾸준히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왔다. 정부가 가계대출 정책을 강화하면서 기업대출 비중을 늘려온 데 따른 것이다. 

올 상반기 부산은행의 경우 중소기업 대출이 전년 동기대비 3486억원을 늘어난 23조2924억원으로 이는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남은행도 같은 기간 4292억원 늘린 17조46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산·경남은행의 대출 건전성이 이처럼 경쟁 지방은행들에 비해 낮은 것은 부실채권이 워낙 많아서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올해 6월말 고정이하여신은 9623억원으로 지방은행 전체(1조4855억원)의 64.8%를 차지했다. 이는 지방은행들이 보유한 부실채권 중 3분의 2가까이가 부산·경남은행 두 곳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부실채권이 불어나는 배경에는 몇 년 째 계속되고 있는 조선과 철강 등 산업의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부산·경남의 핵심 산업이 위축되면서 이 지역에 영업의 기반을 두고 있는 양 은행까지 그 충격파가 미친 영향이다.

특히 울산 동구, 거제, 통영·고성, 창원 진해구 등이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지역경제 악화가 지역을 근간으로 하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여신건전성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선업종 등을 중심으로 부실에 따른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위기를 넘기긴 했지만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아직 갈 일이 멀다"며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실적을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들을 상대로 많은 대출을 내준 은행들의 여신 건전성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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