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중 정몽규 회장만 청약에 참여한 유상증자를 완료하면서,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그룹에는 최상의 결과를 낳았지만 투자자들은 아쉬움이 남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몽규 회장의 지배력은 높아지고 배당성향은 예상보다 낮아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HDC의 시가총액은 8100억원(19일 종가 기준)에서 1조5300억원으로 늘었고, 정 회장의 HDC 지분율은 13.36%에서 31.41%로 크게 늘었다. HDC의 HDC현대산업개발 지분율도 7.03%에서 32.99%로 증가했다.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면서 입법예고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이슈도 해결했다는 평가다.
20일 라진성 키움증권 책임연구원은 "최대주주(정몽규 회장)의 경우 지주회사 지분이 31.41%까지 증가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HDC 역시 사업회사 지분을 32.99% 보유하게되면서 시장에서 추가매입해야 하는 부담을 덜게 됐고, 사업회사의 배당성향이 분할 시점에 예상됐던 30~40%에 크게 못미칠 수 있는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당장 3분기부터 입주예정 사업 부재로 하반기에는 자체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라며 "지주회사는 생각보다 많은 청약으로 희석효과가 커졌고, HDC아이서비스의 상장도 취소됐으며 당사가 히든밸류로 생각했던 인프라 자산의 경우 중장기에 걸쳐 사업회사로 인도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할 당시 기대와 달리 HDC그룹의 투자 매력도가 다소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분할 이슈로 적정 기업가치 대비 과도하게 할인되어 거래되어 왔고 실적 역시 본질가치가 아닌 회계이슈라는 점을 감안해 저평가 국면에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HDC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주들로부터 HDC현대산업개발 발행주식의 현물출자 신청을 받고, 그 대가로 현물출자를 한 주주들에게 HDC 신주를 발행, 배정하는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현물출자 대상 주식인 HDC현대산업개발의 기명식 보통주식 보유자들로부터 지난달 30일부터 18일까지 공개매수 청약을 받아 최종 확정된 공개매수 주식수량은 1140만5239주다. 이에따라 HDC는 2829만5761주의 신주를 발행하게 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중 최대주주인 정몽규 회장만 이번 청약에 참여했고, 보유주식 13.36% 모두 현물출자에 성공했다.
백성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