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동연 부총리에 바이오 규제완화 요청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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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동연 부총리에 바이오 규제완화 요청한 이유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08.0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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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가 요청...바이오 업계의 연구개발 비용처리 현안 해결 포석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만났다. 이 날 간담회에서는 삼성측은 바이오 규제완화를 비롯 평택공장 3·4라인 전력 확충, 5G(5세대 이동통신), 외국인투자 등과 관련된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김 부총리는 정부 차원에서 일부 사안에 대해선 '전향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부총리는 6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공장을 찾아 이 부회장과 만났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찾은 김 부총리는 3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된 이 날 행사에서 이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반도체 생산라인 방문, 구내식당 식사, 비공개 간담회 등의 일정을 함께 했다. 

이번 현장 소통 간담회에는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가 참석했는데 바이오 규제완화를 염두해둔 포석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간담회에는 정부측에서 김 부총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중소벤처기업부 차관,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삼성 측은 이 부회장과 고 대표 이외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삼성전자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김 부총리는 간담회 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삼성전자 측이 요청한 규제 완화 사항을 공개했다. 김 부총리는 “삼성전자 측에서 바이오 사업 관련 규제 몇가지에 대해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반도체 공장 증설 시 전력 확충 문제, 외국인 투자 관련 규제 등의 애로사항도 정부가 해소해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날 바이오 규제완화 요청은 이 자리에 참석한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이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사장은 미국 유럽 등 해외 임상시험 연구·개발(R&D)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 약가 정책 개선 등을 건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요청에 대해 김 부총리는 “제가 일부 규제의 경우 전향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했고, 일부는 추후 관계 부처 검토를 거치겠다 했다”며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규제를 패키지로 완화하는 방식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김동연 부총리가 방명록에 서명하는 동안 옆에 서 있다.

또한, 김 부총리는 "삼성전자의 건의와 애로사항에 대해선 간담회에 참석한 각 부처 차관, 차관보들이 적절하게 답변했다"며 "어떤 건은 전향적으로 해결하겠다 하고 어떤 건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바이오 사업 관련 규제완화를 요청한 주요 이유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의 경영 애로사항인 회계처리나 특례상장 등과 같은 실질적인 지원책이 수반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부정 논란과 끊이지 않는 주요 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 비용처리 문제가 되는 것도 그 이유"라고 말했다.

바이오 기업의 특성상 공장을 준공하고 제품을 개발하기까지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소요되는데 기존 산업군의 잣대에서 재단하다 보니 회계 문제에서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수준에 맞는 회계처리 기준을 마련하되 바이오 기업의 특수성을 감안한 독자적인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장기적 선진국 수준의 바이오 기업 육성책 이전에 우선 마음껏 연구개발에 몰두할 수 있도록 국내 바이오 기업의 현실을 반영한 회계기준이 필요하다는 것.

이 부회장은 바이오 규제완화 이외 AI(인공지능), 5G 등에 대해서도 김 부총리에  몇가지 건의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삼성전자와 나눴던 대화의 첫째 화두는 미래인데 삼성 측에선 미래를 위해 AI(인공지능), 5G, 반도체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며 "미래 먹거리를 위해 민간이 못하는 일은 정부가 하고 엔진은 기업과 민간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이 부회장은 "가치 창출, 일자리 창출을 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연 부총리 등 정부측 인사들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측 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 부총리는 "오늘 방진복을 입고 평택캠퍼스 연구실에 들어가보니 각 공정별로 스마트화됐는데 1, 2차 협력사에 스마트 팩토리를 지원하고 앞으로 3차 협력사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며 "5G, 바이오, 반도체, AI 등을 통한 비즈니스, 일자리 창출이 우리 경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정부가 주도하는 혁신성장 경제정책에 대해 삼성전자 역할론으로 화답한 셈이다.  

이 부회장과 회동을 앞두고 투자 및 고용 계획 발표가 잠점 연기된 것과 관련 논란에 대해 김 부총리는  "정부 역할은 기업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들어주는 것이며 오늘 만남은 기업의 기를 살리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삼성의 투자 및 고용계획) 발표 내용이나 시기는 전적으로 삼성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투자는 기업 자체적으로 결정할 일로, 정부가 종용할 성격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김 부총리는 "오늘 삼성에서 브리핑한 사업계획 중 구체적 숫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 측에서 진정성을 갖고 굉장히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구체적인 금액 등 이야기가 안 나온 이유도 이 부회장이 어제(5일) 귀국했고, 구체적 사업계획을 만드는 과정이라 그런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여러달 준비해왔기 때문에 멀지 않은 시간 내 이야기하지 않을까 기대하는데 전적으로 삼성에 달린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연 부총리가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해 구내 식당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식사하면서 다정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번 간담회에 앞서 이 부회장은 김 부총리가 도착하기 전 미리 마중을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김 부총리가 도착하자 두 사람은 악수를 하며 가볍게 환담을 나눴다. 김 부총리는 방명록을 통해 "우리 경제 발전의 초석 역할을 해내 앞으로 더 큰 발전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김 부총리는 이 부회장에게 이병철 창업주가 감명깊게 읽은 것으로 알려진 '톨스토이 단편집'과 과거 아주대 총장 재직 시설 저서인 '있는자리 흩뜨리기' 등 책 두 권을 선물했다.

김 부총리가 삼성을 방문한 건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김 부총리가 대기업 총수와 간담회를 갖는 건 이번이 5번째다. 앞서 김 부총리는 지난해 12월부터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과 시차를 두고 만난 바 있다.

한편, 김 부총리의 이번 평택사업장 방문에 기재부 기자단의 취재만 허용하고, 삼성전자 출입기자들의 현장 접근이 불허된 것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기재부 주관 행사라서 삼성전자는 장소만 제공한 형국이라는 말이 나온다.  주객전도의 전시 행정이라는 이야기다. 김 부총리가 현대자동차 환경기술연구소 방문시에는 특별한 제한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기재부 관계자는 “평택공장은 첨단기술을 다루는 보안시설이라 삼성과 협의해 결정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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