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는 곰이 부리고.."...정부, 김동연-이재용 면담후 100조원규모 투자계획 발표
상태바
"재주는 곰이 부리고.."...정부, 김동연-이재용 면담후 100조원규모 투자계획 발표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08.02 0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동연 부총리 평택공장에서 비공개 오찬...기재부가 삼성전자 계획 대신 발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받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음 주 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면담한 직후 10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계획 및 상생 혁신 생태계 조성을 통한 일자리 확대 계획을 발표할 전망이다.

민간기업의 옆구리를 찔러 일자리 창출과 투자 계획 발표하도록 압박하고 정부가 나서서 발표하며 생색을 내는 꼴이다.

이 부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에서 만난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 공장 라인투어와 비공개 오찬 면담 등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이 부회장과 김 부총리 면담 직후 기획재정부 명의로 삼성전자의 투자 및 일자리 확대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만나 투자와 일자리 주문을 한 후 이 부회장이 정부에 화답하는 형식인 셈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좌)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우)

삼성전자가 준비 중인 투자 및 고용확대 방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경제정책인 '혁신성장'에 방점이 찍혀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 정권의 '혁신성장' 정책에 맞추는 방향으로 계획 수립에 나선 것. 삼성전자는 이러한 계획을 두고 여러 안 중에서 고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혁신성장' 키워드와 부합하는 인공지능(AI) 분야를 비롯한 등 4차산업혁명 분야에 투자를 집중 확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분야 뿐 아니라 인공지능, 빅데이터, 의료기기 장비, 5세대(5G) 통신 등 미래 성장 동력 기술 분야가 주요 대상이다.

삼성전자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미래 성장 동력 분야에 투자를 대폭 확대해 '한국을 삼성의 미래 기술 전진기지로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는 것이다. 이는 문 대통령의 혁신성장 기조와도 맞아떨어지고 인도에서 대통령이 요청한 투자 및 일자리 창출에도 화답할 수 있는 해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과 김 부총리 회동에 따라 문 대통령이 요청한 투자와 일자리 주문에 자연스럽게 화답하는 모양새가 된다.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 2공장에 대한 30조원 투자를 비롯해 100조원 이상의 중장기 투자를 비롯 중소기업 및 1~2차 협력사 등과의 상생방안도 함께 발표한다. 스마트팩토리 지원, 1~2차 협력사 지원 등을 포함해 대규모 상생방안도 함께 패키지로 발표된다. 삼성전자는 1일 이사회에서 5년간 600억원 규모의 국내 중소기업 스마트팩토리 지원 사업을 확정한 바 있다. 

또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신입사원 채용도 확대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일자리 확대 요청은 물론 최근 청년 실업 등 최악 상황을 고려한 화답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역대급 자리 패키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9일 인도 회동 당시,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직접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신규 채용 규모를 비공개로 하고 있지만, 매년 7000~8000명을 채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1만명 규모의 신규 채용 방안이 나오고 있다. 신입사원 채용 확대 뿐 아니라 청년대상 취업 및 창업 지원 등도 대책에 포함된다. 다만 무작정 채용을 늘리는 것은 사업을 고려해 부담이다. 가령 반도체 공장의 경우 자동화 공정이기 때문에 투자 규모 대비 고용 인원은 많지 않다. 

이번 부총리 회동에 따라 삼성전자는 기존 다른 대기업의 사례에도 주목했다. 앞서 김 부총리와 총수간 회동을 가진 주요 그룹과 비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부총리와 가장 먼저 만난 LG그룹은 올해(2018년) 19조원 투자, 1만 명 고용을 발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5년간 23조원 투자, 4만5000명 고용을 약속했고, SK그룹은 3년간 80조원 투자, 2만8000명 고용을 발표했다. 신세계그룹도 3년간 9조원을 투자하고 매년 1만명 신규 채용을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는 김 부총리가 그간 주요 그룹 총수와 회동을 추진해온 방식에 맞춰 투자계획과 상생방안 등을 수립해, 기재부와 최종 조율 중에 있다. 이번 투자방안 등 패키지 발표는 삼성전자이 아닌 기재부가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형식이다. 기재부는 LG, 현대차, SK 등 총수와의 회동에서도 각 그룹으로부터 투자 및 고용 계획안 등을 받아 대신 발표한 바 있다. 정부가 생색을 내는 듯 비추어진다.

이러한 정부의 대기업 압박 방식에 대해 논란도 있다. 정부가 투자와 일자리 쇼크에 직면하자 삼성에 'SOS'를 친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자 김 부총리는 1일 "다음 주 삼성을 방문할 예정인데 이와 같은 대기업들 방문에 대해 투자를 요청한다든지 SOS를 친다고 하는데 전혀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 "이제까지 방문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 어디에도 투자를 종용한 적은 없고 경제활력 여건조성, 애로사항 해소 등을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유럽 출장 중 투자 및 고용 계획 등을 검토하는 등 여름휴가 기간을 가장 바쁘게 보내고 있다. 삼성전자 주요 임원들도 여름휴가를 반납한 채 대통령과 경제 부총리에 줄 고용 및 투자 패키지라는 선물에 고심 중이다. 다음 주 6일 이 부회장과 김 부총리 면담 직후 발표될 삼성의 투자 및 일자리 계획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