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건 반도체 뿐인데...메모리반도체 성장률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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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건 반도체 뿐인데...메모리반도체 성장률 '주춤'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6.0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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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력 메모리보다 시스템 반도체 성장률 높아져

한국경제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조선, 철강, 자동차, 디스플레이 사업 등이 최근 중국의 약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보릿고개를 겪는 가운데, 국내 경제지표를 떠받치는 메모리 반도체 성장률도 주춤한 탓이다. 

8일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지난 4월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374억2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6.8% 감소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22.2% 늘어나며  성장률 자체는 높아졌으나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의 명암이 갈렸다. 

반도체 시장은 컴퓨터, 스마트폰 등에서 연산 처리를 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와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로 나뉜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분야는 이 중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다. 시스템 반도체는 비메모리 반도체라고도 불리며 인텔이 약 25년간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군림하고 있다. 

지난 4월 374억2000만 달러 규모의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은 254억3000만 달러, 메모리는 119억9000만 달러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반도체 시장에서는 시스템 규모가 메모리보다 큰 상태가 유지돼 왔다. 문제는 성장률이다. 

메모리는 전년 대비 41.9% 증가한 성장률을 보였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매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새로 쓰고 있다. 하지만 증감율은 지난해 9월을 정점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전월 34.1%에서 32.0%로 하락했다. 

반면 시스템의 증가율은 전년 대비 14.6%에 불과했으나 성장률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향후 전망도 시스템 쪽이 더 낫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는 PC, 스마트폰 등에서 자동차, 산업설비, IoT(사물인터넷) 기기 등에 많이 쓰인다. SoC(System on Chip) 시장도 성장중이다. 커넥티드카, 스마트홈 등 시장이 확대될수록 시스템 반도체 시장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지속적인 호황을 누리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의 막대한 투자로 공급이 확대되면 메모리 '치킨 게임'이 다시 시작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 생산설비 확충 등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 기업의 부담도 크다. 

IHS리서치는 메모리 반도체가 올해 1484억 달러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2025년 1281억 달러로 축소되는 반면, 시스템 반도체는 2025년 3970억 달러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1분기 디스플레이 업계를 선도했던 LG디스플레이는 6년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수익의 원천이었단 LCD 패널 가격 하락과 중국 업체들의 공급 확대가 원인이다. 전세계 디스플레이 업계 1위 자리도 중국의 BOE에 내줬다. 

반도체, 특히 메모리반도체는 지난 5년간 국내 경제지표를 떠받치는 역할을 했다. 

지난 3일 한경연이 발표한 '12~17년 30대 그룹 재무실적 분석'에 따르면 작년 30대 그룹 상장사 182곳의 1인당 매출액은 10억1815만원, 1인당 영업이익은 1억 606만원으로 나타났다. 5년 전에 비해 매출이 5% 줄었는데도 영업이익은 49%나 늘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빼고 집계한 결과 5년 전보다 1인당 매출은 10% 줄고, 영업이익은 1.4% 느는데 그쳤다. 결국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착시효과였다고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48조2000억원은 나머지 상장사 180곳의 영업이익 41조3000억원 보다도 컸다. 반도체 산업이 다른 제조업과 달리 인건비 비중이 극히 적은 탓도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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