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현대차 지주회사 전환하라"...현대차에 압박 수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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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현대차 지주회사 전환하라"...현대차에 압박 수위 높여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4.2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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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모비스 합병 및 분할해 지주사로 전환할 것 주장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해 지주사로 전환할 것을 제안하고 나섰다. 과거 삼성물산 지분 7.12%를 무기로 삼성그룹을 위협했던 엘리엇은 현대차그룹 지분 약 1조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23일(한국시간) 엘리엇은 별도로 개설한 홈페이지를 통해 '현대 가속화 제안'을 발표하며 "지주사를 경쟁력 있는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로 재탄생시켜 현재의 복잡한 지분구조를 효율적으로 간소화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한 회사를 상장지주회사인 현대차홀드코와 상장사업회사인 현대차옵코로 분할하고, 현대차홀드코가 현대차옵코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기아차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홀드코 및 현대차옵코 지분에 대한 전략적 검토를 통해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기아차의 자본을 확충할 것도 요청했다. 

이어 "현대모비스, 현대차의 과대화된 대차대조표 해소를 위해 현재, 미래의 모든 자사주를 소각하고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주식에 대한 적정가치를 검토하고 자산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좌)과 정의선 부회장(우)

엘리엇은 현대차의 지분 약 1조원어치를 보유하고 있지만, 현대글로비스 지분이 없어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선안에 따를 경우 큰 이익을 보지 못한다. 이에 행동주의 펀드가 지배구조 개선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고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엘리엇의 제안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대규모 주주환원을 요구하고,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비율에 대한 반대로 읽힌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의 방안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변화 과정을 중단시킬만한 사항은 되지 않는다"라며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주가는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엘리엇은 미국 억만장자 폴 싱어 회장이 1977년 설립한 헤지펀드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 지분 7.12%를 무기로 당시 삼성그룹이 추진하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고 나선바 있다. 삼성물산은 개인 주주를 설득해가며 위임장을 받았고, 국민연금의 도움까지 받아 엘리엇의 공격을 막아냈다.

2016년에는 삼성전자 지분 0.6%를 확보하고 지주회사 전환과 나스닥 상장을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엘리엇의 요구를 들어주진 않았지만 자사주 49조3000억원 어치를 소각하며 엘리엇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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