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현대車 그룹 지배구조 개선 자금줄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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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현대車 그룹 지배구조 개선 자금줄 '급부상'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4.1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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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과 합병 시 합병비율 놓고 논란 일듯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뤄왔던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재계의 시선이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쏠린다. 정몽구 회장에서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그룹 승계 과정에서 자금줄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비상장사인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가지고 있는 개인 최대주주다. 정몽구 회장은 4.68%를 보유 중이다. 

재계에서는 지배구조 개선에 양도소득세만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방법을 택한 정 부회장이 자금 확보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력한 방안으로 모회사인 현대건설과의 합병 혹은 상장이 점쳐진다. 두 경우 모두 현대차그룹이 오래전부터 정 부회장으로의 승계를 염두에 두고 현대엔지니어링의 몸집을 불려왔다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현대엔지니어링은 그간 정 부회장의 ATM처럼 여겨져 왔다.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하던 현대엠코 주식 261억원어치를 매입한 후 2005년 현대엠코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113억원을 더 추가해 25%의 현대엠코 지분을 갖게 됐다. 

이후 현대엠코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연속 배당을 실시해 정 부회장은 476억원을 배당 받았다. 취득가보다 높은 배당액을 챙겨간 셈이다.  

2014년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가 합병하며 정 부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보유하게 됐다. 

합병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은 승승장구 했다. 모회사인 현대건설의 자산은 2014년 약 13조4000억원 수준에서 2016년 약 14조9000억원 으로 약 8% 가량의 증가에 그친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같은 기간 5조7000억원 규모의 자산이 6조7057억원으로 15% 가까이 늘었다. 

수익성도 현대엔지니어링이 앞선다. 현대건설의 작년 매출은 10조1680억원, 영업이익은 4188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4.1%다. 현대엔지니어링은 5조7748억원의 매출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 4876억원으로 영업이익률 8.4%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의 몸집이 두 배 가까이 크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익률이 두 배 이상이다. 

연봉기준으로 비교해도 지난해 말 기준 현대건설 평균연봉 7500만원보다 현대엔지니어링 평균연봉이 8000만원으로 더 높다. 

주가 역시 현대엔지니어링이 훨씬 높다. 현대건설은 11일 종가 기준 4만2450원에 불과한데 반해, 비상장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장외가 75만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정 부회장이 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의 몸집을 키워왔다는 관측의 근거가 되는 수치다. 만약 두 회사가 합병을 하게 된다면, 합병 비율을 놓고도 논란이 일 가능성이 크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에는 지난해 12월 노조가 설립됐다. 노조 관계자들은 "현대엠코와의 합병 과정에서 광범위한 권고사직과 징계해고가 남발됐다"며 "만약 또다시 인수합병을 진행할 경우 현대엠코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구조조정과 인사조치에 대해 조합원들을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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