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규제당국, "퀄컴 주총 30일 연기하라"...브로드컴의 적대적 M&A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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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규제당국, "퀄컴 주총 30일 연기하라"...브로드컴의 적대적 M&A '제동'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3.0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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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심의위원회(CFIUS), 최근 해외자본의 자국 기업 인수 잇따라 불허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행보에 미국 규제 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미국 외국인 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퀄컴에 주주총회 30일 연기를 명령하면서다. 

美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유력 언론은 CFIUS가 이번주로 예정됐던 퀄컴의 주총을 30일 연기하라고 명령했다. 

퀄컴은 주총을 통해 11명의 이사 중 6명을 브로드컴 측이 선임한 후보로 교체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었다. 

스티븐 몰렌코프 퀄컴 CEO

양사는 인수합병(M&A) 조건을 두고 가격 등 협상을 이어가는 중이었고, 이번 주총에서 이사 교체 안건이 통과될 경우 브로드컴의 적대적 M&A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았다. 브로드컴은 퀄컴 인수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며 가격협상에 나섰고, 필요한 경우 싱가포르의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할 계획까지 논의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CFIUS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브로드컴이 미국의 핵심 기술 기업 중 하나인 퀄컴을 인수하는게 적절한지 조사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주총을 연기하도록 명령했다. 

CFIUS는 재무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국방부, 에너지부, 국무부, 상무부 등 주요 연방 부처가 참여하는 협의체로, 외국인의 미국 내 자산투자가 국가 안보 측면에서 적절한지 검토하는 기구다. 

브로드컴은 CFIUS의 조치에 "실망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퀄컴이 현재 이사진 구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의 힘을 빌렸다는 의심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브로드컴의 인수가격이 너무 낮다며 몸값 올리기를 시도해 왔다. 

FT는 워싱턴의 한 변호사의 말을 인용해 "오늘 일어난 일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정부가 중요한 주주총회를 연기해 사건을 조사할 수 있게 한 것은 이 거래에 대한 미국 정부의 우려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규제 당국은 최근 외국 자본의 자국 기업 인수에 민감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CFIUS는 중국계 자본인 유닉캐피탈매니지먼트의 미국 반도체 시험 장비업체 엑세라(Xcerra) 인수도 최근 불허한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중국 국영펀드 등이 포함된 투자자의 래티스 인수 계약도 불허했다. 래티스 역시 반도체 기업이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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