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무선 반도체 '자이언트' 탄생하나...브로드컴, 112조원에 퀄컴 인수 검토
상태바
세계 최대 무선 반도체 '자이언트' 탄생하나...브로드컴, 112조원에 퀄컴 인수 검토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11.06 11: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반도체 4위 업체가 3위 인수 추진...퀄컴의 현재 상황도 합병 가능성 높여

세계 4위 반도체업체인 브로드컴이 3위 업체 퀄컴을 약 112조원(1000억 달러)에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에 반도체, 통신, 전장 등 관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인수가 성사된다면 역대 ICT 업계 인수 합병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3일(현지시간) 브로드컴이 주당 가격 70달러, 전체 인수금액 1000억달러 정도에 퀄컴을 인수하려 하며, 이르면 4~5일경 퀄컴에 제안서를 전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브로드컴은 미국 대표 반도체 회사였으나 지난해 싱가포르의 반도체 회사 아바고테크놀로지에 370억 달러(약 41조원)에 인수됐다. 이후 아바고는 사명을 브로드컴으로 바꾸고 본사는 싱가포르에, 운영 본부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두고 있다. 

스티블 몰렌코프 퀄컴 CEO

브로드컴은 무선랜, 블루투스 칩 등 통신 반도체 전문 업체로 지난해 반도체 매출 15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인텔의 570억 달러, 삼성전자의 443억 달러, 퀄컴의 153억 달러에 이어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퀄컴은 통신칩과 함께 스마트폰의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부문 1위 업체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스냅드래곤'이 퀄품의 제품이다. 

브로드컴이 퀄컴 인수에 성공하면 모바일 프로세서, 통신칩 등 무선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기업이 탄생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퀄컴의 최근 상황도 M&A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에 설득력을 더해 준다. 퀄컴은 시장 지배적 위치를 남용해 부당한 특허 사용료를 받아왔다는 이유로 중국서 약 1조500억원, 한국에서 1조300억원, 대만에서 878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또 퀄컴의 최대 고객인 애플과도 소송전이 진행중이다. 퀄컴과의 갈등이 심해지자 애플은 퀄컴 칩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를 지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간) 혹 탄 브로드컴 CEO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접견한 뒤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힌 후 M&A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대만계 기업이 미국의 첨단 기술 기업을 인수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불식됐다는 설명이다. 

양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체 및 휴대폰 제조사들에게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의 판도 변화와 함께, 삼성전자, 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들이 퀄컴과 맺은 이동통신 칩 라이선스 비용 등의 정책도 달라질 수 있다. 

반면 양사의 합병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수 금액이 워낙 거액이고 각국 규제 당국의 반독점 승인절차 등도 거쳐야 해 성사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한편, 현재 IT 업계 인수합병 최대 액수는 지난 2015년 델이 세계 1위 데이터 저장장치 업체 EMC를 인수하며 발생한 670억 달러(약 75조원)다. 브로드컴과 퀄컴의 합병이 이뤄진다면 기존 최고 기록을 훨씬 뛰어넘게 될 전망이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