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창립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보유 지분율 줄이기에 나섰다. 19년만에 사내이사 연임을 포기한데 이어 지분율까지 낮추면서, '대기업 총수'라는 타이틀을 내려놓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이 GIO는 28일 네이버 보유주식 19만5000주를 증시 개장 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이 GIO의 보유지분은 4.31%에서 3.72%까지 낮아졌다. 매각대금은 1507억원(주당 77만2644원) 규모다. 네이버 최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으로 지난 1월 기준 10.76%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도 이 GIO는 보유주식 11만주(0.33%)를 주당 74만3990원에 매각하며 보유 지분을 4.64%에서 4.31%로 낮추기도 했다.
네이버측은 이 GIO의 블록딜 거래에 대해 '개인적인 거래'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 GIO의 네이버 지분 낮추기 행보가 네이버 총수 지정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9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57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그러면서 이해진 GIO를 4%대 지분을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로 네이버에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동일인(총수)로 지정했다.
공정위는 오는 5월 1일 총수 재지정 발표를 예고했는데, 이 GIO의 이런 행보가 총수라는 타이틀을 부담스러워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이 GIO는 지난해 10월 네이버 총수 자격으로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포털 뉴스 편집의 공정성과 네이버페이 서비스와 관련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기도 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