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이냐 명분이냐...'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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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이냐 명분이냐...'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재구성'
  • 이효정 기자
  • 승인 2018.02.2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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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광윤사 지분 확대...신동주, 광윤사 복귀 시도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 광윤사 쟁탈전
신동빈 롯데 회장(좌)과 신동부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우)

‘롯데그룹 경영권’을 두고 신동빈 롯데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간의 보이지않는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을 향해 "경영에서 완전히 손떼라"는 메세지를 연거푸 내놓고 있고, 신 회장은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종전 1.4%에서 4%로 조용히 끌어올렸다. 이는 신 전 부회장의 1.6%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법정 구속되며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자리를 내놓은 상황에서, 그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 경영선에서 완전히 물러나라”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다시 발표했다. 

지난 22일 일본 광윤사와 한국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1일 “신동빈씨가 유죄판결을 받아 수감됐지만 대표권만 반납하고 이사 지위는 유지했다”며 “이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서 지위만 유지해 옥중 경영을 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동빈씨의 위법행위로 롯데그룹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신뢰가 훼손된 만큼 신속하게 이사 지위에서도 물러나야 한다”고 못박았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구속되던 지난 13일에 “한일 롯데그룹 대표자 지위에 있는 사람이 횡령·뇌물 등의 범죄행위로 유죄판결을 받고 수감된 것은 롯데그룹 역사상 전대미문의 일”이라며 “즉시 사임 또는 해임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식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신 전 부회장은 두 차례의 공식입장을 발표할 때 일본 광윤사 대표이사 자격을 강조해왔다. 이는 광윤사가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롯데그룹 기업구조상 정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광윤사 지분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내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 측은 신 회장의 이사직 사임 여부와 관계 없이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로 다시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 수감 중인 신 회장 역시 롯데그룹 경영권 유지를 위해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확보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이 4%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1.62%를 보유한 신 전 부회장이나 0.44%를 보유한 신 총괄회장을 앞질렀다.

신 회장은 상승한 지분 덕에 일본 롯데홀딩스의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 이번 공시가 등장하기 전까지 신 회장의 지분은 1.38%로 알려져 있었다. 그동안 신 회장은 ‘소리없이’ 지분을 늘려왔던 셈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중요한 회사다. 지분은 광윤사가 28.1%, 종업원지주회가 27.8%, 관계사가 20.1%, 임원지주회가 6% 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 일가 중에는 신 총괄회장과 동주·동빈 형제 외에 서미경씨와 서씨의 딸 유미씨가 각각 1.84%, 1.83% 지분을 갖고 있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추가 취득한 홀딩스 지분이 서미경 모녀에게서 사들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상 신 회장이 지분을 매입할 대상은 종업원지주회 등 관계사 또는 총수일가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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