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노년층'시장 공략 박차...금보다 값진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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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노년층'시장 공략 박차...금보다 값진 '은'
  • 이효정 기자
  • 승인 2018.02.2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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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년소비자 위한 연화식 브랜드 런칭 행렬 이어져
현대백화점그룹·CJ그룹·풀무원·매일유업 등 식품업계가 실버푸드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버푸드마켓’을 공략하기 위한 식품업계의 움직임이 거세다.

'100세 시대', '장수시대'에 접어들면서 갈수록 소비력이 강해지는노년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CJ그룹·풀무원·매일유업 등 메이저 유통업체들이 각 업체별 특성을 살려 ‘실버푸드’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인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노인들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한 ‘실버푸드’에 대한 식품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의 굵직한 식유통업체들중 대부분은 실버푸드산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요양원·병원 등의 단체급식부터, 강도에 따라 음식을 구분하는 등 종류와 식품이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령화율은 2017년 기준 13.8%로, 고령 사회를 코앞에 두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7%, 14%, 20% 이상인 경우 각각 고령화·고령·초고령사회로 구분한다. 이 추세대로라면 2025년이나 2026년쯤에는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관련 식품 시장 규모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수산부에 따르면 고령친화식품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7천903억원으로, 2011년(5천104억원) 대비 54.8% 급증했다. 고령친화식품이 국내 전체 식품시장(2015년 출하액 기준 52조63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수준이다. 

식품시장 대비 고령친화식품의 낮은 비중은 식품업계가 ‘실버푸드’시장을 블루오션으로 인식하는 주요한 원인이다. 업계는 고령친화식품시장의 규모가 조만간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령친화식품이란 노년층를 위해 만들어진 음식이다. 

CJ프레시웨이의 '헬씨누리' CI

단체급식 및 식자재업체 CJ프레시웨이는 병원식과 요양식 메뉴에 대한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노년층을 위한 단체급식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시니어 전문 브랜드인 ‘헬씨누리’도 전면 리뉴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실버푸드시장 경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현대그린푸드가 연화식원천기술을 접목한 ‘더 부드러운 한우 갈비찜’, ‘더 부드러운 돼지 등갈비찜’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그린푸드 역시 실버푸드시장에서 입지를 높이겠다는 의지다. 현대그린푸드는 연화식 전문 제조 시설을 이미 가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부드러운 생선과 연한 스테이크를 만들어냈다. 뼈째 먹는 생선 8종을 시범 생산해 중앙보훈병원에서 판매하는 중이다. 앞으로 연화식 상품을 100종 이상 개발할 계획이다.

푸드머스의 소프트메이드의 대표상품 이미지

풀무원의 푸드머스는 시니어 전문 브랜드 ‘소프트메이드’를 운영하고 있다. 소프트메이드는 4단계 저작단계와 식이요법 상품을 취급한다. 노년층을 위해 여러번 데쳐 부드럽게 만든 음식을 주력상품으로 하고 있다. 고기를 잘게 다진 뒤 다시 굳히는 방식인 텐더라이징 공법을 사용한 제품도 선보였다.

매일유업도 실버푸드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저출산 및 고령사회 진입 등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영유아에 집중했던 기존 뉴트리션 사업을 생애주기 전반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매일유업 중앙연구소 MIC(Maeil Innovation Center)에 세운 ‘사코페니아 연구소’

매일유업은 시니어 뉴트리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포석으로 최근 시니어 계층의 주요 질환으로 주목 받는 사코페니아(근육감소증) 전문 연구개발(R&D) 조직을 만들었다. 저출산기조로 아기분유 및 이유식 등을 소비할 시장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실버마켓’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여러 식품업체가 점찍은 실버푸드시장이지만, 일각에서는 고령친화식품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인식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를 위한 이유식은 이상하지 않지만, 노인을 위한 ‘고령친화식품’은 개념자체도 생소하고 ‘병약한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은 상황이다”라고 현재 상황을 분석했다. 

이어 “단순히 ‘씹기 편한 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닌, 보기도 좋고 맛과 영양이 풍부한 고령친화식품이 여러 개 생겨나야 한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시니어 식품 시장의 급속한 성장은 정해진 수순”이라고 전망했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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