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늘고 채용 주는 증권사, '역피라미드' 인력구조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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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늘고 채용 주는 증권사, '역피라미드' 인력구조 심화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2.2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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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이후 채용 줄고 희망퇴직 늘어...올해 채용 규모도 불투명

국내 증권사들의 인력구조가 임원은 늘고 채용은 주는 상황에서 과장, 부장 등 중간 관리자들의 이탈까지 더해지는 '역 피라미드' 구조를 향해 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신입사원들이나 3~5년차 직원들은 과중한 업무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21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대형 증권사들이 신규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고 있고, 임원은 과거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 등에서 고액 연봉을 앞세워 경력직을 모셔가는 탓에 중간 관리자급의 이탈도 일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메이저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의 경우에도 과거처럼 대규모 채용은 최근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도 100여명 규모의 채용을 고려할 뿐 과거처럼 수백명 단위의 채용은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업계 임직원 숫자 자체도 많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대기업 계열 증권사의 한 직원은 "최근 우리 팀 차장급 선임이 그만둬 업무량이 늘었다"면서 "직원들끼리 선임이 어디로 갔을 것이란 추측만 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픽사베이 이미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2년 4만3586명에 달했던 국내 증권사 임직원은 지난해 3만5606명으로(각 6월 기준) 20% 가까이 줄었다. 

증권업계 종사자 수가 줄어든 원인으로는 주식시장 침체와 대형 증권사 간 M&A로 인한 업계 재편이 지목된다. 2000년대 후반 하루 평균 8조원대였던 거래대금은 2013년 5조원대로 떨어지며 명예퇴직 바람이 불었다. 증권사 간 M&A 과정에서의 구조조정을 통해서도 많은 직원이 줄었다. 

일례로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한 NH투자증권은 2014년 말 3228명이던 임직원이 작년 6월 기준 2801명으로 줄었다. 대우증권을 인수한 미래에셋대우도 2016년 4800여명에서 2017년 4700여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주식시장이 어느정도 활기를 되찾고 대형 M&A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신규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증권사는 찾기 어렵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채용 규모는 한국투자증권 100명, 미래에셋대우 80명, 신한금융투자 70명, KB증권 60명, NH투자증권 32명 정도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전년보다 채용 규모를 확대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채용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아직 미정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채용 규모가 대폭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온라인 거래가 늘며 비용 절감을 위해 지점을 통폐합 해 나가는 과정이고, 핀테크 확산 등으로 신규 인력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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