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ICT 결산 ③] 스마트폰, 혁신의 한계? 기술 평준화?...애플·삼성 양강구도 속 中 업체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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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ICT 결산 ③] 스마트폰, 혁신의 한계? 기술 평준화?...애플·삼성 양강구도 속 中 업체 약진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12.2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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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신뢰 회복 성공한 삼성전자, 최대 실적 전망에도 난제 산적한 애플

애플과 삼성전자의 양강구도가 공고한 가운데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눈부셨던 한 해였다. 화웨이는 글로벌 3위 제조사로 도약했고, 한 숨 죽였던 샤오미도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막대한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산 중저가 스마트폰의 성장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더불어 스마트폰의 혁신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온 한 해였다. 애플,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서 예전만한 혁신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 배경으로는 막대한 내수시장과 함께 기술의 평준화라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는 애플의 아이폰 출시 10주년 제품인 아이폰X(텐), '배터리 게이트'로 명명된 애플의 고의 성능 저하, 지난해 갤노트7 배터리 발화 사건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삼성전자의 신뢰회복 여부였다. 

기술 및 기능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베젤리스 디자인(베젤을 최소화하고 디스플레이를 최대화 하는 디자인) 채택하면서 설 자리가 없어진 지문인식 센서의 디스플레이 탑재 여부, 아이폰X의 얼굴인식 기능인 '페이스ID' 등이다. 

애플이 키노트 행사에서 페이스ID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애플 키노트 캡처>

가격, 보안 논란 불러일으킨 아이폰X, 실적 전망치는↑

애플의 아이폰X는 대중화 된 스마트폰 중 가장 비싼 출고가가 책정됐다.  '아이폰X'의 애플코리아를 통한 국내 공식 출고가는 64GB 모델 142만원, 256GB 모델이 163만원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를 통한 출고가는 각각 136만700원, 155만7600원이다.

스마트폰 100만원 시대를 넘어 200만원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2018년 산업전망 : 반도체/디스플레이'를 통해 아이폰X이 2018년 뿐만 아니라 2020년 이후 모바일 산업의 전개 방향을 바꿀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아이폰이 기존 디지털 기기들과 피쳐폰의 통합으로 판가 혁신을 이끌었고, 아이폰X으로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결합하며 두 번째 혁신을 내다보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판가 혁신의 사례로 2007년 처음 등장한 아이폰의 사례를 들었다. 아이폰 등장 이후 기존의 피쳐폰은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대체되며 휴대전화 판가는 3.5배로 상승했다.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피쳐폰보다는 스마트폰을 선택했다. 

아이폰X는 베젤리스 디자인을 구현하며 아이폰의 상징과도 같던 전면 홈 버튼을 없앴다. 지문인식 센서 역할을 함께 하던 홈 버튼을 없앤 대신 애플은 얼굴인식을 주요 보안인증 수단으로 선택했다. 삼성전자가 지문인식 센서를 후면으로 이동시킨 것과는 대조적이다. 

페이스ID는 아이폰X 전면의 '트루뎁스' 카메라가 사용의 얼굴에 3만개 이상의 적외선 도트(점)를 투사해 얼굴지도를 제작하고, 이를 바탕으로 얼굴인식을 가능케 한 새로운 기술이다. 애플은 페이스ID를 공개하며 "다른 사용자에 의해 터치ID가 해제될 확률은 5만분의 1 정도지만 페이스ID는 100만분의 1"이라며 기존보다 높은 보안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아이폰X의 정식 출시 이후 쌍둥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례, 특수 제작한 마스크로 페이스ID를 해킹했다는 베트남 보안업체의 사례 등이 알려지며 보안에 의문이 제기됐다. 애플 역시 아직 얼굴 형성이 완전히 되지 않은 어린아이의 경우 인식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에 페이스ID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등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애플은 올해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판매량 자체는 전작만 못하지만 판가가 높아져 이를 상쇄하고 남는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게이트' 구동 안정성이냐 성능이냐

애플은 12월 28일(현지시간) 미국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제품의 수명을 단축시키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우리의 목표는 언제나 소비자들이 사랑할 만한 제품을 만드는 일이며 아이폰을 가능한 한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고객의 신뢰가 모든 것을 의한다"며 "고객의 신뢰를 얻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터리 게이트'에 대해 애플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나선 셈이다. 또 애플은 배터리 교체 비용 50달러를 지원할 방침도 밝혔다. 

'배터리 게이트'로 명명된 이번 사건은 애플이 배터리가 노후된 아이폰 성능을 저하시키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했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9일 소셜뉴스 웹사이트 레딧을 통해 처음 문제가 제기된 후, 존 풀 긱벤치 창업자가 아이폰의 상태에 따른 벤치마크 결과를 공개하며 "아이폰이 느려졌을 때는 아이폰보다는 배터리를 교체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소비자들은 이를 두고 애플이 아이폰을 더 많이 팔기 위한 수단으로 해당 업데이트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배터리 교체만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데도, 신제품으로 교체를 유발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애플은 지난 12월 20일 공식 성명을 통해 "아이폰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잔량이 적거나 기온이 내려갈 때 전력공급에 차질이 발생한다"며 "이는 아이폰이 예기치 못하게 꺼지는 현상을 초래하는데 이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자체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했다"고 밝히며 사실을 인정했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애플을 상대로 한 소송을 추진중에 있다. 보상 요구 액수도 천문학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도 '배터리 게이트'는 애플을 꾸준히 괴롭히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 회복 일단 '성공적'

삼성전자가 3월29일 미국 뉴욕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를 개최하고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을 공개했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사건으로 조기 단종된 이후 공개되는 첫 제품이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인피니트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베젤리스라는 새로운 디자인과 당시 최고의 스펙에 국내외에서 대체적으로 호의적인 분위기였다. 

국내 미디어데이에서 갤럭시S8을 소개하는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당시) <사진제공=삼성전자>

IT전문 매체 더버지는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근사한 스마트폰"이라며 "유리와 금속, 큰 스크린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와이어드는 "갤럭시S8의 가장 큰 강점은 아름다운 디자인"이며 "제원도 다른 플래그십 제품들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일단의 우려를 털어냈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갤S8을 통해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비서 '빅스비'를 최초로 선보였다. 

테크크런치는 "삼성은 아마존 알렉사가 진화한 것과 같이 빅스비가 단순 가정용 인공지능 비서를 넘어 큰 목적 달성을 바라고 있다"고 전망했다. 기즈모도도 "갤럭시S8에 빅스비를 탑재해 구글, 애플과 전례없는 경쟁을 펼치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초의 평가와 달리 빅스비에 대한 현재까지의 평가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스마트폰업계의 관계자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대대적으로 광고했던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으나 성급한 출시가 갤S8, 갤노트8 등 삼성 프리미엄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에 대한 평가도 이와 비슷하다. 디자인, 성능 등에 있어서 완성도 높은 제품이라는 평가지만 빅스비는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예정보다 늦어진 빅스비 출시, 잦은 인식 오류 등 때문으로 분석된다. 

갤노트8 출시 이후인 10월에는 빅스비 사업을 총괄이 이인종 무선개발1실장(부사장)에서 정의석 부사장으로 바뀌었다. 정 부사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리서치아메리카에서 모바일 플랫폼 개발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빅스비를 통한 인공지능 플랫폼 확산이 지지부진하자 빅스비 서비스에 큰 변화를 주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최근 빅스비 2.0 을 공개했다.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냉장고 등 모든 제품 및 IoT(사물인터넷) 기기에 활용해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초 최대 화두였던 '디스플레이 내장 지문인식 센서'와 중국 업체의 약진

지난 6월,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Vivo)가 세계 최초로 전면 디스플레이에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애플과 삼성전자도 해당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 업체가 가장 먼저 해당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공개하며 큰 화제가 됐다. 

삼성전자는 결국 올해 출시하는 제품에 해당 기술 적용을 포기하고 지문인식 센서를 제품 후면 카메라 옆으로 옮겼다. 애플은 과감히 지문인식 센서를 없애고 페이스ID를 선보였다. 

다만, 비보 역시 아직 해당 제품을 상용화 하지는 못했다. 삼성전자의 내년 상반기 기대작 갤럭시S9에 해당 기술이 탑재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중국 업체가 세계 최초로 제품화한 기술을 선보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큰 폭의 성장율을 보였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전망치에 따르면 중국 3개 업체의 올해 점유율 합계는 23.9%로 삼성전자를 3% 이상 앞설 것으로 보인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내년에는 격차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중국 점유율 1위 화웨이의 경우 내년 글로벌 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는 내년부터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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