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열공' 중인 美 인공지능들...토종 인공지능 생존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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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열공' 중인 美 인공지능들...토종 인공지능 생존 가능성은?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12.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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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ICT 기업들의 인공지능 플랫폼 국내 상륙 본격화

해외 인공지능(AI) 기술들이 한국어 공부를 마치고 국내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정보통신(ICT) 기업들의 기술력이 이들에 못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시장 선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어 지원이 가능한 해외 인공지능은 IBM의 인공지능 플랫폼 왓슨, 구글의 어시스턴트, 애플의 시리 등이다. 음성인식, 음악검색으로 유명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사운드하운드도 한국어 공부중에 있다. 음성인식 스피커 세계시장 점유율 70%에 육박하는 아마존의 인공지능 플랫폼 알렉사도 한국어 지원을 위한 준비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직 국내의 인공지능 기술력은 해외 굴지의 ICT 기업들에 못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시장 잠식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IBM의) 에이브릴이 대학생 수준이라면 국내 상용화된 음성인식 기술은 초등학생 기준"이라고 말했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정확도가 높아지는 인공지능의 특성상 해외 기업들의 막대한 인프라 및 연구개발(R&D) 역량을 국내 기업이 단기간에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왼쪽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 애플의 시리 

저변 넓히는 해외發 인공지능

국내에 가장 먼저 진출한 해외 인공지능은 애플의 음성인식 비서 '시리'다. 애플은 지난 2012년 자사의 음성인식 인공지능 플랫폼 시리를 국내 출시했다. 음성인식을 통해 알람, 문자메세지 보내기, 검색 등의 서비스 이용이 가능했다. 피쳐폰 시절에도 음성을 인식해 전화걸기 등이 가능한 서비스는 있었지만, 시리는 간단한 질문이나 농담에도 대답을 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였다. 

애플은 올해 9월 가정용 스마트 스피커 홈팟을 선보이기도 했다. 시리가 탑재된 홈팟을 통해 스마트홈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당초 연내 출시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연기되며 내년 상반기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 알렉사 플랫폼이 탑재된 LG전자의 스마트 냉장고 <사진제공=LG전자>

현재 B2C 음성인식 인공지능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미국의 아마존이다. 아마존의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 '에코'는 전세계 음성인식 스피커 시장 점유율 70%에 육박한다. 아마존은 에코 출시 이후 디스플레이가 추가돼 쇼핑에 최적화 된 '에코 쇼', 아담한 사이즈의 '에코 닷' 등 후속 작품들을 선보이며 스마트 스피커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에코'는 아마존이 최초로 선보인 인공지능 플랫폼이 탑재된 스피커다. 에코 출시 이후 각국의 ICT 기업들은 자사의 인공지능 탑재 하드웨어로 스피커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아직 알렉사의 한국어 버전 출시는 아직이지만, 현재 한국어 '열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영어와 독일어만을 지원한다. 

구글의 음성인식 비서 '어시스턴트'는 LG V30 스마트폰을 통해 올해 최초로 국내에 소개됐다. 출시 초기 인식률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현재는 초기보다 정확도 및 편리성이 높아졌다는 사용자 의견이 다수 나오고 있다. 

특히 구글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에서 운영체제 점유율 74%(2017년 12월 기준)에 육박할만큼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어, 여기서 모이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IBM의 인공지능 왓슨도 한국어 공부를 마치고 올해부터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왓슨의 경우 애플이나 구글의 음성인식 인공지능 기술과는 달리 API를 제공해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활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카드가 도입한 챗봇 서비스에 왓슨 기반 코그너티브 기술이 적용됐고, 롯데백화점이 최근 도입한 딥러닝 챗봇 '로사'에도 왓슨이 적용됐다. 또 암 진단에 특화된 '왓슨 포 온콜로지'는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가천대 길병원 등에 도입돼 의사들의 진료를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본격화되는 외산 인공지능과 국내 인공지능의 플랫폼 경쟁

국내 ICT 기업들도 올해를 기점으로 상용화 된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의 스마트 스피커 '누구'가 지난해 말 출시된 데 이어, KT의 기가지니, 삼성전자의 빅스비, LG전자의 '씽큐', LG유플러스의 '우리집 AI', 네이버의 '클로바', 카카오의 '아이(I)' 등의 서비스가 모두 올해 등장했다. 

이동통신사들은 자사의 IPTV 가입자 등의 인프라를, 가전업체는 스마트폰 및 가전제품 고객을, 포털 역시 자사 서비스 가입자와 그간 축적된 검색 데이터 등을 무기로 각각 개성있는 인공지능을 선보이는 추세지만 종합적인 면에서 구글이나 아마존, 애플 등의 인공지능을 따라가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4차 산업시대를 맞아 플랫폼 비즈니스는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초기 사업이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플랫폼 사업은 부익부 빈인빈이 크게 작용하는 분야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 시장 상륙을 본격적으로 개시한 해외 기업들과 토종 ICT 기업들의 인공지능 플랫폼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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