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세계는 지금 글로벌 신 공항 건설 붐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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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세계는 지금 글로벌 신 공항 건설 붐 시대
  • 박진아 IT칼럼니스트
  • 승인 2017.12.0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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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공항은 스마트 쇼핑몰

물 흐르듯 매끄러운 항공 여정 여권과 탑승권 대신 생체정보로 신원 확인
12월 4일 월요일, 슈베햐트 비엔나 국제공항은 항공기 탑승객의 신원조회와 출입국 심사장 구역에 얼굴인식 생체기술을 시험도입한 e-게이트 시험운영을 시작했다. 공항 국경경비구역에 설치된 자동얼굴인식 시스템은 출입국 수속을 받기 위해 줄 서 있는 탑승객들의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접수하여 탑승자가 소지한 여권 사진과 비교대조하여 신원을 확인한다. 2015년 이후 난민사태 이후로유럽연합 가입국들 사이의 여권심사 없이 자유로운 여행자의 통행을 보장한다던 ‘솅겐 조약’이 사실상 폐기된 이래 유럽 내 국가 마다 국경관리 방침이 제각각이 되었다.

2017년 연초부터 네덜란드 암스텔담 스키폴 국제공항과 KLM 항공사 협력으로 실용화중인 CLEAR 얼굴인식 탑승 수속 시스템. Image courtesy: Royal Schiphol Group.

미국에서도 올 여름부터 뉴욕과 워싱턴DC, 보스턴, 아틀랜타 등 해외관광객과 항공편이 많은 대형 국제공항에서는 국토안보부(Homeland Security Department)와 일부 항공사가 협동으로 외국여권 소지 탑승객의 이민심사 과정에서 얼굴인식 기술을 도입했다. 공항 얼굴인식 시스템 도입으로 날로 증가하는 조직범죄를 색출하고 갈수록 늘어나는 해외 대중관광객들이 줄서 기다리는 시간을 줄여주고 한층 신속쾌적하게 공항을 경유할 수 있게 해 준다고 공항들은 설명하지만 실은 가짜 여권 소지자와 불법체류자를 색출해 내려는 것이 목적이다.

향후 20년은 세계 신 국제공항 증축 경쟁의 시대
20세기 말과 21세기 초엽이 세계 박물관과 미술관 신건물 경쟁의 시대였다 한다면 이제는 세계적인 신공항 건축의 각축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실제로 향후 20여 년에 걸쳐 전세계 여러 대도시 대표 국제공항들은 현재 신공항 건축 디자인 작업에 한창이거나 착공을 앞두고 있다. 가장 최근 보도된 공항 터미널 신 디자인 프로젝트는 요전 10월 31일 개장한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제4터미널 건물이다. 향후 미래 다목적 오락 겸 소비공간으로서의 공항을 보여주는 사례로 공항내 탑승자 여정(도착-탑승수속과-보안검색-출입국 검사-출국)을 물 흐르듯 쉽고 빠르고 스트레스 없이 거쳐갈 수 있는 자동화와 셀프서비스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어서 내년에는 실내 자연공원, 폭포, 식물원, 놀이터, 다이닝, 쇼핑 시설이 갖추진 주얼 창이(Jewel Changi) 터미널이 개장을 앞두고 있어 공항 건축의 신트렌드를 제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신증축 제4터미널의 출국 수속장 광경 렌더링. 탑승객 출국수속과 수하물 등록은 단말기로 탑승객이 직접 해결할 수 있게 자동화한 미래 첨단 공항의 표본을 제시한다. 영국에 본사를 둔 베노이(Benoy) 건축사무소가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았다.  Image courtesy: Changi Airport Group.

지난 2016년 여름 테러 공격으로 참사의 현장이 되었던 터어키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은 비극적 기억을 뒤로 하고 무려 1백 13억 달러 예산을 들여 재디자인한 신공항 건물을 2018년 중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일일 9천 만 탑승객의 통행을 원활히 처리할 수 있는 허브가 될 계획이라 한다. 걸프권 중동의 허브공항 두바이 알 막툼 국제공항은 ‘공항 속의 메트로폴리스’라는 컨셉으로 ‘두바이 월드 센트럴’ 터미널을 증축하고 2020년 연말에 개장할 예정이다. 또 뉴욕 라과르디아 공항은 4십 억 달러를 들여 터미널을 재정비하고 대형 신공항 호텔을 건설중으로 2019년 개장을 내다보고 있으며, 전세계에서 국제 탑승객이 가장 많이 거쳐가는 가장 분주한 국제공항으로 악명 높은 뉴욕 케네디 국제공항도 앞으로 더 늘어날 탑승객을 수용하기 위해 1백억 달러 예산 규모 재개발 사업을 올 가을 착수했다.

쿠웨이트 국제 공항도 노먼 포스터 건축사가 디자인을 맡은 ‘최첨단’ 친환경 공항 건축 사업에 들어가2020년에 개장할 예정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기후에서 내구적이고 에너지 효율적인 건물을 짓기 위해 사막 지방에서 발견되는 지역 천연 소재로 건설될 것이라 한다. 역시 노먼 포스터 건축가의 디자인으로 2020년 개장을 앞두고 있는 멕시코 시티 국제공항은 환경친화적이고 에너지 고효율적 공항이 될 것이라 홍보한다. 그런가하면 관광객으로 통행객 수가 포화 단계에 이른지 오래된 포르투갈의 리스본 국제 공항은 현재 신 공항 건설 가능성 여부를 타진중이다. 예산 확보와 건설허가만 떨어진다면 2019년 착공할 계획을 앞두고 거대한 X자 모양으로 펼쳐져 있는 항공기 활주로 디자인이 특징적이다.

막 불붙기 시작한 글로벌 신 공항 건설 붐. 멕시코 시티 신공항 건축 설계 공모에서 당선된 노먼 포스터 건축사무소가 디자인한 신 국제공항 렌더링. Image courtesy: Foster + Partners.

확고한 착공 시기가 결정되지 못한채 장기적인 계획으로 머물러 있는 공항 건설 프로젝트들도 있다. 필리핀의 마닐라 공항은 이미 2014년 경부터 신 공항 건설에 대한 논의가 오가다가 아직도 공항 부지 결정 문제로 미적거리고 있는 미완의 프로젝트다. 마닐라 남쪽 생글리 포인트 해공군 부대 영토에 신공항 부지가 결정된다면 4-5년 이내로 완공과 개장이 가능할 것이라 한다. 호주는 현재 사용중인 시드니 킹스포드 스미스 국제공항 보다 2배 큰 면적의 신공항 건설 계획을 지난 30년 동안 구상해 오고 있지만 일러도 2026년이 되어야 1차 완공을 보게 될 것으로 장기계획하고 있다.

미래의 공항 - 따분한 대기소에서 자족적 도시 개념의 첨단 소비공간으로
대다수 항공기 탑승객들은 타 여행객들을 위협하는 범죄자도 위협요인도 아닌 즐겁고 편한 여정을 기대하는 평범한 관광객들이자 잠재적 쇼핑객들이다. 하이테크 신 공항 건설 붐을 타고 속속 도입될 스마트 기기와 생체인식 기술이 매끄러운 공항이용 및 항공기 탑승 경험(boarding experience)으로 이어지고 긴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게 될 가까운 미래, 공항은 더이상 비행기 탑승・하차・환승을 위해 대기하는 고통스럽고 따분한 통로가 아니라 그 자체로 방문 가치가 있는 관광목적지의 일부로 지위격상 될 수 있을거라 대중항공업계는 본다.

공항 건물 디자인 리뉴얼 프로젝트를 거쳐 재개장을 앞두고 있는 뉴욕 라과르디아 호텔은 공항 콩구르스와 바로 연결되어 있다.  볼 것 많고 할 것 풍부한 엔터테인먼트 쇼핑 공간으로 재단장하고 공항 주변 호텔이란 한 번 지나쳐가면 그만일 무미건조한 일회성 임시 숙소라는 고정관념에 도전한다.  Image courtesy: Governor Andrew Cuomo via Flickr.

미래 항공 여행의 관문이자 허브가 될 대공항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공항시설과는 매우 색다른 통행시설(transit) 겸 소비공간으로 재탄생할 계획이다. 실제로 특히 중동과 아시아권 여행객들은 해외여행에서 색다르고 다채로운 쇼핑과 오락 체험을 기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공항산업과 민간항공업계는 탑승객들이 새 쇼핑을 체험하고 구르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즐기고 영화나 행사를 관람하는 다목적 종합 엔터테인먼트 소비공간으로 한층 더 세련되게 업그레이드할 기회로 눈여겨 보고 있다. 꼭 항공 여행을 앞둔 여행객이 아니더라도 색다른 소비 경험과 환경을 체험하고 싶은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는 도시 속의 또다른 도심이 되겠다는 야심은 뉴욕 라과르디아 신공항 건축 디자인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생체정보는 편의를 위해 치뤄야 할 댓가?
대중 항공 관광 산업 붐과 멈출줄 모르는 성장세로 인해서 현재 전세계 공항들은 탑승객 관리능력에 한계에 처한 상태다. 신 공항 건설 붐은 글로벌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고 공항의 테크화・디지털화는 막을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아 갈 것이다. 지금까지 공항에서 해 오고 있는 보안 절차와 규정도 그에 맞게 생체인식 기술을 응용한 서비스 자동화와 신원확인 기술의 정교화의 도움을 받아 급속하게 세련화・정교화될 것이다.

이미 2015년부터 미국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의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스 항공사 탑승구가 위치해 있는 C 터미널에는 고객이 웨이터의 도움없이 스스로 아이패드로 음식을 주문하고 음식값을 지불하고 떠날 수 있는 무인 셀프 레스토랑/바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Image courtesy: Rockwell Group & OTG Management.

반면에 생체정보를 인식하고 수집하는 전문 테크업체들이 채용하는 기술은 일반 대중에게는 철저한 비밀로 부쳐진채 공개되지 않고 있다.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쟁점 말고도 각종 스크린 기기가 우리 신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알려진 정보나 보고서도 거의 없는 상태다. 그런 여건 속에서 여권 수속장에서 프라이버시 권리를 내세워 생체정보 제공을 거부하는 '비협조적' 탑승객의 개인권과 의사는 존종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처벌받을 것인가? - '공항'은 소재한 국가의 법을 적용받지 않는 치외법권이라는 점 때문에 아직 검증받지 않은 각종 첨단기술과 법적제재의 실험소다.

현대인들은 이미 자동현금입출금기, 각종 개인용 전자용품, 스마트폰 등과 같은 기기들을 일상 속에서 늘 사용해 오는 동안 터치 스크린 인터페이스와 소통하면서 간단한 업무절차를 스스로 처리를 할 수 있는 ‘셀프-프로세스’에 이미 잘 훈련되어 있다. 이에 기초하여 UX/UI 디자인계는 보다 심플하고 사용하기 쉬운 사용자 편의적 디자인을 소개하며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해 나갈 것이다. 유려한 사용자 디자인과 디지털 IT 기술이 신속과 편의를 기약하는 댓가로 관광소비자들은 지문, 피부, 눈동자, 얼굴을 포함한 우리 신체의 일부에 대한 다중 모드 생체 정보를 첨단 디지털 스크린 기기와 빅데이터 저장소에 내주어야만 할 것인가? 아마도 그럴듯해 보인다.

박진아 IT칼럼니스트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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