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 출신 중용하는 LG그룹, 12월 인사철 맞아 조준호 사장·남용 전 부회장 데자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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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실 출신 중용하는 LG그룹, 12월 인사철 맞아 조준호 사장·남용 전 부회장 데자뷰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11.1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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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부임 이후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모두 실패...책임론 고개 들어

12월 인사철을 앞두고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10년 비서실 출신으로 실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임기중 퇴진한 남용 전 부회장의 데자뷰라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비서실 출신 CEO들의 연이은 경영실패에도 책임을 묻지 않으며, 철밥통을 유지시켜 온 구본무 회장의 인사 스타일까지 언급된다. 

LG유플러스를 3등 사업자로 만들고도 LG전자 CEO로 부임해 핸드셋 사업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는 평가받는 남용 전 부회장과, 연간 조단위의 적자를 내면서도 MC사업본부 본부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조준호 사장은 그룹 비서실을 거친 비경영자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구본준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번 연말 LG그룹의 인사는 더욱 관심을 끈다. 구 부회장의 영향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장한 작년 인사에서, 조준호 사장은 LG전자 사내이사에서 제외되고 조성진 H&A본부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1인 CEO 체제로 개편됐다. 조 부회장은 LG 최초의 고졸 출신 부회장으로 엔지니어 출신이다. 

이에 이번 12월 중 단행될 LG그룹 인사에서 조준호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된다. 

조준호 LG전자 사장이 V30 공개행사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조준호 사장은 계속되는 전략 스마트폰의 판매부진에 따른 저조한 실적에 대한 책임론에 휩싸였다. 

계속되는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마다 '사활'을 걸었지만, 흥행은 매번 실패했다. 그럼에도 조 사장의 자리가 유지되며,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비서실 출신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LG전자의 분기별 실적발표 시기마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이 전세계 시장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MC사업본부는 번번히 적자를 기록하며 회사의 실적에 발목을 잡고 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2월 이후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중이다. 조 사장은 2015년 1월부터 MC사업본부장을 맡았다. 그의 재임 기간동안의 손실만 1조8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용퇴설이 나와도 이상할 것이 없다. 일각에서는 LG전자의 그룹문화가 성과에 대한 보상이 약하고 비서실 출신에 관대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취임 초기 조 사장은 큰 기대를 받았다. 엔지니어 출신이었던 전임자 박종석 사장을 대신해 MC사업본부장을 맡은 LG그룹 비서실 출신의 그룹 내 최연소 사장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누적되는 적자와 실적 부진은 오히려 부메랑으로 조 사장을 압박하는 상황이 됐다. 

조 사장 취임 이후 LG전자는 G4, V10, G5, V20, G6에 이어 최근 V30까지 총 6대의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했으나 모두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야심차게 출시했던 모듈형 스마트폰 G5는 LG전자 역대 최악의 스마트폰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G5가 출시된 지난 2016년 MC사업본부는 연간 1조2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LG그룹의 관계자는 "인사는 나와봐야 알지만 조준호 사장 입장에서도 거취에 대한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LG그룹 인사는 "비단 LG 뿐만이 아니라 각 그룹에서 비서실 출신에게 실적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보기 힘든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 사장이 취임 전부터 개발중이었던 G4의 경우는 그렇다 쳐도, 조 사장이 본격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한 V10부터 최근 출시한 V30까지 LG전자의 스마트폰은 반전의 계기를 전혀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조 사장이 본격적으로 지휘를 시작했던 V10, G5의 경우 무한부팅 이슈를 겪으며 LG전자 스마트폰의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 현재 미국에서는 무한부팅 관련 소송이 진행중이다. 

그나마 스테디셀러로 평가받는 V20도 MC사업본부의 실적을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V20 출시와 사업부 조정을 통해 올해 1분기 적자폭을 2억원까지 줄이며 반등의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2분기 영업손실 1300억원대를 기록하며 흑자전환은 커녕 적자폭을 더욱 키웠다. LG전자는 마케팅 비용 증가를 이유로 들었다. 올해 3분기에는 375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반등과는 더욱 멀어졌다. 

심지어 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사장은 지난달 21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올해 하반기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V30에 대해 "잘 안팔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용 전 LG전자 부회장

2007년부터 2010년까지 LG전자를 이끌다 실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임기중 퇴진한 남용 전 부회장에 대한 평가도 조 사장과 유사하다. 

남 전 부회장은 비서실 출신으로 LG유플러스 사장을 거쳐 LG전자 CEO로 부임했다. 그가 재임했던 3년간 LG전자는 스마트폰으로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오판해 R&D를 소홀히 하고, 맥킨지 등 외국계 컨설팅 회사 출신 임원들을 대거 영입하며 브랜드 마케팅에 전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남 전 부회장의 전략은 결국 글로벌 3위의 LG전자 휴대전화 사업이 몰락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에도 시장의 기대와 달리 LG유플러스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키 못했던 남 전 부회장의 LG전자로의 이동과 계속되는 부진에도 3년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배경으로 '비서실 출신 철밥통'설이 등장했다. 

12월 인사철을 맞아 여러번 사활을 걸었으나 모두 실패해 쇄신이 절실하다고 평가받는 LG전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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