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추석 황금 연휴도 끝나간다. 모처럼 방학같은 휴식을 맛본 가족들도 있겠지만 '명절 증후군', '어색한 아빠' 등의 후유증도 무시할 수 없다.
매해 명절마다 포털 사이트에는 '명절 증후군'이 연관 검색어로 자리잡고, 이 시기 이혼 신청이 늘어난다는 기사가 노출된다. 사소한 가족간의 오해로 시작되는 심각한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겠지만, 전문가들은 가족간의 소통과 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막상 대화를 시작하려 하면 마땅한 주제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긴 연휴의 마지막 날, 넷플릭스가 추천하는 '각각 다른 방법으로 가족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아빠'들을 주제로 한 4편의 영화 중 하나로 대화를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파이널 판타지 XIV: 빛의 아버지 : 속을 알 수 없는 무뚝뚝한 아빠, 퇴직 후 게임덕후가 되다
아무런 상의 없이 자신의 퇴직을 통보한 아빠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 아키오. 퇴직 사유를 물어보고 싶지만, 아빠와 마지막으로 한 대화가 언제였는지 까마득하다. 먼저 말을 걸 용기가 없는 아키오는 아빠에게 게임 ‘파이널 판타지 XIV’를 선물한다.
게임상에서 아빠와 친구가 되고자 이른바 ‘효도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 아빠는 상대가 자기 아들인지는 꿈에도 모르고 속내를 털어놓는다. 일밖에 모르던 무뚝뚝한 아빠가 어릴 적 그에게 왜 그렇게 차가웠는지 하나둘 이해가 되는 아키오. 아빠의 퇴직 사유는 도대체 무엇이며 그의 효도 프로젝트는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파이널 판타지 XIV: 빛의 아버지'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을 통해 볼 수 있다.

별나도 괜찮아 : 말이 필요 없는 연애 코치 타입! 아빠도 친구가 될 수 있다
엄마밖에 모르던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들 샘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요즘 부쩍 아빠를 찾는다. 짝사랑하는 여자가 생기면서 연애코치가 절실해진 것이다.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냐’며 아들의 사랑을 적극 지원해주는 아빠에게 샘은 점점 마음을 열게 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는 딸 케이시의 남자친구가 집안에 발 들여놓는 꼴은 견디지 못한다. 늘 유리 같았던 아들 샘이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가족 개개인의 삶 전체에도 조금씩 변화가 찾아온다. 샘뿐만 아니라 모든 가족 구성원이 ‘별난’ 그들이 사는 법을 보게 된다면 ‘별나도 괜찮아!’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작은 사탄 : 엄마를 사이에 두고 아빠는 오늘도 아들과 전쟁을 치른다
표현은 서툴러도 아들을 사랑하는 아빠가 있는 반면, 아들을 죽이고 싶어 하는 아빠도 있다. 결혼식장에 토네이도를 불러일으키고,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는 의붓아들 루카스의 정체는 바로 악마. 급기야 자신을 산채로 땅에 묻어버리기까지 하는 아들에 아빠 개리는 악마 루카스를 없애기로 결심한다. 세상 누구보다 진지한 개리지만 보는 이들은 웃긴, 공포물인지 코미디인지 장르를 알 수 없는 이 영화의 반전을 확인해보자.

오자크 : 희생과 헌신, 아빠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건다
바쁜 일상과는 거리가 멀었던 자산관리자 마티는 함께 일했던 파트너가 빼돌린 마약상의 돈 때문에 졸지에 돈세탁 창구가 되어 버린다. 돈세탁을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이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그를 잡기 위해 잠입해있는 FBI 요원들 사이의 줄다리기가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자신의 목숨을 다 바쳐 가족들을 지키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은 남편’, ‘좋은 아빠’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복잡한 캐릭터 마티. 그래도 뇌섹남 아빠의 사랑 표현법이 궁금하다면 한번 보면 끊을 수 없는 이 드라마를 추천한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