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차세대 후공정 사업으로 ‘반도체 재도약’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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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반도체, 차세대 후공정 사업으로 ‘반도체 재도약’ 성공할까
  • 이선행 기자
  • 승인 2024.05.0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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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과 후공정 표준화·자동화 기술 개발 나서
일본 정부, 라피더스 후공정에 최초 예산 배정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소부장 강국’ 일본도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대응 능력 강화에 한창이다.

일본 오므론·야마하 발동기·신에쓰 폴리머 등 14개 기업은 미국의 인텔과 ‘반도체 후공정 자동화·표준화 기술연구조합(SATAS)’을 최근 설립했다. 

SATAS는 반도체 후공정 기술을 표준화하고 자동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개발비 등 투자금액은 수백억 엔(약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공정은 정교한 손기술이 필수다. 중국 등 인건비가 값싼 나라에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분야를 표준화·자동화해 자국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 처리에 특화된 AI 반도체 시장이 각광받으며 후공정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HBM의 고도화로 더욱 복잡하고 정교한 후공정 기술이 필요하다”며 “일본은 전략적 판단 하에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조사기관 가트너는 AI 반도체 시장이 2027년까지, 2022년 대비 2.7배 증가해 1194억 달러(약 16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AI 반도체의 회로를 미세화하는 전공정 기술은 한계에 부딪혔다. 두 개 이상의 반도체를 한 기판에 조합하는 후공정 기술(칩렛 기술)이 떠오른 이유다. 

일본 정부는 커지는 AI 반도체 시장 대응에 총력을 가하는 모습이다. 올해 처음으로 라피더스의 후공정 분야에 예산을 배정했다. 535억 엔(약 4700억 원) 규모다. 2나노 반도체를 활용한 칩렛과 2.5차원·3차원의 첨단 패키지 솔루션 등 기술 개발에 투입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에도 적극적이다. 2022년 대만 TSMC가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후공정용 소재 개발 공장을 건설했다. 삼성전자도 일본 요코하마시에 반도체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기지를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후공정 영역에서 필요한 재료를 만드는 기업들도 변화에 주목한다. 후지필름은 후공정에 특화된 반도체 연마제(CMP 슬러리)를 일본 내에서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RESONAC은 생성형 AI의 수요 증가에 따라 고성능 반도체용 소재 공장 증설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교수는 “국방, 우주산업, 정보기술 등에 넓게 쓰이는 반도체를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국가 경제·안보와 직결된 문제로 생각하고 바라본다. 자국 내 반도체 생산 라인 구축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이유”라며 “한국 정부는 속도가 느린 편”이라고 꼬집었다. 

이선행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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