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해양투기 금지싸고 당사자간 논란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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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해양투기 금지싸고 당사자간 논란가열
  • 박경수
  • 승인 2011.10.04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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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전면금지 ... "업계 너무 이르다" vs " 정부 불가피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육상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을 바다에 투기하도록 법적으로 허용된 나라이다.

현재 동해에 2개 수역과 서해에 1개 수역이 폐기물 배출 해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 규모는 3개 지정 수역을 합하여 약 8,400km2로 우리나라 국토 중 육지 면적의 약 8%, 여의도 면적 (2.9km2)의 2,900배에 이르는 방대한 면적이다.

       안양대 박경수 교수
주요 투기 물질은 분뇨, 축산폐수 및 오니류이며, 연간 투기량은 2005년에 약 1,000만 톤으로 최대 투기량을 보였으나 2010년에는 정부 및 민간의 노력으로 인하여 약 460만 톤으로 급감하였다.

현재의 폐기물 해양배출 방법은 위탁업체 (폐기물 발생 업체)가 배출업체 (폐기물을 배출해역으로 운반/배출하는 업체)에 위탁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모든 폐기물의 해양 배출 가능한 것은 아니다. 현재 총 16종의 배출 가능 물질이 지정되어 있으며, 모든 폐기물을 해양으로 배출할 때 위탁업체는 정부에서 승인한 검사기관으로부터 최대 27가지의 항목을 검사하여 일정 기준을 통과해야만 배출할 수 있다.

현재의 배출 기준은 화학적으로 분석된 항목으로는 제1기준 (높은 농도)과 2기준 (낮은 농도)이 있으며 이외에도 생태독성 검사를 실시하여 배출 적합성 여부를 판정하게 된다.

 배출 기준은 제1기준 초과시에는 해양배출이 불가능하며, 제2기준 농도보다 낮을 경우에는 추가적인 검사없이 해양 배출이 가능하다. 제1기준과 2기준 사이에 있는 폐기물은 정밀검사인 생태독성검사를 추가적으로 받은 후 기준에 적합하면 배출 가능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해양 배출이 불가능하다.

 생태독성시험검사는 2가지 항목으로 이루어지며, 2012년 12월까지는 두 가지 항목중 최소 1개 항목만 기준에 적합하면 배출이 가능하나 2013년 1월 1일부터는 두 가지 항목을 모두 충족하여야 폐기물을 해양으로 배출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하수오니 및 가축분뇨는 2012년 1월 1일부터, 그리고 음식물 폐수는 2013년 1월 1일부터 해양 배출이 전면 금지된다. 이와 같은 배출 기준의 강화는 폐기물 해양 배출량을 감소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내포되어 있으며, 나아가서는 해양생태계를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해양환경을 유지할려는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는 의미가 크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기존의 배출업체와 위탁업체에서 제도 강화에 따른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은 제도의 시행이 너무 이르다는 지적이다.

 정부에서는 이미 수년전부터 해양 배출 폐기물 감축 계획을 발표하였고, 이에 대한 대책을 고심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정부는 국제적으로 해양 배출 물질의 감축에 동참할 필요가 있으므로 제도 시행이 이르다는 지적은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폐기물을 해양 배출할 때 최대 27가지 항목을 분석하여 안전한 물질만 투기하므로 해양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논리이다. 심지어는 폐기물 해양 배출이 해양생태계에 시비 역할을 하여 생산성을 증대 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많은 오해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많은 일반인들은 검사 기준에 합격하면 배출 물질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정부에서 제시한 배출 허용 농도 기준은 생태계의 안전성으로 고려한 무영향농도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 이유는 배출 물질에는 검사 항목에서 제외된 다양한 오염 물질이 함유되어 있으며, 설사 개별 항목별 검사 기준을 통과하였다 할지라도 이들 물질 오염물질이 공존하면서 발생하는 독성 상승효과와 장기적인 생태 영향이 제외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주변에서 흔히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많은 물질들이 장기적으로 인체에 노출될 경우 유해한다는 증거들이 너무 많은 실정이다. 해양으로 배출된 폐기물이 빈영양 상태의 바다에 “시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 또한 매우 부정적이다.

생태계는 매우 많은 요소들이 동시에 작용하여 그 균형과 안정을 추구하는 “지능적 통합체”이다. 따라서 일시적으로 외부에서 유입된 요인에 의하여 생태계의 기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생태계는 너무나도 많은 요소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복잡한 시스템이다. 따라서 아무리 발달된 현대 과학으로 생태계의 구조 및 기능을 파악하려해도 모든 것을 파악할 수는 없으며, 이것이 과학의 한계인 것이다. 그러나 과학은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주고 있으며, 그것이 “사전예방원칙”이다.

바다는 지구 생태계의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안정화를 위한 완충제이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평생 아프지 않고 안 먹어도 배부르다고만 한다.

과연 그럴까? 그러던 어느 날 청천벽력과 같은 마지막 통보가 날아든다. “사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은 평생 무탈할 것 같은 우리 어머니의 모습으로만 보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 볼 때이다.
 

박경수/안양대학교 해양생명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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