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왕좌의 싸움’, 구현모 대표 왜 빠졌나?...‘철통보안’ 인선자문단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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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왕좌의 싸움’, 구현모 대표 왜 빠졌나?...‘철통보안’ 인선자문단에 쏠리는 눈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2.2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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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대표 돌연 사퇴에 “정부 압박 이기지 못한 것” 목소리
-후보 심사 맡은 인선자문단, 명단·인원수 일절 비공개...“청탁·로비 원천봉쇄”
-정부·여권측은 알고 있다?...‘낙하선 인사’ 없다지만, ‘보이지 않는 손’ 의혹
KT 송파빌딩 전경. [사진=KT]
KT 송파빌딩 전경. [사진=KT]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돌연 연임을 포기한 것과 관련해 정부·여권측의 압박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무성하다.

구 대표는 지배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회사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기관 등의 지적을 계기로 선출 절차를 세 차례나 거칠 만큼 KT 이사회와 구 대표 본인에 압박이 컸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렇다 보니 정부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공존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현재 철저히 베일에 감춰진 ‘인선자문단’에 온 시선이 쏠리고 있다.

2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KT의 차기 대표이사직 후보단 심사를 맡은 인선자문단의 실체를 두고, 재계 관심이 쏟아진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이번 대표이사 후보 심사 과정에서 인선자문단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경제·경영, 리더십, 미래산업, 법률 등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을 구축하고, 사내외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 면접을 진행한다.

KT는 인선자문단의 실체를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KT 내부 소식을 잘 아는 한 고위 관계자 A씨는 <녹색경제신문>에 “이사회에서 인선자문단의 명단은 물론 인원수 등까지 ‘철통보안’을 고수하고 있다”라며, “심사 이전의 청탁, 로비 등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사진=KT]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사진=KT]

다만, 내막에서는 정부측 입김이 인선자문단에 영향력을 가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A씨는 “소유분산 지배구조 기업의 ‘셀프 연임’을 막겠다는 취지에서 인선자문단과 같은 여러 제도를 도입하는 추세이지만, 철통보안이라는 것이 사실 어느 범위까지 지켜지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KT의 경우 낙하산 인사로 지목할만한 후보가 없다지만, 정부와 여권의 압박으로 구현모 대표가 사퇴한 거라면 정부측 인사가 그 자리를 꿰찰 수 있도록 푸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귀띔했다.

구현모 대표의 후보자 사퇴 발표 이후 일각에서는 차기 KT CEO 자리를 거머쥘 유력한 후보로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거론되고 있다. 윤 전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뒤 이후 노선을 갈아타 이명박 대통령 정부에서는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과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한 바 있다.

A씨는 “윤진식 전 장관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평판이 좋으며, 주요 정권 정책 결정 시 보인지 않는 손 역할을 많이 한 것으로 전해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산자부 장관 경력을 제외하고는 IT 경험이 없으며, 46년생으로 나이가 다소 많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T의 인선자문단제도는 황창규 전 CEO 임기 만료 당시 회사의 전·현직 임원들이 중심이 된 ‘K-비즈니스 연구포럼’에서 도입하자고 제시한 것으로, 연구포럼은 “KT 지배구조위원회는 200인의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을 구성해 공개 면접을 실시해야 한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달 28일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인선자문단의 세부 명단과 함께 사내외 후보자 1차 심사 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인선자문단은 심층 면접과 PPT 등 방식으로 철저한 후보 심사를 진행해 후보자를 압축한 ‘숏리스트’를 만들 예정”이라며, “이사회는 이달 28일까지 이 숏리스트와 인선자문단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이사회는 이번 사내외 대표이사 후보자군 공개에 이어, 인선자문단 명단 및 단계별 심사결과 등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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