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3개월째 반복된 기업은행장 하마평...기업은행만 피 말린다
상태바
[기자수첩] 3개월째 반복된 기업은행장 하마평...기업은행만 피 말린다
  • 이영택 기자
  • 승인 2022.12.30 2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인선 과정·후보자 명단·위임시기도 밝히지 않아
불과 4일 만에 최종 후보자 제청 후 임명
[출처=IBK기업은행]
[출처=IBK기업은행]

29일 김성태 기업은행 전무가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급부상했으며, 30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청 절차를 거쳤다. 기업은행장의 경우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다가올 1월2일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연히도 이날은 윤종원 현 기업은행장 임기가 끝나는 날이다.

3개월째 반복되던 기업은행장 하마평은 불과 4일 만에 끝났다. 그것도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임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맞춰 가까스로 결정됐다. 3개월 내내 인선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후보자가 누가 있는지도, 위임시기가 언제인지도 알려주지 않은채 하마평만 무성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정은보 전 금감원장이 가장 유력한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로 봤으며, 동시에 이를 관치금융과 모피아 인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은 한결같이 모른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업은행은 오매불망 정부의 발표만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하마평에 대해서도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기업은행 내 임추위가 존재하지 않은 대신 금융위원회가 기업은행장 인선 과정의 모든 것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즉, 차기 기업은행장 인선 과정을 정부가 아닌 언론을 통해 전해 듣고 있다는 것이다.

출처:금융위원회 제공
[출처=금융위원회]

기업은행이 시중은행 업무를 맡고 있지만 동시에 국책기업이다. 정부의 입김이 들어갈 수밖에 없으며, 수장 위임 권한 또한 정부에게 있다.

허나 아무리 국책기업이라 해도 최종 후보 임명 전까지 정부가 아무런 소식도 알리지 않는 건 비판의 여지가 있다. 시중은행의 경우 최종 후보 내정 전에 미리 후보자 명단을 발표하며, 인선 과정과 위임시기도 미리 알리고 있다. 정부처럼 불과 3일 전에 최종 후보자를 제청하고 당일에 임명하지 않는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기업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차기 기업은행장을 내정하지 않아 대표이사가 잠시 행장 업무를 대행한 적도 있다.

게다가 현재는 기업은행 자회사 대표이사의 후임자가 반년 넘게 정해지지 못한 상황이다. 국책기업 구조상 행장 거취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회사 대표인사를 먼저 선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행히 내부 출신의 김성태 전무가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제청되면서 자회사 대표이사 인선 과정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전무는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지금까지 미래기획실장, 소비자보호그룹장, 경영전략그룹장 등을 역임하는 등, 내부 사정에 능통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3년 만에 내부 출신을 기업은행장으로 내정하면서 관치금융 비판을 피하고자 했지만, 3개월 동안 하마평만 무성히 남기고 불과 4일 만에 인선 과정을 마무리 지었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투명하게 모든 걸 밝히겠다던 정부의 뜻은 어디로 도망간 걸까? 향후 3년 뒤에도 기업은행은 반복되는 하마평으로 인해 계속 피 말릴 예정이다.

이영택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