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 등 세 아들과 함께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삼성가(家)와 한화가(家)의 대를 이은 인연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승연 회장은 고인과 생전에 중요 경영 사안을 논의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였고, 김동관 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경영 조언을 구하는 관계로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의 2주기 추모식이 25일 경기도 수원시 이목동 선영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인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 유족과 전·현직 사장단 300여 명이 순차적으로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이날 추모식에는 김승연 회장과 그의 세 아들인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가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삼성그룹과 한화그룹 2세 경영인이었던 이건희 회장과 김승연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이건희 회장(1942년생)이 김승연 회장(1952년생) 보다 10살 많았지만, 골프나 부부동반 모임, 송년회 등을 가질 정도로 돈독한 사이였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2002년 이건희 회장을 찾아가 당시 적자였던 대한생명 인수, 레저·석유화학 분야에서 중국 시장 진출 등에 대해 조언을 구한 일화는 유명하다. 김승연 회장은 삼성생명 경영 경험이 있는 이건희 회장에게 생명보험사 운영 노하우 등을 배운 것이다. 김승연 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조언에 따라 대한생명을 인수해 현재 한화생명이 업계 2위로 성장시키는 성공을 거뒀다.

또한 김승연 회장은 평소에도 이건희 회장을 존경한다는 뜻을 자주 밝혀왔다. 김승연 회장이 세 아들과 함께 추모식 참석한 것은 두 가문이 막역한 사이라는 것은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승인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이건희 회장 별세 당시 빈소를 찾아 “(이 회장을) 친형님 같이 모셨다”며 “가장 슬픈 날”이라고 애도했다.

두 가문의 돈독한 관계, 2015년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2조원대 빅딜’ 성사에 결정적 역할

이재용 부회장도 김승연 회장에게 경영 조언을 청취하는 등 두 가문은 대를 이어 인연을 이어갔다. 김동관 부회장도 이재용 부회장에게 중요 사안에 대해 자주 조언을 구하는 관계라고 한다. 이재용 부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은 하버드대 동문이기도 하다.

두 가문의 돈독한 관계는 지난 2015년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2조원대 빅딜’ 성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시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 등 방산·화학 부문 4개사를 인수했다. 이는 한화그룹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한 방위산업(방산)과 우주산업에서 리딩 기업으로 급부상한 계기가 됐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이 이날 ‘뉴 삼성’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됐지만 별도의 메시지를 발표는 없었다. 1주기 추도식에서는 흉상 제막식에서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