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대통령의 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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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대통령의 복심
  • 오풍연 논설위원
  • 승인 2022.09.0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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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게도 복심이 있어야 한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나는 복심을 나쁜 의미로 보지 않는다. 정치는 대통령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윤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군가의 정무적 도움이 필요하다. 그동안 장제원 의원이 주로 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장 의원도 이제 후선으로 물러나겠다고 했다. 액면 그대로 해석할 경우 윤 대통령으로선 오른팔을 잃은 셈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장 의원을 계속 신임할 지도 모른다. 그것은 둘만의 관계라 제3자가 알기는 쉽지 않다. 윤핵관에 이어 검핵관 얘기도 나온다. 검찰 출신들이 윤핵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이 또한 바른 방식은 아니다. 나도 검찰을 친정처럼 여기지만 검찰이 권력까지 장악하면 안 된다. 검찰은 공권력의 상징으로 머물러 있는 게 옳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을 믿고 위세를 부린다면 불행을 자초할 수도 있다. 정치는 정치인 출신이 하는 게 맞다. 윤 대통령에게 믿을 맨이 안 보인다. 김대중 정부 때 박지원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정권의 성패와도 관련이 있는 까닭이다.

윤석열 정부 최고의 실세로 통했던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의 동반위기는 분명해 보인다. 윤 대통령이 두 사람에게 “싸우는 모습을 자제하고 협조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윤 대통령 역시 여권의 위기를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두 사람이 윤석열 정권의 공신이라는 데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취임한 지 몇 달도 지나지 않아 위기에 빠진 것은 아이러니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여의도의 ‘최고 실세’로 통하던 장 의원은 지난달 31일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며 전격적으로 2선 후퇴를 선언했다. 권 원내대표는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의총에서 재신임을 받았지만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전까지’라는 시한부 결정이었다. 사실상 ‘예고 사퇴’인 셈이다.

정치권에선 이러한 상황을 “윤핵관의 퇴조, 신주류의 부상”으로 해석했다. 대선 캠프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거치며 명실상부 ‘윤의 투톱’으로 자리매김했던 두 사람이 동반 위기를 맞은 대신 김대기 비서실장을 비롯한 용산 대통령실 고위 참모진이 ‘용핵관’으로, 윤 대통령의 검찰 출신 측근들이 ‘검핵관’으로 급부상했다는 의미다.

대통령의 복심이 되려면 절대적 신임도 필요하지만 정무적 감각을 갖추어야 한다. 박지원이 김대중 정부 5년 내내 실세로 통할 수 있었던 것도 둘을 겸비했던 까닭이다. 대통령을 가장 자주 만날 수 있는 사람에게 힘이 쏠리기 마련이다. 김대기 비서실장이 새삼 주목받는 것과 무관치 않다. 윤 대통령이 따로 생각하는 복심은 누구일까.

오풍연 논설위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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