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LG가 'AI 윤리원칙'을 발표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 확산에 나섰다.

'LG AI 윤리원칙'은 AI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LG 구성원 모두가 지켜야 할 올바른 행동과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된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AI에 진심인 것 같다"며 "구광모 대표는 계열사가 아닌 지주사 (주)LG 차원에서 2020년 AI연구원을 창립했는데 이는 직접 AI를 챙기겠다는 의지"라고 전했다.

LG그룹의 AI 연구 허브인 'LG AI연구원'은  신뢰할 수 있는 AI 개발을 위한 '5대 핵심 가치'를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LG의 'AI 윤리원칙' 5대 핵심 가치▲인간존중 ▲공정성 ▲안전성 ▲책임성 ▲투명성이다. 이는 LG의 경영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에 기반한 것.

구체적으로 5대 핵심 가치를 살펴보면 ▲AI가 인간의 자율성·존엄성과 같은 권리를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인간 존중’ ▲AI가 성별이나 나이·장애 등 인간의 개인 특성에 기초한 부당한 차별을 하지 않고 공정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공정성’ ▲AI를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의 안전과 관련된 부분은 글로벌 수준의 검증 시스템을 항시 가동한다는 ‘안정성’ ▲AI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LG 구성원들이 주인 의식을 가지고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하는 ‘책임성’ ▲AI가 내놓은 결과를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소통한다는 ‘투명성’ 등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인간이 AI를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것으로 본다"며 "LG는 AI 윤리원칙 수립을 통해 인간과 AI의 공존에 관한 연구를 지속하며 진정한 고객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AI 윤리원칙'이 연구의 자율성을 해치는 규제나 규율의 수단이 아닌 '기술을 넘어 고객의 삶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윤리적인 AI 개발에 활용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AI 윤리원칙'의 중요성을 알리고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실행하는 'AI 윤리 점검 TF'를 신설했다.

'AI 윤리 점검 TF'는 LG의 모든 구성원들이 AI 기술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도록 'AI 윤리원칙' 교육을 진행한다.

'AI 윤리 점검 TF'는 AI 연구 및 개발 단계에서 발생 가능한 윤리 문제를 사전에 검증하는 역할도 맡는다.

LG그룹 내 주요 AI 윤리 이슈들을 논의하는 협의체인 'AI 윤리 워킹 그룹'도 연말에 신설할 예정이다.

'AI 윤리 워킹 그룹'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헬로비전, LG CNS 등 10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LG AI연구원은 윤리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AI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위해 다양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고객 상담 챗봇 등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AI 서비스의 최종 고객들이 혐오 및 차별 표현을 경험하지 않도록 '혐오 표현 감지'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혐오 표현 감지'는 단어 뿐 아니라 문장의 맥락까지 분석해 공격적이거나 편향된 정보를 걸러 내는 기술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악성 댓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또 다른 사례로는 '설명 가능한 AI(Explainable AI, XAI)'가 있다

'설명 가능한 AI'는 AI가 내놓은 결과값이 어떤 부분에 근거해서 도출이 되었는지 오류 발생 원인은 무엇인지 인간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기술이다.

LG AI연구원은 신뢰성과 투명성, 책임성을 모두 갖춘 윤리적인 AI를 개발하기 위해 '설명 가능한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LG전자-LG생활건강과는 수요 예측 모델을 ▲LG화학과는 개인 맞춤형 면역 항암 치료제 예측 모델을 개발하는 데 이를 적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LG AI연구원은 서울대 AI대학원, 미국 미시간대 등과 공동으로 AI 윤리 관련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LG는 지난 6월 연간 4000명 이상의 청년 AI 전문가 육성 교육프로그램 'LG 에이머스'를 공개했다.

한편, LG는 AI분야 연구개발에 5년간 총 3조 6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LG그룹은 지난해 그룹 차원에서 ESG 경영 인프라 구축에 주력한 데 이어 올해는 ESG와 관련된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적극적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ESG 경영 체계 구축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지속가능한 LG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