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속에서 단단해진 중국 게임...'차이나 드림' 유통기한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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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속에서 단단해진 중국 게임...'차이나 드림' 유통기한 지났다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2.05.09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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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서 흥행 부진
기술 초격차 이뤄내야...P2E·글로벌 원빌드 관건
중국에서 오픈베타를 앞둔 검은사막 모바일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버전 이미지.

우리나라 게임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과거 진출을 이루기만 하면 흥행이 보장됐던 중국 게임시장에서 우리나라 게임이 고전한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부터다. 업계에서는 더이상 우리나라 게임기업들이 '차이나 드림'에 기대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최근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은 중국 시장 진출에 성공했지만 흥행 참패를 맛보고 있다. 출시 초기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는 매출 순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검은사막'의 부진을 놓고 업계에서는 뜻밖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에는 우리나라 게임과 중국 게임 사이의 기술력 차이가 커 중국 시장 진출 자체가 흥행로 직결됐기 때문이다. 실제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넥슨 '던전앤파이터'는 중국 시장에서 크게 흥행하며 회사의 성장을 견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사드 배치에 분노한 중국 정부가 한한령을 내리면서 지난 2016년부터 우리나라 게임들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후 우리나라 게임의 중국 출시 빈도수는 1년에 한 건 이하에 머물렀으며, 이에 따라 중국 시장에서 우리나라 게임기업들이 거둬들인 수익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그동안 중국 게임기업들의 기술력은 크게 높아졌다. 텐센트 '왕자영요' 등 현지 기업들의 게임이 시장을 먹어삼키기 시작했고, 우리나라 게임들의 입지는 차츰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일부 중국 게임기업에서 AAA급 콘솔 게임의 플레이영상을 공개하며 글로벌 게임업계를 놀래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게임업계에서는 한한령이 해제된다면 다시 중국 매출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 존재했다. 실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국내에서 출시되자 다수 중국 유저들이 IP 우회를 통해 접속하는 등 중국 내 우리나라 게임의 수요가 여전하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이 흥행에 실패하며 '한국산'이라는 타이틀만으로는 이제 중국 시장에서 성공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우리나라 시장에서도 크게 비판을 받고 있는 양산형 모바일 MMORPG의 경우에는 중국 시장에서 출시에 성공하더라도 우리나라 게임의 이미지만 깎아 먹을 뿐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 게임들이 다시 중국 시장에서 위세를 떨치기 위해서는 기술력 부문에서 '초격차'를 이뤄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중국 시장에서는 생소한 글로벌 원빌드, P2E 등 신기술을 접목시킨 게임을 중국 시장에 내놓는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아직 중국 정부가 게임 산업에 대해 규제의 끈을 놓지 않고 있고 상하이 봉쇄 등 내부적 리스크가 산재한다는 점은 우리나라 게임의 중국 진출 가능성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수의 우리나라 기업들은 동남아, 중동 등 신시장을 개척해내기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중국에서 거둬들이던 매출과 비교해 성과가 미미해 결국엔 중국 시장 매출을 회복해내는 것이 관건이라는 의견이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국산 게임의 수준이 낮아 우리나라 게임이 손쉽게 시장을 장악하는 일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둘 사이의 기술력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한한령 해제와 함께 우리나라 게임이 중국 시장에서 흥행을 거두기 위해서는 중국 게임과의 차별점을 다수 마련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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