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공부문 PC 해외브랜드 금지 … HP·MS 퇴출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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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공부문 PC 해외브랜드 금지 … HP·MS 퇴출되나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5.06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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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관 및 공기업에 해외 제조업체가 생산한 PC 사용 금지
“향후 2년 내 자국 브랜드로 교체 명령”
민감한 기관에 해외 기술 제거하려는 노력 일환
AMD, 인텔 칩은 계속 사용 … “MS 윈도우 대체할 것”
중국 PC 제조업체 레노버 [사진 제공=레노버 공식 홈페이지]
중국 PC 제조업체 레노버 [사진 제공=레노버 공식 홈페이지]

중국 정부가 중앙 정부 기관과 정부 지원을 받는 기업체에 향후 2년 이내에 해외 브랜드 제조사의 컴퓨터를 자국 브랜드 모델로 교체할 것을 명령했다. 단순한 국산품 애용 차원이 아니라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공공기관에서 해외 기술을 제거해 보안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블룸버그(Bloomberg)의 취재에 응한 익명의 관계자들에 의하면, 해당 기관 직원들은 일주일에 달했던 5월 연휴 동안 해외 브랜드 PC를 중국 브랜드 모델로 교체하고, 중국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작동시키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 정부 고위 당국에서 내려진 것으로 전해진 이번 지시로 중앙 정부 차원에서만 최소 5000만 대의 PC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이러한 결정은 반도체부터 통신 장비와 휴대전화에 이르는 모든 기술을 자국 브랜드로 대체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10년 이상 지속해온 노력의 연장선에 있다. 이는 당장 중국 내 최대 PC 브랜드인 HP와 델의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소식이 알려진 후 중국 브랜드 중 1위 제조사인 레노버와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킹소프트는 홍콩 주식시장에서 각각 5%와 3.3% 상승했다. 중국 국내에서는 중국 서버 제조업체인 인스퍼 정보산업과 다우닝 정보산업이 각각 6%와 4% 올라 중국 업체들의 호재를 증명했다.

중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수출이나 국내 브랜드 지원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 정보 보안에 대한 중국 고위 당국의 지속적인 우려가 본질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레노버와 화웨이, 킹소프트와 스탠다드 소프트웨어 등의 중국 IT기업들은 마이크로소프트나 어도비와 같은 서구 기업들에 대한 대항마로 성장세를 거듭해온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HP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IT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업체들과 결합한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또한 중국에서 개발된 소프트웨어나 반도체 회로는 기술력과 정확성이 떨어져 전면적인 대체가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스퍼나 레노버와 같은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면서 이러한 상황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시는 우선 PC 브랜드에만 한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인텔이나 AMD가 생산한 프로세서 등 부품은 대체하기가 어려워 제외됐다는 것이다.

중국은 장기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를 대체할 리눅스 기반의 운영체제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소식통은 상하이의 스탠다드 소프트웨어가 개발한 운영체제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알렸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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