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사이버전쟁' 확전, 안철수의 '맥아피 1000만불 인수 제안 거절' 재조명...당시 참석자 증언은?
상태바
세계 '사이버전쟁' 확전, 안철수의 '맥아피 1000만불 인수 제안 거절' 재조명...당시 참석자 증언은?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2.03.29 0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 사이버 테러 등 확산 속 정부 사이버 위기 경보 상향
- 맥아피 회장, 1997년 안철수 사장 초청해 V3 매각 제안에 곧장 '노(No)'
- 당시 안랩 기획팀장 및 주주사 삼성SDS 직원, 맥아피 제안 현장 동석해 목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적으로 사이버 전쟁도 확전 양상인 가운데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과거 '맥아피, V3 인수 제안 거절'이 재조명되고 있다. 

한 군사전문가는 "요즘 전쟁은 첨단 무기에 의한 전쟁 이외에도 세계 곳곳에서 국경을 초월해 사이버 전쟁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라며 "국방부와 국가정보원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의 사이버 테러 등에 대비해 사이버 경계 태세를 상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29일 정재계 관계자는 "국가 안보에 사이버 전쟁 위협이 고조되면면서 세계적 기술을 갖춘 정보보안기업 안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면서 "안철수 위원장이 안랩 CEO 시절인 1997년 맥아피가 '1000만불에 'V3'를 팔라'는 인수 제안을 거절한 것은 지금에 보면 사이버 안보에 소중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새 정부는 "국가 차원의 일원화된 사이버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통합 사이버대응체계 구축하겠다"면서 ▲국가 주도의 실전형 사이버보안 대응훈련 체계 구축 ▲가상 공간의 '사이버 보안 훈련장' 확충 ▲화이트 해커 10만명 양성 등을 공약하고 '국가보안청' 등 사이버보안 전담 기구 설립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보안전문가 안철수 위원장에 관심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글로벌 최대 보안기업 맥아피의 안랩 인수 관련 시도는 안철수 CEO와 빌 라슨 맥아피 회장의 만남 당시 현장에 배석했던 박준식 씨(당시 안랩 기획팀장)와 삼성SDS(당시 주주사) 직원의 증언에서도 그대로 나타나 있다.

지난 2003년 1.25 인터넷 대란 당시 안철수 대표가 대응책을 설명하는 장면

박준식 씨는 "빌 라슨 회장이 1997년 6월 당시 안철수 사장을 미국 본사로 초대했는데 그 자리에서 빌 라슨 회장이 단도직입적으로 1000만불에 V3를 인수하겠다 하자 안철수 사장은 곧장 '노(No)'라고 거절했다"며 "안랩 초기에 회사가 어려움이 컸지만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충분히 희망이 있고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안철수 사장과 함께 벅찬 희열과 자랑스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맥아피의 1000만 달러 인수 제안는 안랩 매출이 몇 억원에 불과한 시절이라는 점에서 놀라운 금액이었다. 빌 라슨 회장은 V3 매각 후 요트 타면서 호화롭게 살 수 있다고 회유도 했었다. 이후 안철수 사장은 굳이 맥아피 만남을 알리지 않았지만 6개월 후 동행했던 삼성SDS 직원이 한 언론인에게 여담삼아 이야기한 것이 기사화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일각에서 맥아피 인수 제안 거절이 거짓이라는 주장은 정치적 마타도어에 불과한 셈이다. 

안철수 위원장은 나중에 “회사를 매각한다면 그 후 직원들이 해고되어 실업자가 된다는 사실을 직시했다"며 "한국의 백신이 맥아피 같은 해외 업체에 의해 장악당하는 그런 결과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절했다. V3를 외국에 넘겨버리면 (국내) 사용자들이 불편하다"고 밝혔다. 직원들의 고용 안정은 물론 국내 사용자 안전과 사이버 안보를 고려해 맥아피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는 취지다.

한 V3 사용자 김모씨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현실전 뿐 아니라 사이버전까지 치열하다"며 "컴퓨터 백신 업체를 자국에 둔 나라가 몇 안된다고 하는데 안철수가 안랩을 미국회사에 팔았으면 우리나라도 사이버보안에 무방비 상태거나 미국에 의존해서 막대한 금액을 지불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나 1995년 안랩 창업 초기 V3 백신

안철수 위원장은 의대생 시절인 19988년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워 국내 최초 컴퓨터 백신 'V3'를 개발한 이후 1995년 안랩(당시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을 창업했다. 안랩은 이후 승승장구하면서 2021년 기준 매출액이 2072억원, 직원수 1200여명에 달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2003년 1.25 인터넷 대란, 2009년 북한 디도스 공격 등 국가적 사이버 재난에서 안랩은 큰 역할을 했다.

한편, 실제로 안랩에 따르면 북한 해커 조직 ‘김수키(Kimsuky)’는 코인 관련 내용의 워드 문서로 피싱 공격을 수행한 사이버 테러 정황이 지난 21일 포착됐다. 이어 북한은 지난 24일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며 4년만에 도발을 재개했다. 

공교롭게도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발생한 날은 국방부와 국정원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사이버전 확대, 대선 이후 신(新)정부의 정책 자료를 입수하기 위한 해킹 시도 가능성 등 위협 상황을 반영해 공공·민간 분야 사이버 위기 경보 단계를 일제히 올린 당일이다.

북한은 그간 핵실험, 로켓 발사 등 무력 도발 이후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지난 2013년 2월 3차 핵실험 감행 후 한달 만에 방송사와 은행을 대상으로 한 ‘3·20 사이버 테러’가 일어났으며, 2016년 4차 핵실험 직후에도 청와대를 사칭한 공공기관을 노린 악성 메일이 대량 유포됐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