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인기 상품인 빌트인 듀얼 정수기에서 크롬과 철의 함유량의 먹는 물 수질기준을 초과 검출돼 녹물이 나오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업계는  2019년 'LG 퓨리케어 정수기 스티로폼 곰팡이 사건'처럼 또 다시 정수기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LG전자는 빌트인 듀얼 정수기 중 온수 기능이 있는 1개 모델(모델명: WU900AS) 가운데 2021년 10월 1일부터 올해 2월 28일까지 생산해서 판매·설치된 제품을 대상으로 자발적 교체를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LG전자의 해당 제품 1만300대 중 현재 33대에서 온수 급수 밸브의 부식으로 온수가 나오지 않거나 탁한 온수가 나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  

한국소비자원(원장 장덕진)도 LG전자에서 제출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제품 생산과정에서 염소성분이 함유된 검사수(차아염소산수)가 과량 투입됐고, 이로 인해  일부 제품에서 부식 발생 등 혼탁한 물(예: 녹물)이 출수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같은 날 밝혔다.

소비자원은 LG전자와 제품에 대한 조치방안을 협의했고, '퓨리케어 듀얼 정수기 언더싱크' 제품에 대해 소비자의 안전을 고려해 사용을 즉시 중지토록 하는 '소비자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LG전자 관계자는 8일 <녹색경제신문>에 "한 소비자로부터 혼탁한 온수가 나온다는 민원을 받고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해당 모델중 극히 일부인 33대에 문제가 있는 것을 파악해 선제적으로 자발적 교체를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크롬과 철 등 2개 성분 함유량과 탁도가 먹는 물 수질기준을 초과하지만, 서경대학교 위해성평가연구소에 탁수 위해성 분석을 의뢰한 결과에 따르면 음용에 따른 건강 영향 발현 확률은 매우 낮다는 평가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우선적으로 해당 제품 사용 고객에게 문자메시지와 전화를 통해 사용 중지를 권고하고, 빠른 시일 내에 싱크대 하단 정수기 본체 또는 부품을 교체할 계획이다. 

렌탈 고객에게는 사용한 기간 렌탈료를 환불하고, 고객이 원할 경우 위약금 없는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 구입 고객에게도 사용한 기간 렌탈료에 상응하는 금액을 지급하고, 원할 경우 환불 가능하다는 점을 알릴 계획이다. 교체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생수 구입비용을 지급하기로 했다.

LG전자가 이렇게 발 빠른 대응을 통해 사태 해결에 노력하고 있지만, 정수기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 정수기 업계 관계자는 "이번 LG전자 정수기에서 중금속이 검출된 사태는 심각한 기업 이미지 타격 및 사업 악화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정수기 업계 2위 싸움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LG전자로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우려를 표명했다. 

정수기 업계에서는 지난 2019년 LG전자 퓨리케어 직수 정수기에서 시작된 스티로폼 곰팡이 사건이 업계 전체로 번졌던 사례처럼, 다시 한번 정수기 전체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에 금이 가는 일이 발생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